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장준석의 작가탐방<50>-차대영의 예술세계

그의 그림에는 하얀 기운이 구름을 타고 서리듯이 빼어난 꽃향기가 머물러 있다.

은은한 은회색 빛은 선경(仙境)에 잠들어 있는 아기처럼 보드랍고 포근하다.

전아(典雅)한 향기가 은설(銀雪)의 들녘에 내려앉듯 머물러 하나의 꽃을 이룬 것처럼 말이다.

그의 그림 속에는 신선들의 무릉도원이 펼쳐있거나 흐르는 감로주처럼 오묘한 맛이 감칠맛 나게 서려있다.

얼마 전 필자는 어느 미술 전문지에서 ‘한국화의 위기’라는 주제의 좌담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이와 같은 주제는 한국화의 범주나 명칭뿐만 아니라 한국화의 현 상황에서 풀어야 할 난제들이 많음을 시사한다. 한국화는 우리 미술의 얼굴이기 때문에 한국의 정서를 나타내는 데는 서양의 재료를 사용하여 그린 것보다 더 적합하다. 한국화는 앞으로 우리가 세계미술 속에서 나아가야 할 기본적인 방향을 담고 있는 중요한 장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화를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는 방관자의 입장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무심한 것 같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한국 화가들은 한국화의 장르를 넓히는 데 꾸준히 노력해 왔다. 그 대표적인 사람으로 차대영을 꼽을 수 있다. 차대영은 한국화를 보다 현대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해 온 화가로, 그의 예술 작품은 한국성을 담은 회화로서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차대영은 한국 미술협회 이사장에 출마한 적이 있는데, 그 때문인지 그에 대한 견해는 다양하며 민감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예술가는 작품으로 이야기돼야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필자는 한국화의 현대적 모색에 많은 노력을 해 온 그의 작가적인 정열과 작품의 독창성을 이야기하고 싶다. 차대영의 작품 세계를 통하여 현대 한국화가 나아가야 할 여러 방향 가운데 하나를 가늠해 볼 수 있으며, 그 나름의 독특한 예술적 시각과 회화적인 작품성을 엿볼 수 있다.

강북의 한 공장 지대를 개조한 차대영의 작업실은 다른 작가들의 작업실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이는 널찍한 공장을 활용하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가 즐겨 그리는 꽃 그림에서 독특함이 풍겨지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는 여러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꽃이라는 주제를 독특한 회화적 시각에서 바라보면서 한국의 현대적 정서를 잘 담아내어 한국화라는 이미지를 개성적으로 표현한다. 이런 면에서 그의 그림은 오늘을 사는 한국인들의 현대적 정서를 잘 담아내어 자유스럽고 창의력 있는 우리 시대의 한국화를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화면에 가득 찬 꽃들은 과거 동양의 화가들이 그렸던 꽃과는 그 이미지가 다르다고 생각되는데, 그것은 아마도 독특한 예술성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로부터 동양의 많은 화가들은 인물이나 산수 그림을 통하여 정신세계나 혹은 자연의 진리를 화폭에 담고자 하였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꽃이나 과일 혹은 동물 그림 등은 소홀히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차대영의 꽃 그림은 과거 산수화나 인물화가 지녔던 예술 정신과도 같은 심도와 깊이감을 지닌다. 그는 과거 대가들이 산수나 인물을 통해서 자연의 순리를 마음으로 담아내었듯이 자연의 본질을 꽃이라는 하나의 공통된 소재를 통해 담아낸다. 그러기에 꽃을 소재로 한 여느 그림보다도 더 독특하며 예술적으로 신선한 이미지를 지닌다.

감상자들은 꽃이라는 아름다운 소재를 통해서 마치 이 세상이 처음 시작되는 것처럼 때 묻지 않은 순수 그 자체로서의 자연을 만날 수 있다. 그의 그림에는 하얀 기운이 구름을 타고 서리듯이 빼어난 꽃향기가 머물러 있다. 은은한 은회색 빛은 선경(仙境)에 잠들어 있는 아기처럼 보드랍고 포근하다. 전아(典雅)한 향기가 은설(銀雪)의 들녘에 내려앉듯 머물러 하나의 꽃을 이룬 것처럼 말이다. 그의 그림 속에는 신선들의 무릉도원이 펼쳐있거나 흐르는 감로주처럼 오묘한 맛이 감칠맛 나게 서려있다.

