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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칼럼] 추석민심이 두려운 이유

 

이번 추석은 단 3일만 놀고 끝이다. 종전처럼 주말을 걸쳐 1주일 가량 여유있게 즐기던 추석절과는 사못 다르다. 우선 고향길이 먼 사람들의 애환이 그려진다. 버스안에서 승용차 안에서 고향을 향하는 서민들은 으레 들뜨게 마련이지만 이번 추석은 그렇지 만도 않다. 그나마 고향길을 재촉하는 이들은 형편이 나은 편이다. 고향집을 꿈에 그리며 생업현장과 골방에서 지내야 하는 사람들의 사정은 딱하기만 하다.

“대목은 커녕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이런 추석은 처음입니다” 재래시장 상인들의 한숨소리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경기가 안좋다고는 하지만 올해처럼 추석나기가 힘든 적은 없다고 털어 놓는다. 심각한 경기침체에 그 원인이 있지만 지난해 보다 물가가 전반적으로 30~40% 오른 것도 서민가계를 어렵게 해 결과적으로 상인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이래 저래 추석민심은 흉흉하기만 하다.

재정부가 ‘물가와 민생 안정’에 초점을 둔 경제운용 계획을 부랴부랴 내놓았지만 서민들의 가슴에 와 닿지 않는 이유는 있다.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고유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로자, 자영업자 등을 지원하고 중장기적인 에너지 절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유가 환급금과 에너지보조금 지급 등을 내용으로 하는 고유가 극복 민생종합대책을 위해 4조9천억원 규모의 추경예산안을 편성했다.

또 정부는 하반기에도 철도, 상수도 등 15개중 11개 공공요금을 동결키로 하고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의 병행수입 제한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 원자재 가격 안정을 위해 곡물, 농자재, 석유제품 등 120개 품목에 대해 2차례에 걸쳐 긴급할당관세를 인하했고 고철.철근 등에 대한 매점매석 품목 고시, 수급애로 품목에 대한 비축물자 방출량 확대 등도 실시했다.

그러나 정부의 민생안정대책을 바라보는 서민들의 마음은 그다지 편치만은 않다. 우선 정부는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을 잃었기 때문이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강한 정부의 의지를 그 어느곳에서도 읽을 수 없게 된 것에 기인한다.

정부가 경제를 살리겠다는 굳은 의지를 차근차근 펼쳤다면 서민들이 추석이 이렇게 쓸쓸하게만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부관계자는 민심을 읽는 법 부터 배워야 한다. 그래서 추석민심이 중요한 이유다.

18대 국회의원들은 금배지 달고 근 3달가량 잘도 놀았다. 삼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피튀기는 경쟁을 끝내는가 싶더니 이제는 여야간 격한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흔히들 민생법안 만큼은 여야를 떠나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이 모든 것이 관심밖의 일이다. 추석민심을 살펴 본다며 지역구 활동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그뿐이다. 민심이 두렵다고 느끼지 않는 모양이다.

경기도민들은 요즘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대정부 강경 드라이브에 관심이 많다. 우선 김 지사는 경기도내 기업들이 중국으로 떠나는 것을 눈뜨고 볼 수만은 없다고 판단하고 기업증설을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또 도민들이 마음놓고 가까운 곳에 있는 대학에 입할 할 수 있도록 도내에 대학을 세워 달라고 정부에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김 지사의 청와대와 당을 향한 수도권 규제철폐 요구가 여야의 행정구역개편과 행정안전부의 지방의회 의원 의정비 하향조정 등 정부를 향해 전방위적으로 옮겨 붇고 있어 버거운 싸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소리도 있다. 이미 수도권 규제철폐 요구에 대해 비수도권 지역의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전국의 자지체를 70개로 단순화 하는 행정구역개편 움직임에 대해서도 “새로운 중앙집권적 발상”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오히려 김 지사는 집권초 들고 나왔던 ‘대수도론’에 공을 들이겠다는 눈치다. ‘대수도론’ 은 수도권 광역자치단체 즉, 경기도와 인천, 서울을 하나로 묶어 통합행정체제를 구축하는 것으로 안상수 인천시장 등과 함께 ‘수도권 광역현안에 대한 공동 합의문’을 발표하는 단계까지 이르렀지만 참여정부와 비수도권 지자체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행정안전부는 경기도의회의 의정비 인상폭이 크다며 인하를 권고하자 김 지사는 “의회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결정한 의정활동비를 도지사가 삭감하라고 할 권한이 없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석민심은 김 지사가 직을 걸고 추진하는 수도권규제철폐 등에 대해 어떤 모습일까. 직장을 따라 중국으로 떠나야 하는 가장과 들어갈 대학이 없어 원정입학해야 하는 자녀들을 보면 그 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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