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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의미학] 8. 임선이의 예술세계

 

서울특별시가 시행하고 있는 문화 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시립미술관이 운영하는 난지 미술 창작 스튜디오가 마포구 상암동에 있다. 이 스튜디오에서 조각가 임선이를 만났다.

그는 2006년 - 2007년 5기 국립현대미술관 창동 스튜디오 입주 작가로 선정되었으며, 2006년 송은 문화재단 초대기획전, 2006 “SELECTED EMERGING ARTISTS” 서울시립미술관 기획전, 그리고 2007 난지 미술 창작 스튜디오 입주 작가로 선정되면서 한껏 역량을 발휘하며 주목받는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얼마 전 작가는 “부조리한 여행”, “부조리한 풍경”시리즈 주제를 가지고 서울 관훈 갤러리에서 4번째 개인전을 열었는데, 필자가 스튜디오를 찾았을 때는 한창 그 개인전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의 작품의 소재는 독도나 인왕산 같은 자연에서 가지고 온다. 하지만 그의 작품에서 특이한 점은 체험하거나 자연을 느끼는 것이 아닌 우리에게 이미 각인되어 있는 즉, 매체나 교육을 통해 각인되어 있는 놓인 그대로를 모형이나 지도를 통해서 나타내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한 지명의 중요성이 아닌, 매체나 교육을 통해 배워서 간접적으로 알고 있는 자연의 일부분을 작품화 시키는 것이다.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그의 작업방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선택한 지명의 실측 지도를 일정한 비율로 축적해서 한 장씩 인쇄를 한다. 인쇄한 종이를 지형도의 등고선을 따라 칼로 하나씩 오려내는 과정을 거친 후 오려낸 종이를 한 장 한 장씩 쌓아 올린다. 쌓아 올린 수 천 장의 종이들은 단층과 결을 이루며 입체를 이루고, 그 형태는 음각(협곡)과 양각(산)의 형태로 표현된다.

이런 작업 과정 중에서 단층 자체에 어떤 형태가 드러나기도 하는데, 이는 바라보는 형태 즉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에서의 다른 형태들로 보여 진다고 한다. 최근에는 이렇게 형성된 모형을 사진 작업을 통해 다시 큰 이미지로, 즉 풍경 사진처럼 바뀌는 작업을 하고 있다. 얼핏 단순한 작업 같지만 그가 작품에 들이는 시간은 많은 인내를 필요로 하고 또한 상당한 집중력과 섬세함이 필수적이다. 그래서일까 그의 작업 방식은 노동집약형 작업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렇게 제작된 임 작가의 작품은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붉은 눈으로 바라본 산수”시리즈에서 함축적으로 작품의 특징이 잘 드러나고 있다. 실측을 통해 사실적인 형태를 형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경험하는 듯한, 작품을 대하는 관객들로 하여금 전혀 새로운 풍경을 제시한다.

 

 

 

이는 기존에 인식되어진 산의 지형도의 형태와 작품을 통해 다시 경험하는 임 작가의 산의 형태가 분명한 차이점을 주면서 전혀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경험하게 되는 묘한 매력을 주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멀리서 바라보는 것과 가까이 다가서서 보는 차이를 통해, 또는 관념 속에 있던 시각의 변화를 통한, 이러한 과정은 관람자로 하여금 무한한 상상력을 일으키게 하며 “그 상상은 무엇이어도 좋다”라는 산에 대한 자유로운 탐구나 관찰이기도 한 것이다.

이는 다양한 인식의 차이로, 그리고 새로운 시각의 차이로 작품을 바라보게 하는 임선이 작가가 제시하는 독특한 방식이기도 하다.

붉은색으로 인쇄된 인왕산의 지형도는 기존에 인식되어있던 인왕산의 모습과는 아주 다른 느낌으로 새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붉은 레이어선은 작가가 바라보는 눈을 대변하거나 혹은 신경질적이고 피곤한 현대인들의 충혈된 눈을 대변한다고 한다. 이 은유는 명확한 근거를 두고 있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묘한 설득력을 가지며 그의 작품에 대한 매력으로 동반한다.

이와 관련해서 왜 화려하게 혹은 다양하게 색을 쓰지 않고, 단색이나 무채색으로 작품이 이루어지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임선이 작가는 말한다.

“사는 방법과 작업하는 방법은 같은 것이다. 애써 드러내지 않고 묻혀있다 하더라도 그 자리가 비었을 때 강함이 드러나는 사람이고 싶다.”

