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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이제는 희망을 이야기 하자

성난시민과 정부의 간극 심화
일방적 주장보단 해결 힘 모아야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이 말은 우리나라 대안교육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간디학교 교가의 일부이다. 이 노래는 그들만의 노래가 아니라 이미 이 땅에서 새로운 교육적 상상력을 실험하고자 하는 수많은 학생들과 교사들의 유행가처럼 되어버렸다. 배우는 자나, 가르치는 자나 함께 손잡고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노래하듯이, 촛불 시위 현장에 있는 수많은 시민들과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꿈꾸지 않으면 우리나라에는 희망이 없다고 노래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우리 사회에는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는 성난 시민들의 요구와 사태 해결에 뾰족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와 청와대 입장과의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촛불시위는 갈 데까지 다 갔다. 보수세력들에게 정권을 빼앗긴 좌파 세력들은 정권을 내준 것에 대해 울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니나 다를까 집권 보수 세력들이 치명적인 악수를 두고 있으니 이것보다 더 좋은 찬스가 어디 있으랴. 내친 김에 정권타도로 몰고 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경제를 살리라고 뽑아준 대통령이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해 신뢰와 희망을 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국민들의 정서를 헤아리지 못하고 눈살 찌푸리는 일이나 하고, 또 가뜩이나 먹고 살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들의 건강권을 해칠 수 있는 문제를 졸속으로 결정하고 말았으니 시민들이 분기탱천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미국산 쇠고기 사태와 관련된 수많은 정보들과 대안들이 난무하고 있는데, 필자는 솔직히 이들 정보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그러니 마음 한편에서는 시위를 할 수밖에 없는 시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이와 같은 사태가 닥칠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면서도 그런 결정을 할 수 밖에 없는 정부의 입장을 헤아린다. 그렇다고 이 문제에 대해서 비겁하게 양시론으로 비켜서려는 것은 아니다.

우리 국민들은 이미 미국산 쇠고기 수입 사태에 대해서 모르는 것도 없다. 그리고 시민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은 할 만큼 다했다. 정권타도까지 외쳤다. 그리고 과반수에 가까운 지지로 당선된 대통령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지거리도 다했다. 민심의 무서움을 여과장치 없이 다 보여주었다.

정부도 시민들의 요구가 무엇이고, 그들이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다 안다. 대통령은 국민들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청와대 비서진들과 정부 각료들도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낸단다.

물론 성난 시민들은 이런 태도의 진정성을 문제 삼으면서 막무가내 식으로 재협상을 거듭 촉구하고, 대통령이 최종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하면서 결국 대통령 하야를 부르짖고 있지만 말이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도 정권 퇴진 주장은 헌정질서에 맞지 않는다고 하니 이것이 문제해결은 아닌 것 같다.

시민들이여, 이제 그만하자. 그 대신에 희망을 이야기하자. 상대방의 입장을 나의 문제처럼 볼 수는 없겠는가? 희망을 이야기하자면 어느 한 편에서 일방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상대방을 코너로 몰아넣어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려고 하거나, 오만하게 상대방의 말을 건성으로 듣고 은근슬쩍 위기를 모면하려는 태도는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정직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

희망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서로의 눈을 바라보면서 서로의 꿈을 이야기하고, 그 음성을 의미 있게 들어주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자는데 의견을 같이 하는 것이다.

임태규<기독교대안학교연맹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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