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교육시론] 대졸 백수들의 고용 빙하기

 

학력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비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되면서 고학력자와 20대의 비율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교과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대학진학률은 82.1%였는데 이것은 1980년 중학생의 고등학교 진학률 84%와 비슷한 수치이다. 그 결과 오늘 날 대한민국에는 대략 292만명의 대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7월 현재 대학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진 비경제활동인구는 257만여 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0만명 가까이 늘어났다. 이들은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실업자 통계에 잡히지는 않지만 일자리가 없는 ‘백수’다.

그러다 보니 대학생 3명 중 1명이 휴학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많은 학생들이 취업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취업유예를 선언하고 자격증 취득에 몰리고 있으며, 구조조정에 밀려난 실직자들로 인해 고학력 실업난은 여전히 우리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대학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직업군은 금융기관을 비롯한 민간대기업, 공공기관의 직원이나 공무원이다. 비교적 안정된 고용과 고소득, 그리고 기업복지가 잘 되어 있는 괜찮은 일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일자리는 많지도 않고 경쟁률도 백대일이 넘는다. 나쁜 일자리는 현재도 미래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체감했기 때문이다.

결국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험난한 경쟁을 해야 되고 고시학원에서 취업재수생으로 계속 남게 된다. 오랜 기간을 준비해 괜찮은 일자리에 취업하기도 하지만 상당수 대졸자는 연령제한, 군입대, 결혼, 시험제도의 변화 등으로 중도탈락하게 된다.

이러한 주원인은 여러 가지 고용환경이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굴뚝산업이 쇠퇴하고 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이 주류를 이루면서 성장과 고용의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고용안정보다 노동유연성을 추구하면서 비정규직을 선호하게 된 것도 질 좋은 일자리를 축소시키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대졸 구직자들에게 현실이 더 이상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해 주지 못하는 이상 낮춰야하는데 무작정 높은 곳만 쳐다보는 것도 문제이다.

이제 대학은 특별한 사람을 위한 고등교육기관이 아니라 누구나 거쳐야 할 필수적인 교육과정으로 인식되고 있다. 부모는 부모대로 고학력 실업이라는 당면한 현실적인 문제로 자녀들이 대졸실업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바늘방석이다. 이러한 대졸실업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정부 차원의 대졸자취업 대책은 배출된 인력이 실제 기업현장으로 흘러들어가는 물꼬가 없다는 점이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에는 소홀히 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대학 또한 산업맞춤형중심 교육으로 철저한 산학협력을 통한 현장 중심 수업으로의 실질적인 관계구축에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중기청은 중소기업들의 수요 파악을 토대로 일정 기술을 갖춘 청년들을 모집해 기업이 원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교육하고 있지만 기업들에 대해 기술인력 취업을 권고할 수 있는 장치가 없는 실정이다. 기업은 새로운 인재를 키우기 보다는 일에 능숙하고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을 채용하면서 청년층은 직업 갖기가 더욱 어려워 졌다

셋째, 대졸실업 문제는 교육과 일자리 연계에서의 구조적 문제점이 경제사회환경 변화와 맞물려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 시스템, 노동시장 뿐만 아니라 생산물시장의 변화까지 포함하는 대책의 추진이 필요하다.

넷째, 해외시장의 취업기회를 보다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최근 일본 등 주요 나라에서는 IT산업이 잘 발달된 한국기업과 일해 보고자 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어학 등 기본적인 능력을 갖춘 이공계 인력이라면 해외시장의 취업기회에 대해 산·학·관·민의 유기적 통합과 연결이 요구된다.

고교졸업자의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하는 국내 상황에서 취업목표를 명확하게 세우고 준비는 빨리 시작해야 한다. 진로와 취업목표는 중고등학교에서부터 목표를 세울 수 있도록 진로과목을 설정하고 지도하여야 한다. 그리고 대학입학과정에서도 전공선택을 성적에 맞춰 진학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표에 맞는 학교와 학과를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젊은이가 희망을 잃은 나라는 미래가 어둡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을 더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고학력 실업자를 양산하는 대학교육을 근본적으로 손질해야 하지만 당장 규제를 완화,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울러 젊은이가 능력에 맞는 직장을 찾도록 돕는 취업정보 시스템을 비롯한 종합적인 실업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