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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탐방] 서울 ‘짚·풀생활사박물관’

전통문화 전승 발전 체험학습 실시 전문가 양성 노력
짚신·망태기·달걀꾸러미 등 조상들 숨결 고스란히
한옥관 ‘교과서에 나오는 유물전’ 어린이들에 인기

 

 

‘삶의 애환’ 엮어 추억 만들어요

짚·풀생활사박물관은 짚·풀문화 연구에 평생을 바친 안병선 관장이 설립한 세계에서 오직 하나뿐인 볏짚 전문 박물관이다. 민족시인 신동엽(1930~69)의 아내이기도 한 안병선 관장은 1970년대 후반 당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짚·풀문화의 가치를 발견하고 1978년 본격적으로 짚·풀문화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시작, 비로소 1993년 짚·풀생활사박물관을 설립하게 됐다. <편집자주>

짚·풀생활사박물관은 우리 조상들의 숨결과 애환이 고스란히 담긴 짚신·망태기·멍석·달걀꾸러미·새끼줄 등의 생활용품과 공예품부터 죄수의 머리에 씌우던 짚주저리까지 짚과 풀에 관련된 민속자료 3천500여 점을 비롯해 제기 1천여점, 한옥문 200세트, 세계 각국의 팽이 500여 점, 슬라이드 2만5천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또 1894년 동학농민운동과 관련, 당시 농민군이 쓰던 몽둥이·죽창·농기구·활·화살 등의 무기와 나주와 함평 지방의 동학군 참가자 명단인 ‘동학군명록’, ‘동학군축문’ 등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있다.

병설기관인 (사)짚풀문화연구회(대표 인병선)는 수시로 전통 짚·풀문화의 전승과 발전을 위해 교육활동(체험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체험학습은 크게 전문가 양성을 위한 정기교육과정과 어린이 및 일반인들을 위한 수시교육, 방학마다 이뤄지는 방학특강으로 나뉘는데 초급, 중급, 고급 등 4개월 과정으로 구성된 전문교육을 이수하고 나면 수료증과 함께 짚·풀공예강사 자격이 주어진다.

특히 방학 중에는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여치집, 제웅, 달걀꾸러미, 짚뱀, 콩나물시루 등 짚·풀을 재료로 한 다양한 짚·풀공예품들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방학특강이 열려 가족단위 관람객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짚·풀문화를 보다 깊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획전도 인기다.

이곳 박물관은 개관 이래 현재까지 1993년 ‘망, 망태 망태기전’, 1994년 ‘100주년 기념 동학농민전쟁 민속전’, ‘맥간공예-보릿짚·밀짚 특별전’, 1995년 ‘중국 윈난성 소수민족 생활문화전’, 1996년 ‘짚풀로 엮은 바구니전’, 1997년 ‘곡식인형전’, 1998년 ‘곡식 담는 짚그릇전’, 1999년 ‘한국의 발전’, 2000년 ‘21C맞이 짚풀 아트전’ 등 다수의 전통공예 관련 기획전을 열었다.

과거 우리의 생활은 짚과 풀을 토대로 이뤄졌다.

입고, 먹고, 자는 인간의 삶 자체가 바로 짚·풀문화이고 짚·풀공예품인 것이다.

이렇듯 짚·풀문화는 우리 민족의 근간이 되는, 우리 전통문화의 소중한 일부분으로 다른 어느 문화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소박하고 꾸밈이 없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짚과 풀은 석기나 철기처럼 짚시대 혹은 풀시대라는 시대적 구분은 없지만 인류의 기원부터 인간과 함께 한 가장 오래되고 가장 보편화된 재료라 할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특별한 연장 없이도 짚과 풀만을 가지고 옷과 농기구, 심지어 집을 지어 살기도 했다.

흔히 짚이라 하면 많은 사람들이 볏짚을 떠올리지만 벼를 포함한 밀, 보리, 수수 등에서 곡식알을 제거하고 남은 줄기와 잎은 모두 짚으로 분류된다. 볏짚은 보온성과 탄력, 인장력 등이 좋아 각종 생활용구나 건축재로 쓰이기에 적합해 초가지붕이나 둥구미, 짚신, 삼태기 등의 제작에 많이 사용됐다.

또 짚처럼 일부러 재배하지 않아도 산과 들에서 저절로 자라난 풀은 각각의 성질에 따라 다양하게 이용됐다. 때문에 짚과 풀 중 어느 것이 더 많이 쓰였고, 어느 것이 더 유용했는지 판단하기 힘들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짚·풀 만큼 우리 조상들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했던 자연이 준 선물은 없었다는 것이다.

전통사회는 거의 모든 것들이 짚·풀을 재료로 유지됐다. 가축의 축사는 물론 비올 때 입던 도롱이, 멍석과 둥구미, 바구니와 키, 수세미와 두트레방석 등 짚·풀이 없었다면 일상생활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

이렇듯 짚·풀문화는 전통의 맥을 놓치지 않으려는 인 관장의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의 아스라한 기억과 추억 속에 그대로 묻히고 말았을지도 모를 우리의 소중한 문화 중 하나다.

멍석, 가마니, 삼태기, 조리, 광주리, 망태, 짚신, 도롱이(띠로 만든 비옷) 등 본관 지하 1층에는 짚이나 풀로 만든 전통 생활용품이 용도별, 재료별로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짚으로 만든 개집, 암탉이 알을 품던 닭둥우리, 소의 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겼던 쇠신도 있다.

지상 1층 전시장의 주요 전시물은 현대의 짚공예품. 쥐나 소를 포함해 12지신을 모두 짚공예로 재탄생시켰고 기와집이나 장승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이 박물관의 가장 큰 특징은 한옥관에서 열리는 짚풀 문화 체험이다. 참가자는 강사의 지도에 따라 볏짚으로 물고기, 여치집, 짚뱀, 달걀꾸러미를 만들 수 있다.

한옥관에서 열리는 ‘교과서에 나오는 전통 유물전’은 어린이에게 인기가 많다. 등잔, 소고, 죽부인, 인두, 토시, 패랭이, 설피, 뒤웅박 등 교과서에 나오는 물건을 정리해 놓았다.

150m² 내외 크기의 한옥 마당에서는 흙을 밟으며 줄다리기, 줄넘기, 짚공차기, 땅따먹기를 할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 2가 8-4 우)110-522

◇전화번호: 02-743-8787, 홈페이지(www.zipul.co.kr)

◇개장시간: 11월~2월:10:00 ~ 17:30 (16:00까지 입장), 3월~10월:10:00 ~ 17:30 ( 16:30까지 입장)

◇입장료: 성인 3000원, 유치원,초,중,고생 2000원, 65세이상 2000원 (20인이상 단체 1000원씩 할인)

◇휴일: 매주 월요일, 신정, 설날, 추석, 공휴일 이튿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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