이는 굳이 강하고 화려하게 색을 쓰지 않더라도 그의 작품을 대하면, 작품에서 쉽게 눈을 뗄 수 없는 강한 마력으로 다가오는 것이며, 쉽게 보여 지는 것보다는 발견되었을 때 오는 충격이나 즐거움이 더욱 흥미로울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작품 활동을 함에 있어서 어려운 점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 “유목 생활”이라는 표현을 꺼내 들었다.

젊은 작가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젊은 조각가들에게 있어 그 무엇보다도 절실한 것은 개인 작업실일 것이다. 임 작가에게 있어서도 이 부분은 자유로울 수 없었다. 대학원 시절에는 학교에서 눈치를 보며 어렵게 작업을 해야 했고, 그 후 창동 스튜디오를 거쳐 현재는 난지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지속하고 있지만 여기에서도 계약이 끝나면 다른 둥지를 찾아 떠나야 한다. 물론 이러한 스튜디오가 있는 것도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서양의 작가 지원시스템에 견주어보면 아직 젊은 작가 양성과 작가 후원 체계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한국의 현실이다. 이러한 열악한 조건 속에서 작품 창작 활동에 열정을 다하는 임선이 작가와 대한민국의 젊은 조각가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또한 한국의 조각 발전을 위해서 정부나 미술관 혹은 갤러리 등에서 다양하고도 적극적인 후원 시스템을 마련하여 실질적인 작가 후원과 창작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약 력
   
▲ 작가 임선이
1971년 대전 출생
2004년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조소학과 졸업
2001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조소학과 졸업
● 개인전
2008년 Into Drawing 6 “부조리한 풍경:Trifocal sight”展 (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 서울)
2007년 “부조리한 여행II” (대안미술공간 소나무, 안성)
2007년 “부조리한 여행” (THE 갤러리, 서울)
2005년 “갇힌-섬” (space cell 기획초대, 서울)
2003년 “Shelter“ (doart갤러리, 서울)
● 그룹전
2008년 제1회 경기미술제 (이영미술관, 수원)
난지 AIR PROJECT- 3기 오픈스튜디오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
제8회 송은미술대상전 수상작가展 (인사아트센터, 서울)
“Take color-물들여지다”展 (KIMIART, 서울)
“이미지의 반전(Negative Image)”展 (경기도미술관, 수원)
2008 미술농장 프로젝트 (대안미술공간 소나무, 안성)
중앙조각展 (공평아트스페이스, 서울)
숭례문 복구기금 마련 조각 작품展 (밀레니엄 힐튼호텔, 서울)
Bridge Art Fair NY (뉴욕, 미국)
2008화랑미술제-부산 (BEXCO, 부산)
중앙대 예술대학 조소학과 교강사 기획展 (space 1984, 안성)
POTOGRAPHY 3인展 (관훈갤러리, 서울)        
2007년“모하비”展 (기아자동차 동대문지점, 서울)
NO-MADE 창동오픈스튜디오 (창동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
갤러리 A&S 개관기념展 (갤러리 A&S, 서울)
5회 의왕국제플래카드아트 2007 (의왕백운호수, 의왕시)
“이동-SPECTRUM”展 (space 틈새, 서울)
“T-shirt“展 (안성시민회관, 안성)
한국미술협회 안성지부 정기展 (안성시민회관, 안성)
2006년 2006 대한민국청년비엔날레 주제展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SeMA 2006 “SELECTED EMERGING ARTISTS”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6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 “리빙퍼니처“ (SK 파빌리온, 부산)
제28회 중앙미술대전 “올해의 선정작가 25인” (예술의 전당, 서울)
중앙조각展 (수원시립미술관, 수원)
“마리오네뜨展” 청년작가 발굴 기획展 (space틈새, 서울)
2004년 제4회 송은미술대상전 수상작가展 (예술의 전당, 서울)
2004 대한민국청년비엔날레 주제전“미술· 그 생명의 처소”(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머문 풍경 & 머물 풍경(임선이, 김연희) -(송은문화재단 기획초대, 서울)
“Flower Flows Flowery”기획展 (아티누스 갤러리, 서울)
“재미있는 미로여행 25가지 메시지”기획展 (경기문화재단, 수원)
2003년“욕망의 유토피아”기획展 (경기문화재단, 수원)
중앙조각전 (아트센터, 서울)
2002년 유연한 방 (중앙대 대학원 전관, 서울)
중앙조각展 (관훈 갤러리, 서울)
2001년 단원미술제 (단원미술관, 안산)
뉴프론티어展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독립예술제 “Wild Wild” 展 (쌈지소리 스튜디오, 서울)
중앙조각展 (종로 갤러리, 서울) 외 다수
● 작품소장
2006년 경기도 미술관
● 현재
한국미술협회 안성지부, 중앙조각회 회원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조소학과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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