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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지방의회 원 구성 초심 잃지 말기를

 

7월 1일이면 제5대 지방의회 구성 2년을 맞는다. 이 시기를 즈음하여 지방의회는 2년 동안의 의정활동을 평가하고 남은 2년 동안 어떤 각오와 비전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펼칠 것인가를, 새로운 지도부 구성을 통해 시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임기의 반을 지나오는 동안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지방자치단체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잘 수행했는지, 부족한 점은 없었는지 의원들 스스로 돌아보고 반성하면서, 시민들의 바람을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과 비전으로 담아내기 위해서 앞으로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그런데 의회에서 들려오는 얘기들은 과연 지방의회 의원들이 스스로의 본분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나 한 것인지 의문스럽다.

18일자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의회 의장 선출을 위한 한나라당 경선에서 후보로 출마한 5명의 후보들이 모두 ‘의정비 현실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고 한다. 서울시의회의 의정비는 6천800만원이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과다한 의정비 인상에 반대하는 여론에 밀려 2006년 의정비를 자체 동결하기는 했으나, 2005년 의정비가 3천12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의정비 현실화’ 얘기는 지나친 감이 있다.

문제는 이런 공약을 걸고 당선된 후보가 곧 서울시의회 의장이 된다는 사실이고, 거의 모든 지방의회에서 다수당인 한나라당의 내부 결정이 곧 지방의회 지도부 구성의 결말이 된다는 점이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고양시의회도 하반기 원 구성과 관련한 논의가 한창이다.

 

그런데 이와 관련한 최근 보도를 보면 평가와 자성의 목소리는 없고 당리당략과 의원 개인의 이해만이 존재하는 듯해 안타깝다. 다수당인 한나라당은 대의 기구로서 어떻게 하면 시민들의 목소리를 잘 대변할 수 있을지,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의정활동이 가능한 의회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고민하기에 앞서 다수당인 점을 이용, 지도부 독점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내부적으로 의장, 부의장, 운영위원장과 2개 상임위원장을 차지하고 2개의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에 나눠주는 것으로 잠정 합의하고, 이미 의장에는 배철호 전반기 의장을, 부의장에는 길종성 전반기 도시건설위원장을 선출하는 절차를 마쳤다고 한다.

점입가경은 선출결과에 대해 “배 의장은 지난해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알박기 땅투기 의혹을 받으면서 고양시의회를 부동산 투기의회로 전락시킨 장본인이었다”는 한나라당 내부비판과 함께 민주당에서도 ‘상식이 없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5대 지방의회는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제를 인정한 선거제도가 도입된 후 구성된 첫 의회다. 정당공천제는 정당정치를 통한 책임정치의 구현을 위해서 도입되었다. 그러나 현실은 거리가 먼 것 같아 보인다. 의회 구성 초기부터 의원들은 소속 정당 중심의 편 가르기로 시민들의 요구와는 무관한 행보를 보이는가 하면, 일부 의원들은 소속 정당 공천권자의 눈에 들기 위해 회기 중에도 의회 출석이 아닌 눈도장용 행사 참여에 우선순위를 두는 등 도를 넘는 행태를 보이더니, 이제는 완전히 당리당략에 눈이 먼 형국이다.

시의회는 특정 정당이나 개인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시민들의 뜻과 의지가 모인 민주주의의 실현 공간이다. 의원님들께 시민의 대표로서 시민의 눈과 귀, 입이 되겠다는 각오와 다짐으로 의회에 진출한 2년 전을 떠올려 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초심을 잃지 말기를 바란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지금은 의회 스스로 2년 동안의 의정활동을 평가하고 남은 기간 동안 어떤 각오와 비전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펼칠 것인가를 보여줘야 할 시기이다. 각종 의혹과 부정부패로 실추된 전반기 의회의 명예를 회복하고, 시민들에게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주고자 하는 하반기 의회의 의지와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내부적으로 과감한 인적 쇄신 기준을 마련해 후보등록 단계부터 자질과 도덕성이 검증된 후보가 입후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시의회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필수조건이다. 둘째,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민주적인 지도부 선출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

 

더 이상 밀실담합으로 인한 패거리 나누기, 뒷거래 등의 야합은 시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공개적인 지도부 선출방식을 통해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 시민들에게 비전과 희망을 주는 것, 그것이 의회도, 의원 개인도 윈윈하는 길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정신이 온 국민의 가슴 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40여 일이 넘게 꺼지지 않는 촛불에서 확인하고 있다. 공천을 주는 곳은 소속 정당이지만 의원을 뽑는 사람은 유권자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김민문정 <고양여성민우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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