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칼럼] ‘김문수가 옳다!’
[편집국장칼럼] ‘김문수가 옳다!’
  • 경기신문
  • 승인 2008.08.24 20:27
  • 댓글 0
  • 전자신문  22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안병현<편집국장>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연일 수도권 규제철폐를 주장하며 청와대와 여당을 향해 쏟아 붇는 독설을 듣는 기업인들과 도민들은 시원함마져 느낀다. 한마디로 ‘김문수가 옳다!’며 박수를 친다.

공장을 짓지 못해 기업을 지방으로 옮기거나 중국으로 이전해야 하는 기업인들과 주변에 들어갈 대학이 없어 지방으로 원정입학을 해야 하는 도민들의 마음이 갈갈이 찢기고 있다. 이 모두 수도권규제로 인해 공장을 증설하지 못하고 대학을 설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도권규제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대통령을 향한 김 지사의 규제철폐 촉구요구에 도민들의 동참분위기가 확산일로다.

김 지사가 규제철폐를 요구하며 행하는 청와대를 향한 독설은 이명박 대통령의 약속 불이행에 기인한다. ‘대한민국 머슴론’을 내세우며 “잠자는 경제를 벌떡 깨워 놓겠다”고 외치며 유세장을 휘졌던 당시 이 후보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 이 대통령의 각종 ‘공약’에 대한 지지자들의 기대는 어느덧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각종 규제로 인해 지역경제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해 있는 경기도를 향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각종 규제를 재조정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에 화답하듯 김 지사는 대운하 등 이 대통령의 각종 공약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며 규제완화에 대한 이행을 촉구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 시위로 정치적 위기에 몰려 있을때도 이명박 대통령 구하기에 홀몸으로 올인하며 도왔다.

그러나 지난 달 정부가 발표한 지역발전 정책방향이 사실상 참여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의 큰 틀에서 지속하기로 함에 따라 수도권 규제 완화가 뒷전으로 밀리자 김 지사는 큰 배신감에 “배은망덕”, “공산당보다 더 하다”는 등 예사롭지 않은 수위의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박희태 대표가 도를 넘고 있다며 옐로카드를 내밀고는 있지만 한나라당 내부에서 조차 “규제완화를 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으니 잘못됐다고만 할 수도 없지 않느냐”는 동정론까지 일고 있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김문수가 옳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김문수 지사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지역발전정책에 정면 비판하고 나선 데 대해 “김문수 지사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을 했고 해야할 말을 했다”고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다.

전 의원은 이 글에서 “수도권이 마치 밧줄에 꽁꽁 묶인 것처럼 온갖 규제에 포박당해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의 지역발전정책도 포퓰리즘행정의 전형으로 완벽한 실패를 거듭한 이른바 노무현 정부의 국토균형발전계획을 이어받아 ‘경기도의 희생’을 요구하는 등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계해야 할 것도 있다. 김 지사의 수도권 규체철폐의 역풍이 불기 시작했다. 비수도권지역의 담합 움직임이다. 전국 시·도의회의장단협의회 회장선거에 출마했다가 포기한 진종설 경기도의회 의장이 첫 피해사례다. 대전광역시의회가 ‘지역균형발전정책 역행발언 규탄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충청남·북도의회, 강원도의회가 같은 내용의 규탄대회를 개최하며 경기도에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전국 시·도의회의장단협의회 회장 당선이 확실시 되던 진 의장이 22일 출마의사를 접고 되돌아 와야 했다.

결국 이상천 경북도의회 의장이 참석자 전원 합의추대 형식으로 제11대 전반기 전국시·도의장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1991년 지방의회 부활 이후 비수도권 지역에서 회장이 선출되기는 처음이다. 이 의장이 정부의 균형발전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입법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규제철폐를 부르짖고 있는 수도권지역과의 세대결을 예고하는 것으로 향후 경기도와 비수도권지역의 대립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5일 한나라당과 충청남도가 개최한 당정협의회에서 이완구 충남도지사와 안산 출신 박순자 최고위원이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놓고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 받았다. 경기도의 입장을 대변하던 박 최고위원과 충청권 발전을 주장하는 이 지사와의 대립이었다.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김문수 지사가 이완구 지사의 발언을 맞받아치듯 “균형발전은 공산당도 성공하지 못한 정책”이라고 발언하자 충청홀대론까지 거론되는 등 지역민심이 심상치 않다. 충북도와 충북도의회 등 충북도내 16개 기관단체으로 구성된 수도권과밀반대충북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현 정부의 충북 홀대를 더 이상 인내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 지사가 수도권 규제철폐 못지 않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지역이 ‘윈-윈’할 수 있는 협력관계의 설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