 

 

 


차대영의 꽃그림은 은근한 은회색, 설회색 빛 톤으로 담담히 형상화되어 자연의 색을 조응하고 감응하는 구도자와 같은 기운이 흐른다. 차대영이 “나는 색을 버리고 다시 색을 얻었다.”라고 한 것처럼 말이다. 그가 얻은 또 다른 색은 자연의 색이자 마음의 색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세상에 찌든 온갖 것들을 그림을 통해 하나씩 하나씩 훌훌 털어내는 수기(修己)를 통하여 신선들의 빛과 기운으로 이루어진 자연의 색에 도달하였는지도 모른다. 공자(孔子)가 그림을 ‘회사후소’(繪事後素)라고 한 것처럼, 차대영의 꽃 그림에는 마음에서부터 영롱하게 빛나는 밝음(素輝)이 은은하고도 은근하게 흐른다.

그의 꽃그림은 각박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 무릉도원을 거니는 것과도 같은 신비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의 그림에는 잃어버린 마음의 고향이나 그리운 어머니의 따스한 품속과도 같은 푸근함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기에 차대영의 꽃그림은 가장 한국적인 현대 그림 가운데 하나라고도 할 수 있다.

 

그가 지금까지 추구해온 예술의 세계는 다름 아닌 생명과도 같은 자연의 세계였기에 색을 함부로 칠하거나 지우지 않았다. 모든 것은 번뇌의 경계를 떠난 무위 적정(無爲寂靜)과도 같은 혜안으로, 마치 고깔을 쓴 여승이 조심스레 살포시 들어 올린 한쪽 발끝처럼 고요함이 흐르는 정적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마치 한복 입은 여인네가 호롱불 앞에서 올올이 바느질을 하듯, 섬세한 붓질에서 선과 면과 색은 하나가 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며, 담아한 꽃들은 송이마다 오롯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 글 = 장준석(미술평론가)

 

차대영 (CHA  DAE  YOUNG 1957~)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동대학원졸
개인전 46회 (한국,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등)
단체전 550여회
1990. 젊은 모색전 (국립현대 미술관 ,과천)
1991. 서울 현대 한국화전 (서울 시립미술관, 서울)
1992. 한.중 현대 수묵화전 (대중성립 미술관, Taiwan)
1993. 동아갤러리 개관기념전 (동아갤러리, 서울)
1994. 현대 한국화 9인 초대전 (현대 아트갤러리, 서울)
1995 동아시아의 현대 미술전 (후나바시 시립미술관, 일본)
1996. 한국의 이미지전 (Aotea Center, Newzealand)
1997. MAC 2000 (Effel-Brany, 프랑스)
1998. 국제 채묵화 연맹전 (대중문화중심, Taiwan)
1999. NICAF 국제아트페어 (동경 국제포름, 일본)
2000. 한.불가리아 수교10주년 현대미술전
       (소피아 시립 미술관 ,불가리아)
2001. KCAF 한국현대미술제 (예술의전당, 서울)
2002. EXPO 파리서울전 (파리, 프랑스)
2003. CICACO 아트페어 (시카고, 미국)
2004. MANIF 서울국제 아트페어 (예술의 전당, 서울)
       서울현대 미술 로마전
       (Center of the Association of Architects, 로마)
2005. OSAKA 아트페어 (ATC 미술관, 오사카)
       서울미술대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6. 한국미술을 움직이는 힘 - 한국미술 120인 마음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
       2006아트대전(대전시립미술관, 대전)
       월드아트페스티벌(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
2007. NAAF전(서일본종합전시장 신관 , 일본)
       한·중 현대미술초대전(시립미술관, 서울)
       중·한유화요청전(닝보미술관, 중국)
2008. 국민일보 현대미술 초대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
       광화문 국제 아트 페스티발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
수상
제10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
제8회  한국미술 작가상
제5회  MANIF 서울 국제아트페어 대상
제1회  OSAKA 아트페어 우수작가상

 

현재
서울 미술협회 부회장, 한국미술국제교류협회 이사장,
수원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