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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탐방] 광주 ‘얼굴박물관’

살아온 이야기를 담고 있는 얼굴… 삶의 거울을 비추다
가지각색 얼굴 조형 1000점 전시 방문객 환영
예술인 자화상·사진 등 표현 사람 냄새 ‘물씬’

하루에 짓는 표정이 몇개나 될까? 설레는 표정과 무표정, 반가운 표정을 짖고 이곳을 찾아가 보자. 누군가를 만나 제일 먼저 보게되는 ‘얼굴’ 나이가 들면 얼굴에

오롯이 삶의 그림자가 깃든다고 하는데ㆍㆍㆍ. 살아온 이야기를 담고 있는 얼굴, 방문객들을 위해 작업 정리 중(오는 26일 개관)인 ‘얼굴박물관’을 찾았다 <편집자주>

 

서울을 빠져나와 경기도 광주의 퇴촌 방면으로 행선지를 정하면 어느새 ‘얼굴박물관’으로 가는 방문객들의 얼굴에는 설렌 표정으로 번진다.

늦여름 햇살, 가을빛의 이 햇살을 받으며 왼쪽으로는 남한강을 끼고 오른쪽으로는 진초록으로 물든 녹음을 감상하며 그곳으로 향하는 길.

일년 중 지금, 8월달에만 누릴 수 있는 계절의 맛에 푹 빠져 퇴촌의 구불구불한 길을 드라이브하다 보면 어느새 세상의 모든 얼굴이 모여 있는 ‘박물관 얼굴’에 도착하게 된다.

돌로 만든 박물관 문을 살짝 밀고 들어가면 눈앞에서 가지각색의 얼굴로 방문객을 맞이하는 돌 조각들. 말없이 서 있는 그들과 조용히 눈을 마주치다보면 방문객의 입가엔 어느새 미소가 번진다. ‘박물관 얼굴’은 그런 곳이다. 볼 것이라곤 그저 저마다의 모양새를 자랑하는 돌뿐인데 그것들이 사람의 마음을 보듬어 안는 듯 편안하고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박물관 얼굴’의 김정옥 관장은 아마도 돌 조각들이 전해오는 이런 매력 때문에 40여 년의 세월 동안 돌을 모으고 있는 모양이다.

2004년 광주시 남종면 분원마을에 개관한 얼굴박물관은 연극 연출가 김정옥 관장이 반세기에 걸쳐 수집해 온 얼굴 조형 1천점이 모여져 있는 곳이다. 그에게 얼굴 조형은 모두가 발견이자 만남이다.

석인, 옛 돌사람(벅수, 문관석, 무관석, 동자성, 선비석, 민불 등)이 300여점이고 목각인형(상여나 꼭두극 또는 불교미술)이 200여점, 도자기나 테라코타의 인형(한국의 명기, 당나라, 일본 등) 50여점, 그밖에 민속품, 도자기 100여점 등에서 1천여점이 넘는 얼국박물관의 컬렉션으로 완성돼 가리라 기대된다.

특히 이곳은 전시물을 옮기면 곧바로 무용을 하는 무대로, 시낭송을 하는 공간으로 바뀌는 박물관으로 이곳 박물관 관장의 무대인생을 그대로 드러내는 구조로 되어 있다.

 

박물관은 출입구가 참 특이하다. 미닫이도 여닫이도 아닌 문으로 회전문이다.

보통의회전문은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지만 이 문은 담벼락과 똑같은 색깔과 재료로 만들어졌다.

이 문을 밀고 들어가면 박물관 마당으로 이속은 하나의 전시장으로 되어있다.

수많은 돌사람들이 마당에 다리를 박고 있는 것이다.

박물관의 볼거리 중 하나는 ‘관석헌’이라 불리는 한옥이다. 이 한옥은 80년 전 지은 것으로 전남 강진에서 옮겨 왔다.

이 한옥은 김영랑 시인과 같은 가문인 여류화가 김승희 여사의 할아버지가 만든 것으로 백두산 소나무로 지은 집이다.

‘누에 올라 돌을 본다’의 뜻인 관석헌에서 이곳에 있는 수많은 얼굴들을 감상해 보자.

얼굴엔 ‘얼’이 담겨 있고 얼굴은 그 사람을 말해준다. 예술가가 자기 얼굴을 직접 그린 자화상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한국 추상회화의 선구자로서 전위적인 작품을 보였던 수화 김환기(1913∼74)는 학과 백자를 사랑한 선비적 면모를 보였다. 지인에게 보낸 편지(左)에 자신의 얼굴을 사실적으로 그려넣었다. 구순 가까운 나이에도 현역으로 활동 중인 이준(88) 한국예술원 회장은 자화상으로 늘 피에로를 그렸다.

전시를 통해 예술인들의 젊은시절 모습이나 예술에 심취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예술인 스스로 그린 자화상과 크로키, 조소, 사진 등으로 표현된 모습에서 진한 사람 냄새가 풍긴다.

경기도 광주의 얼굴박물관에서는 현재 예술가가 그린 자화상, 초상화와 박물관 소장품을 함께 보여주는 ‘예술가의 얼굴과 창조적 인연’전이 열린다. 김환기, 이준 외에도 백영수, 권옥연, 허동화, 전뢰진, 최만린, 윤명로, 송영방, 김종학, 방혜자, 정탁영, 송수남, 김승희, 송수련 등 원로 및 중견화가들의 자화상을 한데 모았다. 얼굴박물관은 연극 연출가 김정옥 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이 40여년간 수집한 목각인형, 도자기, 가면, 사람 얼굴을 본뜬 와당 등을 모은 박물관이다.

현재 박물관 얼굴은 오는 25일까지 여름 휴관으로 자료 정리 및 교체 작업을 하고 있어 어떤 새로운 ‘얼굴’이 나오게 될지 기대해 본다.

[여행정보]

휴관 : 오는 25일까지(26일부터 개관)

이용시간 : 오전 10시 ~ 오후 6시까지

휴관일 : 월요일

화, 수, 목요일은 전화예약을 통해서만 관람(예약은 1주일 전에), 금, 토, 일요일은 항시 개관.

이용요금 : 일반 4천원, 청소년, 경로, 광주시민 3천원, 어린이(유치부) 2천원.

골드 : 차와 커피 및 쿠키 포함 6천원

숙박 : 주말, 휴일 40만원, 평일 30만원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사전예약)

주간모임 : 20만원(오전10시-오후 4시, 오후 4시40분-오후 9시30분)

(문의 : 031-765-3522, 011-9888-5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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