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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 동탄신도시의 꿈

 

경기도 화성시 제1동탄 신도시에 주민들의 입주가 속속 이루어지고 있다. 싸늘한 콘크리트건물들과 잘 구획되어 포장된 도로만이 휑하니 놓여있던 도시에 점점 사람들의 숨결이 돈다. 낮시간이면 도로에는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주부들의 발걸음이 부산하고, 상가건물 식당가엔 손님들이 점점 늘어나고, 학원이나 태권도장 등이 들어선 건물 주위에는 초등학생들이 깔깔거리며 장난치는 모습이 많아졌다. 겉으로 드러난 동탄신도시는 감각적으로 잘 설계된 도시구조와 더불어 신도시의 희망찬 모습으로 다가온다.

동탄신도시는 우리나라 신도시 역사에서 흔히 2기 신도시로 분류된다. 판교, 광교, 파주 교하 등지와 비슷한 시기에 기획되었다. 2기 신도시 중에서도 동탄은 여러 모로 뛰어난 입지적인 조건과 특징을 가지고 있다. 동탄 신도시는 서울외곽순환도로를 중심으로 설계된 1기 신도시보다 훨씬 아래에 위치한다. 영동고속도로보다 남쪽에 위치하므로 분당, 수지와 같이 서울의 베드타운 역할을 하기에는 좀 먼 편이다. 이러한 동탄의 입지적인 조건이 오히려 신도시로서 동탄의 특징과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동탄은 다른 신도시에 비해서 서울로부터의 심리적인 거리감이 느껴지지만 현재의 및 미래의 광역교통망 측면에서 보자면 핵심적인 위치에 소재하고 있다. 현재 경부고속도로를 끼고 있고, 영동고속도로와 평택-삼척간 고속도로와는 10분 내로 진입할 수 있으며, 서부 및 동부 경기를 30분내에 이어줄 제2기 외곽순환도로가 바로 신도시를 지나간다.

 

뿐만 아니라 각 광역교통망을 이어주는 지방간선도로망도 완전히 새롭게 설계되고 구축되고 있다. 제2기 동탄신도시 설계에서는 경부고속도로의 상당구간을 지하화하고 그 지상을 녹지공원으로 조성하는 안까지 구체화되고 있다고 한다. 다른 한편으로, 동탄은 주식회사 삼성전자라는 세계적인 대기업과 협력업체 및 여타 중소기업들이 밀집한 곳이기도 하다. 흔히 삼성전자는 수원이라는 대도시에 소재한 것으로 인식되지만, 사실은 동탄신도시와 접면하고 있고 또한 신도시 한가운데에 삼성전자의 확장부지가 엄청난 규모로 자리잡고 있다. 즉 동탄은 단순한 베드타운이나 소비의 도시가 아니라 생산의 도시이기도 한 것이다.

동탄은 서울에서 출퇴근하기에 심리적인 거리감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자족적인 신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을 배태하고 있고, 위와 같은 각 조건들은 그 가능성의 담보들이다. 동탄에 입주하는 주민들은 이러한 신도시의 여건을 보고 동탄에서 성공인생의 새로운 꿈을 꾸며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동탄신도시의 이러한 뛰어난 조건과 주민들의 부푼 꿈에도 불과하고 2008년 연말을 맞이하여 한편으로 우려스럽고 두려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올해 7월경 필자는 동탄신도시 내에 분사무소 개설을 위해 사무실을 구하다가 깜짝 놀랐다. 동탄신도시 내 상가의 임대료를 알아보니 필자가 소속된 법인이 소재한 서울 서초동의 임대료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었다. 지역의 부동산 전문가들한테 물어보니, 애초 상가 소유권 분양 당시 워낙 분양가가 높게 책정되어 소유자들이 임대료를 내리기가 힘든 상황이란 설명이었다. 더군다나 최근 전국적인 아파트 미분양사태와 집값하락이 동탄신도시라고 피해가지 않았다.

이렇게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현상은 곧 동탄신도시의 상권활성화가 만만치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실제 동탄신도시 중심권 내 상가들의 입주율이 떨어지고 있고, 심지어 입주했다가 영업이 잘 되지 않아 문을 닫는 곳도 속출하고 있음을 목격하게 된다. 신도시 내 자산의 가치하락과 상권의 침체는 곧 도시의 활기를 떨어뜨린다. 나아가 도시의 품격과 가치가 결코 도시공학적인 구조와 경제활동만이 아니라 주민들의 문화적인 자족감과 자부심에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도시 내 경제활동의 침체는 결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투자의욕을 떨어뜨리지나 않을까 우려스럽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제적인 금융위기와 이에 영향받은 국내의 경기침체로 이어지고 있으니, 동탄신도시에 입주하는 주민들의 밝은 표정과 꿈의 이면에는 가슴 무거운 우려와 불안이 교차하고 있을 것이다. 2008년 한 해는 나라 전체에 여러 모로 우울하고 힘든 일들이 많았고, 내년의 전망도 대부분 그리 밝지 못한 듯하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동탄의 입지적인 조건과 객관적인 토대들은 장기적으로 동탄신도시가 결국 경기 남부의 핵심적이고 강력한 신도시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서민들의 불안과 고통이 심히 우려가 되는 2008년 세모이지만, 긴 호흡으로 역경을 이겨내고 희망을 키워가기를 바랄뿐이다. 2008년말 동탄신도시의 꿈은 현재형은 아니라 할지라도 미래형이라고 확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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