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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경전철, 바른 해법이 되려면?

경전철 추진 필요성 설명
친환경 대중수단 해법 고려

 

‘지구 환경, 10년 안에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기가 나온 지 꽤 시간이 흘렀다. 더구나 올해는 국제 원유가 폭등에 따른 부담으로 대중교통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 분위기 때문인지 어느 때보다 경전철 얘기가 뉴스에 많이 등장한다. 많은 지역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지하철 계획을 경전철로 전환한다거나 대중교통망 확충을 위한 대책으로 경전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전철은 대기오염 및 진동소음이 적은 환경 친화적 대중교통수단입니다.’ 한 지장자치단체의 경전철 홈페이지에 띄워져 있는 문구다. 물론 이 문구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어떤 방식, 어떤 형태로 이 수단이 쓰이는가에 따라서 그 결과는 사뭇 달라질 수 있다. 요즘 분위기를 봐서는 경전철 공화국이 되지 않을까 우려될 지경이다.

고양시에서도 지난해 주민들의 반발로 주춤하던 경전철 사업이 다시 본격화되면서 최근 다시 중요한 지역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얘기했듯 경전철이 환경 친화적 교통수단임에 이견을 다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그러나 수단이 좋다고 모두 옳은 해법일 수는 없다.

고양시는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자가용 이용자들이 많은 도시다. 그 만큼 교통여건은 점차 악화되고 대기환경에도 부담이 될 것은 자명하다. 이를 대체할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이 매우 필요하다.

고양시는 ‘식사, 풍동, 행신2 등 대규모 택지개발과 대형 전시관광업무시설의 개발 및 파주·김포 등 주변도시의 개발확대로 교통 혼잡이 더욱 악화될 것이고 이를 도로 공급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특히 서울방면의 교통 혼잡이 더욱 극심해 질 것’이라 진단하며 경전철 추진 필요성을 설명한다.

그러나 경전철 노선을 보면 단지 백마역에서만 경의선으로 연결될 뿐 실제 자가용 이용자들이 경전철로 대체할만한 요인이 별로 없다. 현재 찬성의견을 내고 있는 식사, 풍동주민들도 막상 가까운 원당역을 두고 갈아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면서 경전철을 이용할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경전철이 친환경적인 대중교통 수단으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하려면 무엇보다 자가용 이용자들을 줄일 수 있는 해법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현재의 노선으로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다.경전철 범람 속에 전문가들은 경전철이 대구, 광주 등에서 재정파탄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지하철 꼴이 날 것이라고 염려하고 있다.

 

대구는 지하철 부채만 1조원이 넘고 운영적자도 연간 600억원에 이르러 가뜩이나 넉넉하지 않은 시 재정이 압박받고 있다고 한다. 고양시는 경전철을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면 고양시의 재정부담 규모는 350억~670억원 수준(전체 사업비의 6~12%)이고, 중앙정부가 914억(18%)을 부담할 것이라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경전철사업은 상위기관의 감독을 받지 않고 지방자치단체가 독자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업으로 사업자의 공사비 부풀리기, 비리·결탁 가능성이 상존하며, 지방자치단체의 전문성 결여로 사업자를 적절하게 관리·감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민자사업 대부분이 수요예측 과다 계상으로 투자비를 과다 지출하고 결국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고양시의 경전철도 그리 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하기 어렵다. 실제 사업이 진행 중인 용인시 경전철의 재정지원율은 56.25%로 알려지고 있다.

내가 일산을 좋아하는 이유는 아파트 숲 회색의 적막함을 생기 있게 살려주는 푸른 녹음이 도심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도심 녹지는 도심 환경의 완충지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재 계획 중인 경전철은 이런 도심 녹지를 훼손하면서 고가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고가 구조로 인한 도시 경관의 문제, 인근 주민들의 사생활 침해문제 등도 제기되고 있다. 이 또한 고민해 볼 일이다.

바쁜 현대사회는 도시 간, 도시 내부의 신속하고 원활한 소통을 요구한다. 고양시 경전철은 내부소통도 아니고 외부소통도 아닌 어정쩡한 계획으로 보인다. 자칫 운영사업성 때문에 목적을 잃고 표류하는 계획이 될 수 있다. 옳은 수단이라도 옳은 해법이 되려면 고려되고 전제되어야 할 일들이 많다. 경전철은 대규모 사업인 만큼 후과도 상당할 것이다.

 

고양시 전체의 도시 내부와 외부의 대중교통 흐름과 지역 간 균형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보다 세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또한 성급한 추진보다는 시민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면서 그 해법을 하나하나 찾아나가려는 노력이 더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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