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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학교, 꿈이 있는 상상

 

지난 8월 11일부터 3박 4일 동안 천안 호서대에서는 우리나라 기독교사단체들의 연합체인 사단법인 ‘좋은교사’에서 전국 규모의 교사대회를 하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1천500여명의 교사들이 ‘학교, 꿈이 있는 상상’이라는 주제로 우리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교육적 상상의 날개를 마음껏 펼치고 있다.

 

이곳에 모인 교사들은 입시 위주의 교육과 사교육에 짓눌려있는 우리 교육을 바라보면서 어떤 상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비록 기독교사들만의 모임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이 대회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좋은교사’ 운동본부는 전국에 퍼져있는 10여개의 기독교사단체가 연합하여 다음 세대를 꿈꾸며 이 시대 교육의 희망이 되고자 1998년에 결성되었다. 이 모임은 기독교사들의 모임인지라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기존 교회가 지니고 있는 부정적 시각 때문에 오해를 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아도 반기독교적 정서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이때에 더 더욱 그러하리라.

하지만 이 단체가 10여 년 동안 해온 활동들을 보면 ‘좋은교사 운동’에 대한 오해가 말끔히 해소될 것이다. 가정 방문 운동, 일대일 결연, 자발적 수업평가, 교육에 있어서의 정직 운동 등을 펼치면서 교육평가 제도를 이끌어 내었고 또 그토록 말썽이 많았던 NEIS 문제를 해결하는데 산파 역할을 했다.

먼저 이 모임이 지니고 있는 장점은 진보니 보수니 하는 이념적 색깔로부터 매우 자유로우며, 교사 이익단체로서의 성격을 전혀 띠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그리고 이 운동이 많은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교사들이 어떻게 하면 학교 현장을 변화시킬까, 특별히 고통받고 소외당하고 있는 아이들의 곁으로 다가가서 이들을 품고 사랑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우리 교육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순수한 교육실천 운동을 전개해왔기 때문이다.

올해로 6회가 되는 이번 기독교사대회의 화두는 단연코 입시경쟁 이외에는 다른 꿈이 없는 학교, 이런 학교로 인해 신음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어떤 교육의 희망을 줄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이다. 새 정부가 발표한 일련의 교육정책에 대해 대다수 교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학교 자율화 조치’를 필두로 최근 ‘학업 성취도 공개’, ‘학교 선택제’, ‘교육정보공시제’ 등의 정책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학교 평준화정책이라는 성은 이미 허물어졌다.

교육 진보세력들이 흔히 말하고 있듯이 전국의 학교가 서열화되고, 교육현장이 무한 경쟁으로 치달을 것이며, 사교육비가 폭증할 것으로 예견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보면, 교육은 본질적으로 경쟁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고, 경쟁은 보다 더 좋은 교육적 조건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교육정보 공개가 필수적이며 학교와 교사에 대한 평가가 당연히 수반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의 저소득층과 학력 부진아에 대한 배려가 충분하고, 공정한 교육경쟁의 장과 학교교육만으로도 자신이 원하는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이와 같은 교육정책은 재고해볼만 한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연치 않는 구석이 있다.

‘학교, 꿈이 있는 상상’ 이 표어는 실로 학교나 교사들에게 참으로 많은 교육적 상상력을 가지게 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학교들은 도대체 어떤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입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일류 대학에 많은 학생들을 진학시킬 것인가에 대한 상상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은 아닐까? 교사와 아이들도 혹시 이와 같은 동일한 상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호서대에 모인 수많은 기독교사들은 교육에 있어서의 사랑과 정의가 입맞춤을 하는 상상을 하고, 교육현장의 중심에 서는 교사가 되기 위한 꿈을 꾸고 있다. 또한 교육 주제별로 44개의 트랙을 개설해 놓고 130여 강좌가 마련돼 있어 이곳에서 교사들은 수많은 교육적 상상력을 펼치고 있다.

교육방법, 생활지도, 학교의 모습, 학급운영, 좋은 학교 만들기, 대안학교 등과 같은 강좌를 만들어 놓고 현장 교사들이 직접 강의하며 서로의 교육경험들을 나누고 있다. 이곳에서 우리 교육의 희망을 본다. 좋은 교사 운동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임태규 <기독교대안학교 연맹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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