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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계단 깔리는 광교산

안병현<논설실장>

582m 정상에 올라서면 광교산 시루봉 정상에 다다른다.

이곳에는 시루봉이라고 새겨진 비석이 설치되어 있다. 이 비루봉 정상에 올라서는 수원시민들은 당연히 수원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루봉 정상은 용인시 땅이다. 땅의 경계를 논하자는 것이 아니라 수원시민과 용인시민이 즐겨 찾는 광교산이 계단으로 뒤덮히고 있다.

산이 좋아 산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은 경사가 심하고 험한 지형이라도 한걸음 한걸음 옮기는 맛으로 산을 찾고 희열을 느끼게 마련이다. 계단은 무릎에 심한 충격을 전해준다. 산에 와서도 계단을 걸어야 하는 도시민들의 짜증이 심해지고 있다.

광교 버스 종점에서 출발하는 토끼재 코스는 광교산의 설악산이라고 할 정도로 바위가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있고 경사도 심해 험한 지형을 즐기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던 코스였다. 그러나 이 토끼재 코스에는 현재 나무 계단이 뒤덮여 있다. 수원시가 산악사고를 예방한다며 광교산을 즐겨 찾는 시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계단설치를 강행한 것이다. 이 공사는 2004년에 실시되었다. 형제봉에서 수지 성복동으로 하산하는 코스에도 대형 나무계단이 흉물스럽게 자리하고 있다.

경기대학교에서 출발하는 형제봉 코스는 수원시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중 하나다. 형제봉 바로 아래 경사가 심한 일명 깔딱고개는 형제봉 코스의 백미다. 수원시는 이곳에 철제 계단 설치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등산객들이 광교산이 훼손된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수원시는 막무가내다. 계단을 설치하기 위해 2m 정도의 철제 빔이 30㎝ 깊이의 구덩이에 묻히고 있다. 시멘트가 뭉턱뭉턱 묻어난다.

용인시 수지구는 광교산의 등산로 관리를 시민운동으로 펼치는 ‘광교산 1사1단체 1등산로 가꾸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광교산 등산로의 생태를 복원하고 자연친화적인 등산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올해 특수시책으로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광교산으로 야금야금 파고 들어오는 건축허가를 내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산은 자연 그대로 놔두는 것이 최고다. 산에 와서도 계단을 밟아야 하는 수원시민과 용인시민들이 안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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