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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탐방] 부천시 펄벅기념관

전쟁고아·헌혈아동 불평등·편견 해소 여생 바쳐
안정된 주거·건강·교육위해 1965년 재단 설립
소사희망원 봉사정신 이어가고자 시민에 무료개방

 

 

펄 벅의 ‘사랑의 불꽃’ 얼어붙은 동심 녹이다

펄벅기면관이 위치한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은 40여 년 전 소설 ‘대지’의 작가 펄 벅이 한국의 혼혈아동을 위해 사회사업을 펼쳤던 곳으로, 1960년에 처음 한국을 방문한 후로 일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부천에서 전쟁으로 생겨난 전쟁고아들과 혼혈아동들을 헌신적으로 돌본 펄 벅(Pearl S Buck; 1892~1973년)의 박애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6년 9월 30일 개관됐다. <편집자주>

현재 펄벅기념관이 건립된 자리는 유한양행 설립자인 고(故) 유일한 박사가 펄 벅 에게 전쟁고아와 혼혈 아동들을 위한 시설로 써달라고 기증한 곳으로 펄 벅의 박애정신과 혼이 깃든 의미있는 곳이다.

1960년대 초 구한말부터 1945년 광복이 되던 해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소설 ‘살아있는 갈대’를 집필하기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한 펄 벅은 전쟁고아와 혼혈아동의 실상을 보고 그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을 주고자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이후 10여 년을 이곳에서 보내며 출생으로 인하여 고통받는 어린이들의 존재를 알리고 그들이 당면한 사회적 불평등과 편견을 줄이기 위해 여생을 바쳤다.

소설 ‘살아있는 갈대’ 서문에는 “한국은 고상한 사람들이 사는 보석 같은 나라”라고 썼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고, 특히 그녀가 애착을 보였던 것은 한국에서 활동했던 사회사업가로서의 자신의 삶이었다.

혼혈아동을 돕는 최선의 방법은 안정된 주거, 건강, 교육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복지 센터를 건립하는 것이라 생각한 그녀는 1965년 펄벅재단 한국지부(현 펄벅 인터내셔널 한국)를 설립했다.

또 1967년에는 경기도 부천군 소사읍 심곡리(현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 펄벅기념관 자리)에 ‘소사희망원’을 세웠으며, 1973년 자신의 삶을 마감하기 전까지 이곳에서 전쟁고아와 혼혈아동 2천여명을 돌보며 왕성한 복지활동을 펼쳤다.

아이들을 손수 입히고 먹이며 몸소 사랑을 베풀었으며, 혼혈아동들과 어머니들에게 교육과 직업훈련을 시켜 이들의 재활과 사회복귀에 도움을 주었다. 자신의 전 재산으로 지원단체를 세웠으며 6명의 아이를 입양하기도 했다.

펄 벅은 1892년 미(美)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 태어나 1931년 소설 ‘대지’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대지’는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던 작품으로, 미국 여성 중 유일하게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한 최초의 여류작가가 되는 영광을 안겨 주었다.

펄벅기념관의 건립은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펄벅재단으로부터 ‘올해의 펄벅 여성상’을 수상한 것을 계기로 부천시가 추진해 이루어진 것이다. 펄벅기념관은 펄벅여사의 사회봉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펄벅재단의 발원지이자 소사희망원의 자취가 남아있는 역사적인 현장에 건립되었고, 총 32억원의 예산을 들여 지상 2층 전시관 건물을 포함하는 공원 형태로 되어있다.

기념관은 곳곳에서 펄벅 여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기념관 정문 앞에 조성된 공원에는 여사의 흉상이 세워져 있고, 전시장을 들어서면 기념관의 상징공간인 1960년대 소사희망원의 축소모형이 한눈에 보인다.

1층 전시실은 문학가로서, 휴머니스트로서의 생애를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유물로 펄벅 여사의 노벨 문학상 수상작 ‘대지’와 ‘대지’ 이후 최대의 걸작으로 찬사를 받은 ‘살아있는 갈대’의 영문 및 번역본을 볼 수 있다.

‘대지’와 ‘살아있는 갈대’를 비롯해 1층 전시실에 펄벅 여사의 책과 타자기, 가방, 머리핀, 서울명예시민증 등 개인유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되어 있는 유품 중에 눈길을 끄는 유품이 하나 있는데 바로 산수화이다. 이 산수화는 펄벅여사 80세 생일 때 소사희망원 아이들 1천30명이 자신들의 이름을 산수화 뒷면에 직접 적어 펄 벅에게 선물했던 작품이다. 또한 터치스크린을 통해 펄 벅의 생애, 작품 등에 대한 구체적 정보도 읽을 수 있다.

펄벅기념관은 펄벅여사의 따뜻한 행보를 이어가고자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되고 있다

기념관 2층은 부천시로부터 위탁운영을 맡은 펄벅재단 한국지부가 자리하고 있다.

펄 벅의 발자취와 혼이 살아 숨쉬고 있는 이곳에서 사랑의 불꽃을 피워 올린 펄 벅의 정신은 더 큰 생명력이 되어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소사 희망원의 생활

소사 희망원은 일반 학교나 고아원과 달리 적성분석부와 개인지도부, 예능원, 재활부 등 4개부로 나누었고, 일반고아들의 예능교육도 담당했다.

2백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에는 당시 150여명의 원생들이 있었으며 휴게실, 오락실 등도 갖추어져 있었고 재활부에서는 다문화가정아동들의 어머니를 위해 양재, 비서학 등 간단한 기능교육도 진행됐다.

학업성적이 우수한 아이들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하였으며, 아주 뛰어난 학생들은 특별 장학금으로 미국유학의 기회도 주었다. 당시 펄벅여사는 소사 희망원에 머물면서 그들의 교육을 직접 담당하기도 하였다.

다문화가정아동들과 그들의 어머니들에게 교육과 직업 훈련을 시켜 이들의 재활과 사회복귀에 도움을 주도록 하였다. 펄벅여사는 수백명의 다문화가정아동들이 참석한 소사희망원의 개원식을 “나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었다”고 술회했다.

◇관람료 : 무료

◇휴무일 : 매주 월요일

◇문의 : 032-668-75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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