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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 우주 주권과 고흥 나로도우주센터 의미

5월경 과학기술 위성 발사
세계 13번째 자체적 발사

 

바다가 땅을 둘러싸다 밑동 터 놓은 고흥반도, 고려시대 한 임금님의 세숫대야에 비춰진 금강산 같은 여덟 개 봉우리가 솟아난 팔영산 아래 외나로도우주센터에서 인공위성 발사를 꿈꾸고 있다. 팔영산 정상에서 바다를 향해 초등학교 교가를 부른다. 눈 크게 뜨고 보면 영국 해군이 최초 침입했던 거금도 적태봉 바닷바람이 봉우리를 맴돌면서 후세에 전한다.

소록도를 요한바오로 2세가 찾았던 그 곳 석화 김 바지락 돔 농어 참복이 놀고 논밭에 밤이슬이 매일 내리는 고흥(高興)은 ‘하늘로 인해 흥하는 곳’ 이다.

우리는 로켓을 이용하여 인공위성을 우주공간으로 발사 할 나로우주센터의 두뇌에 해당하는 ‘발사관제소(LCC)’와 ‘발사지휘소(MDC)’를 만들었다. 우주발사체 발사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최초 추력을 내는 1단 로켓엔진을 점화시켜 제대로 날아가게 하는 것이다.

오는 5~6월께 과학기술위성을 실은 KSLV-1은 시뻘건 불을 뿜으며 하늘로 솟아오른다. 발사 후 25초 동안 수직 900m까지 치솟고, 발사 225초 뒤에는 위성을 감싸고 있는 로켓 끝 보호 덮개인 노즈 페어링이 분리된다. 발사대에서 솟아오른 지 40여 분이 지나면 과학기술위성2호는 지구 저궤도에 안착한다.

별에서 내려오는 꽃비 해풍을 받으며 자라는 유자나무 고흥반도가 연노랑으로 일렁거린다.

팔영산 봉우리에 박힌 쇠말뚝 일제강점기를 빼내자 꽃들이 머무는 자리가 넓어지고 고조할머니 무덤가에 하얀 민들레 핀다. 능가사 금탑사 묵중한 범종 소리가 조우하는 데에 동자삼(蔘) 모여 있다는 전설 따라가면 동백이 활짝 반긴다.

염소가 매여 있는 밭을 홀씨처럼 다녀간 할아버지 흰 옷을 입은 할아버지들이 밑동으로 땅을 흩뿌려 놓았다던 다도해, 철새가 머물다 가는 무인도를 지나가던 바닷바람이 전하는 고흥. 태초부터 억만년 오천년 대대로 우리의 허리를 휘감고 흘러, 흘러 나라를 지키던 이순신 장군의 싸움터 그곳에서 한국 우주 주권(主權)이 펼쳐진다.

고흥 나로도우주센터 주요 시설은 우주발사체 발사대, 발사와 관련된 모든 통제 시설이 집약된 통제센터, 발사 후 각종 데이터를 수신하는 추적레이더 및 원격자료 수신 시설, 기상 관측 시설, 광학 추적 시설, 단별 조립동, 고체모터동, 위성시험동 가동하고 있다. 그 밖에 전시실·박물관·영상관·야외전시장 등으로 이루어진 우주체험관과 프레스센터 등이 들어서 손님을 맞이 할 준비를 하고 있다.

KSLV-1의 1단부와 상단부(2단로켓 및 위성탑재부) 결합작업을 하고 있다. KSLV-1은 국내 연구진이 독자 개발 중인 상단부와 러시아와 공동 개발 중인 1단부로 나뉘며 전체길이가 3m, 지름 2.9m, 총중량은 140t에 이른다.

발사체 최종 조립 및 기능 점검, 위성의 최종 조립 및 점검, 발사 준비 및 발사, 비행안전 관리 및 통제, 비행상태 데이터 원격 측정, 발사기술 관련 계측기술 개발, 로켓엔진 개발 시험 및 발사 관련 성능 시험 등으로 올해 우주센터가 완공되면 한국은 세계에서 13번째로 자체적으로 발사장을 보유하는 나라가 된다. 이는 발사장을 갖추지 못해 외국에 비싼 외화를 지불하고 외국 발사장에서 한국 위성을 발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뜻하는 동시에, 한국도 명실공히 우주개발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선다는 것을 뜻한다. 우주센터는 완공 후 첫 임무로 100㎏급 소형 인공위성인 과학기술위성 2호를 지구 저궤도로 쏘아올리는 일을 수행한다.

지금 세계는 치열한 우주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고흥 나로도우주센터에 관광객이나 수학여행 등으로 북새통일 것만 같았는데 날짐승들만 바다 별 가까운 곳으로 날고 있었다.

한반도에서 우리 기술로 발사되는 첫 로켓인 소형위성발사체(KSLV-I)를 우주로 쏘아 올리려면 국민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

한반도(韓半島)닮아서 문고리처럼 붙어 있는 고흥, 팔영산 적취봉에 비와 눈이 내린다. 일월의 삼지닥나무가 솥을 걸고 솟아 있다. 새까만 싸움 게 되어 밀려오던 왜놈들을 거북선 열두 척으로 삼백 척을 무찔렀거니, 이제 또 독도 지도와 교과서 들고 한반도를 넘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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