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안병현칼럼] 삼성의 결단만 남았다

 

최근 만나본 쌍용차 관계자는 사내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회사 내부 사정상 2월까지는 어떻게 든지 버틸 수 있겠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쌍용차 직원들은 내심 쌍용차를 삼성에서 인수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렇게 된다면 쌍용차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움 할 수 있다” 쌍용차 직원들은 삼성이 자신들을 살려줄 구세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쌍용차는 지금 법정관리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법정관리를 통해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을 받아 살아 남느냐, 아니면 지구상에서 아예 없어지느냐하는 문제는 이제 법원의 판단에 맡겨져 있다. 삼성의 자동차 산업 진출설이 요즘들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의 자동차업계 진출은 쌍용차 법정관리 신청과 GM대우의 유동성 위기와 맞물려 자동차 업계의 판도를 변화시킬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현대·기아차 - 삼성차 ‘2강 체제’ 의 변화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쌍용자동차의 법정관리와 관련해 청와대가 삼성그룹의 자동차산업 진출을 내심 바라고 있다고 한 경제신문이 보도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하지만 삼성이 자동차산업에 진출한다면 이를 허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언론은 또 삼성그룹이 쌍용자동차의 법정관리에 따른 정치적 부담과 현대·기아차의 독주에 따른 자동차산업 경쟁력 약화 등을 해소할 수 있는 빅카드라고 분석하고 있다.

고급차의 명성으로 베스트셀러 카를 만들어온 쌍용차 공장은 평택에 있다. 대주주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차 법정관리 신청으로 쌍용차는 벼랑끝에 몰렸다. 쌍용차 평택공장의 직원은 5000여명, 협력업체 직원도 2000명 쯤 된다. 1차 협력업체 250여개와 1만개 가까운 2·3차 협력업체도 있다. 공장이 문을 닫으면 7000명의 직원은 실업자로 전락하고, 협력업체들은 줄도산할 수밖에 없다. 쌍용차와 직접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만도 평택시 인구의 15%나 된다. 평택지역 경제가 신음하고 있다.

쌍용차 판매대리점 협의회에 따르면 쌍용차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 9일 이후 전국 146개 쌍용차 판매대리점에는 자동차 구매 상담문의나 내방객이 ‘뚝’ 끊겼다. 지난해 12월말 전국에 운영중인 146개 판매대리점에서 하루평균 150~200대 팔리던 쌍용차가 법정관리 신청 사흘 뒤인 지난 12일엔 전국에서 50여 대가 팔리는데 그쳤다. 일선 영업소의 경우 평상시 하루 5통의 전화문의가 오고 4~7명의 고객들이 영업소를 찾아 구매견적을 받아갔으나 9일 이후 전무한 실정이다.

삼성은 자동차와 관련해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 95년 삼성자동차 설립이후 삼성차는 법정관리를 거쳐 프랑스 르노사에 넘어가는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자동차에 관한한 이건희 전 삼성회장의 열정은 유명하다.

“정비 차고에서 자동차를 분해하고, 재조립할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다” 고 말하는 삼성그룹 임원도 있다. 독일 출장때는 아우토반(고속도로)에서 벤츠, BMW, 페라리, 포르셰를 타고 최대 속도까지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고, 차량의 성능을 시험했다는 일화도 삼성에서는 자주 들렸다.

삼성차 설립당시 이 전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가 자동차를 잘 안다고 자동차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자동차는 10년후 20년후에도 삼성이 먹고 살 사업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앞으로 5∼6년동안 10조원을 자동차에 투자해도 이익은 거의 안 날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 자동차산업 발전을 위해 10조원을 기부한다는 자세로 사업을 시작합니다”

쌍용차의 삼성 인수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장선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은 “쌍용자동차 회생의 관건은 자체 구조적 문제 정리”라고 지적했다. 원유철 국회의원, 송명호 평택시장 등 20여명이 참석한 ‘쌍용자동차 법정관리 회생 및 민생안정을 위한 긴급 대책회의’에서 였다. 쌍용차 회생의 전제조건이 뼈를 깍는 구조적 문제정리라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쌍용차와 GM대우까지 M&A(인수합병) 시장에 나올 경우, 그리고 삼성이 의지를 보인다면 현대.기아차와 쌍용차와 GM대우, 르노삼성을 한데묶는 삼성차그룹으로 2강체제로의 재편이 점쳐지고 있는 요즘이다. 현재 삼성그룹은 계열사인 삼성카드를 통해 르노삼성의 지분 19.9%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은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을 재편해 새 성장동력을 자동차에서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기로에선 쌍용차의 미래는 삼성의 결단만 남겨 놓고 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