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경제칼럼] 개혁고통 없인 국가체질 못 바꾼다

 

산술적 평등과 분배에 길든 사회가 경쟁과 창의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때로 ‘성장통’을 치르기도 한다.

1970년대 ‘영국병’을 앓았던 영국은 마거릿 대처 총리의 혜안과 의지로 사회적 비효율을 벗어던졌다. 반면 1995년 14년 좌파 집권을 종식시킨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연금개혁에 대한 저항을 극복하지 못해 개혁의 좌초를 손놓고 지켜보아야 했다.

정권의 이념적 풍향계가 10년 만에 바뀐 한국 역시 정권 초의 현상으로선 전례가 없는 혼란을 겪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 120일이 지났지만 이명박 경제팀은 진퇴양난의 어려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제원자재 가격은 당초 예상했던 범위를 훨씬 뛰어넘는 수위까지 상승했다. 경상수지는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물가는 한국은행의 관리목표인 3.5% 선을 훌쩍 뛰어넘어 4%대로 올라섰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최근 20만명이 무너지는 등 ‘쇼크’ 수준으로 줄었다.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 재고지표 등 각종 경기지표는 경기가 본격적인 하강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고환율 정책을 편 덕택에 수출이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수입은 유가급등으로 더 늘어 무역적자가 심화되고 있다.

경기를 살리자니 물가가 걱정이고, 물가에 정책의 무게를 두자니 일자리가 걱정인 ‘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사회 전반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지만, 정부는 뽀족한 대책을 내놓기는 커녕 미국산 쇠고기 파동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기업 민영화는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경기 급랭을 막아 서민생활을 안정시키는 한편 규제 완화, 감세, 공기업 민영화 등 경제개혁 조치들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국가경제의 세포와도 같은 중소기업의 활성화 대책이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앞으로 중소기업을 둘러싼 기업환경은 더욱 급변할 것이므로 민첩성, 창의성, 유연성, 높은 결속력 등과 같은 중소기업의 강점은 더욱 중요한 경쟁우위의 원천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중소기업을 보는 시각도 문제형 인식론보다는 공헌형 인식론으로 바뀌어져야 한다. 즉, 중소기업의 ‘어두운’ 측면보다는 ‘밝은’ 측면이 강조되어야 한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은 21세기는 비대화되고 관료화된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세계적인 대규모 기업들도 기업의 분할, 소사장제, 의사결정과정의 축소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중소기업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중소기업에 대한 재인식과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 활성화 대책의 적용만이 우리 경제의 활로를 찾는 길이다.

이범재 <아주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