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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탐방] 파주 ‘영집궁시박물관’

무형문화재 제47호 궁시장 유영기씨 국내 최초 설립
삼국시대~조선·동서양 활·화살 등 전시 볼거리 다양
놀토엔 부모님 손잡고 ‘방태기활’ 만들기 체험 고고

 

 

‘10점만점에 10점’ 역시 고구려 후예들

박물관을 들어서면 박물관건물에 앞서 먼저 보이는 풍경이 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줄지어 활터에 올라 과녁을 향해 활을 쏘는 모습이 먼저 들어온다. 박물관의 전시관을 들러본 관람객이면 누구나 활터에 올라 활 쏘는 자세를 배우고 직접 쏴보는 체험을 경험할 수 있는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영집궁시박물관을 찾았다. <편집자주>

한국의 활쏘기에는 여러 가지 기본자세가 있다. 발의 모양과 몸의 자세 그리고 활을 잡는 손과 활시위를 당기는 동작들, 그러나 이 모든 자세와 동작들이 흔히 우리가 알고 있던 또는 양궁이나 사극드라마의 대중매체를 통해보는 그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시위를 당기는 손 과녁을 향해 서는 몸, 이처럼 우리에게 매우 친근하게 느껴져서 잘 알고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은 이 활터에 들어서며 착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처럼 우리 곁에 가까운 듯 멀리 있는 것이 한국의 전통활쏘기문화이다.

‘영집궁시’라는 이름마저 매우 생경스러운 이 박물관은 대를 이어 가업으로 전통화살장인의 길을 걸어온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重要無形文化財) 제47호 궁시장(弓矢匠) 유영기(劉永基) 보유자가 설립한 국내 최초의 활 화살 전문박물관으로 영집(楹集)은 그의 아호(雅號)를 따르고 궁(弓)은 활을 시(矢)는 화살을 뜻하는 것이니 활과 화살을 다루는 전문박물관으로 2000년에 세워졌다.

70~80년대에 들어서며 한국의 전통 활쏘기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장인의 손길을 거쳐 한 개 두 개 만들어지던 전통기법의 제작방식에서 신소재의 화학제품의 활화살이 공장에서부터 대량생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게 등장한 활과 화살들로 전통의 궁시(弓矢)는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며 존폐여부를 살펴야 할 정도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게 됐다. 이것은 평생 전통화살을 제작하며 살아온 장인에게는 반드시 지켜내야 할 과제로 남게 되었으며 일반인들에게는 물론 활 쏘는 사람들에게 까지 생소해진 활, 화살을 지키고 알리기 위해서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박물관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2001년 ‘개관특별전’을 시작으로 ‘활 동서양의 만남’, ‘전통 쇠뇌쏘기 시연’, ‘미술관 옆 박물관’ 연합전, ‘2006 활내기’, ‘활과 화살의 만남’, ‘이무기 여의주을 물다’. ‘세계 민족궁대회 전통무기 시연’, ‘박물관, 미술관에서의 행복한 하루’ 연합전, ‘영집 유영기전’ 등의 특별전과 시연회를 개최하고 참여했으며, 2008년에는 ‘세계 전통활, 화살 어제와 오늘’이라는 20여 개국의 활과 화살 그리고 활쏘기에 필요한 용품들을 전시하는 특별기획전과 ‘2008 영집선생 공개행사’등의 다양한 전시를 열고 있다.

전시실에는 각종의 활과 화살이 전시돼 있다. 중앙에 위치해 앞뒤로 전시된 한국관에는 한국의 활과 화살 그리고 활쏘기에 필요한 장비들이 전시돼 있는데 독특한 한국의 화살들은 관람객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 중 20~30cm 정도의 작은 화살은 크기와 모양이 앙증맞다 할 정도로 작아서 ‘아기살’이라는 표현이 꽤 어울리는 듯 하지만 성능이 매우 뛰어나서 외국에게 절대 알려져서는 안 되는 비밀병기였다. 우리가 흔히 어떤 사물이나 현상이 시작되어 나온 맨 처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알려진 ‘효시(嚆矢)’가 원래는 쏘면 소리가 나는 화살이었으며 전쟁에서 지휘관이 제일 먼저 쏘아 전쟁을 알리는 용도로 사용되던 화살의 이름이라는 것이라는 설명으로 이어지면 우리에게 이렇게 다양한 화살들이 존재 했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게 된다.

이어 요즈음 영화로 방영되어 화제가 되었던 로켓화살인 신기전과 100발의 신기전을 발사 할 수 있는 화차, 그리고 사정거리가 2km에 이르렀다는 5m를 넘는 장대한 대신기전이라는 화살까지 삼국시대로부터 조선에 이르는 다양한 화살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중앙 전시대의 양옆에는 각각 동양과 서양의 활과 화살이 같이 비교 되어 있어 동서양의 활과 화살을 동시에 비교해 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로운 볼거리이다. 동양관에는 세계에서 제일 긴 활이라는 일본의 활, 화살과 중국 페르시아 인도 등의 활, 화살을 서양관에서는 영국장궁과 인디언 아프리카 등의 궁시를 전시했다.

전시관의 오른쪽에 마련된 작은 건물은 원래는 인간문화재인 관장과 전승자들이 화살을 제작하는 공방이지만 매월 두 번째와 네 번째 토요일에는 부모님의 손을 잡고 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들의 차지가 된다.

박물관에서 마련하는 활, 화살만들기 체험에 참여하는 어린이들로 경기도 북부지역에서 전승되어오던 일명 ‘방태기활’이라는 대나무활과 화살을 제작하기 위해 모여드는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직접 활과 화살은 만들고 쏴보고 가져가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로 각자 활과 화살을 손에 쥐고 활터에 올라 과녁을 향해 힘차게 화살을 쏘아 보며 마치 고구려의 무사가 된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된다.

◇주소: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242-5 우) 413-841

◇전화번호: 031-944-6800, 홈페이지(www.arrow.or.kr)

◇개장시간: 4월~9월:10:00 ~ 18:00 (17:00까지 입장), 10월~3월:10:00 ~ 17:00 ( 16:00까지 입장)

◇입장료: 성인 2000원, 초,중,고생 1500원 유치원,초등학생 1000원, (30인이상 단체 20% 할인)

◇휴일: 매주 월요일, 신정, 설날,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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