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양돈 사육 규모는 190여만 두로 전국 양돈산업의 20%를 점유하며 풍부한 양돈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도내 양돈 사업은 소비자에게 어필할만한 제대로 된 브랜드 돈육이 없었던 것이 취약한 부분으로 지적 받아왔다.

이에 따라 경기도 양돈연구회는 지난 2002년 경기도농원기술원의 기술과 자금을 지원받아 국내·외 경쟁력 확보와 고품질 돼지고기 산업화를 위한 경기도 돈육 브랜드 ‘아이포크’를 개발해 생산을 시작했다. 아이포크는 도내 전업 양돈 600여 농가들 중 참여희망 54농가를 엄격한 기준으로 선발해 아이포크 농가 전용 사료생산을 통한 단일체계구축, 전국 최초 리콜 서비스 도입, 관내 대학과 연계 생산기술 보급 등 전문화된 생산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아이포크의 AB등급 출현률은 지난 2004년 79.2%에서 2006년 83.2%, 2008년에는 85%로 상승했고 출하물량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특히 경제적인 효과는 더욱 커 지난 2004년 23억원의 매출액에서 2006년 130억원, 2008년 150억원으로 급상승해 매년 30~40%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고품질 돈육생산의 산업화는 농가 소득증대로 이어져 농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균일한 품질유지 시스템 구축, 소비자 신뢰 얻어

사업 초기 경기도 양돈연구회는 균일한 품질유지가 브랜드육 사업의 필수라는 것을 깨닫고 품종 표준화를 실행하기 위해 모돈(어미돼지)을 백색계로 일원화시켰다.

또 사양관리 표준화를 위해 수원축협 안산사료공장으로부터 아이포크 전용 사료를 OEM(주문자생산) 방식으로 생산해 사료공급의 단일체계를 구축했다. 이는 사료 구입비를 15%나 절감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사양관리 표준화 등 충분한 인프라를 확보한 양돈연구회는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먼저 생산자 실명제도를 도입해 시중으로 출하되는 아이포크 각 제품 포장마다 생산농가와 생산자의 실명을 기록하고 문제 발생 시 즉시 반납할 수 있는 리콜 서비스를 전국 처음으로 도입·운영했다.

이어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 접수가 3차례 접수되면 해당 농가가 자동적으로 회원에서 탈퇴되고 다시 회원에 재가입하려면 6개월의 유예기간이 필요한 일명 ‘삼진아웃제’를 실시했다.

경기도 양돈연구회 관계자는 “회원 가입을 희망하던 한 농가는 막상 까다로운 회원 가입절차를 제시받고 ‘난 못하겠다’며 손사래를 쳤을 정도”라며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이같이 엄격한 브랜드 품질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양돈기술 전수 등 양돈농가 전문화 기틀 마련

새로운 양돈기술 습득 및 외국의 우수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도 엄격한 품질관리 못지않게 중요하지만 일반 농가에서는 이러한 요소을 충족시키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를 위해선 전문기관이나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한데, 경기도농업기술원이 농가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새기술보급과 시범사업 지원 등을 통해 양돈 농가의 전문화에 큰 힘을 보탰다.

또 관내 대학 교수진들과 축산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기도 양돈특화사업단과 연계해 고품질 돈육 생산을 위한 생산기술보급과 규격돈 생산을 위한 종돈개량, 농가의 질병관리 및 사육단계별 HACCP적용은 물론 전문 유통업체을 통한 유통조직확산과 농가 컨설팅을 세부과제로 양돈농가를 현장지도 함으로써 새로운 브랜드육을 탄생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농기원은 2004년부터 회원들을 매년 일본, 독일, 네덜란드 등 외국의 우수 브랜드 돈육에 대한 벤치마킹을 실시하는 등 고품질 돈육생산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데 일조를 했다.

이에 따라 농업기술지원을 주목적으로 하는 농업기술원과 일선 농민들이 협조를 통해 이상적인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상급 정수된 물만 먹인 돼지, 냄새와 맛이 다르다

냄새없는 고품질의 돈육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깨끗한 물을 돼지에게 공급해 주는 것이 필수다.

때문에 농가의 정수시설 설치를 위한 지원 예산이 필요했지만 예산부서에서 난색을 표명해 이를 설득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하지만 농업기술원의 끈질긴 설득 긑에 위생적인 시설환경을 갖추어 주는 것이 결국은 소비자들인 도민들의 이익이 된다는 결론을 도출, 예산을 세워 농가에 지원하기에 이르렀다.

돼지들이 마시는 식수로는 최상급의 정수된 물만이 공급된다. 회원들이 대부분 영세한 데도 불구하고 각 농가에는 1000여만원을 호가하는 정수 시설이 설치돼 있다.

지하 150m를 뚫어 암반수를 공급하는 회원도 있다. 보통 물의 경도가 300㎎/ℓ(as CaCO₃)이면 식수로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곳 농가들이 돼지에게 먹이는 식수의 경도는 40㎎/ℓ 이하니 관리의 철저함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철저함은 돼지고기에서 나오는 미세한 냄새와 맛의 차이가 사실은 돼지들이 먹는 식수나 먹이의 성분 차이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는 회원농가들의 오랜 연구 경험에서 나온 산물인 것이다.

◆일반돈육과 차별화된 웰빙 포크

철저한 브랜드 관리를 통해 출하되는 아이포크 돼지고기는 품질 인증을 위해 돈육을 한국식품개발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았다.

아이포크는 순수 한방 무항생제 사료를 사용해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하며 돼지 냄새가 거의 나질 않는다. 또 칼로리와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일반 돼지보다 낮고 DHA 성분이 일반 돼지고기보다 2배 이상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웰빙포크로 인정받고 있는 아이포크는 현재 농협 하나로클럽을 비롯한 전국 130여개의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유통망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육가공 공장 건립으로 생산품목 다각화”       ▲ 김종필 경기양돈연구회 회장 “올해 숙원 사업인 육가공 공장을 건립을 통해 생산의 다각화를 확보해 소비자에게는 양질의 가공식품공급을 제공하고 농가들에게는 소득원의 확대에 더욱 힘쓸 것입니다.” 경기도 명품 돈육 브랜드 ‘아이포크’를 개발한 경기도 양돈연구회 김종필 회장은 올해 아이포크의 계획 및 목표를 이같이 밝혔다. 최근 경제불황에 따른 소비심리위축과 밀려드는 수입 돼지고기의 저가전략에 따라 아이포크 생산농가들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실제 수입 돈육 가격은 1㎏당 7000~8000원에 불과하지만 아이포크는 1㎏당 12000원 정도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판매돼 경제 불황을 맞은 소비자들의 수용가격을 더욱 하락시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가격 차이는 저가 수입돈육과 아이포크와가 질적으로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이면적으로 보여준다. 김종필 회장은 “아이포크 가격이 비교적 높은 이유는 생산 전략의 차이로 수입 돈육과 같은 항생제 투여 돼지는 생존율이 90% 이상인 반면 항상제를 투여하지 않는 아이포크 돼지는 생존율이 60%이하로 떨어진다”며 “이는 농민들의 땀에 대한 댓가에 비하면 낮은 가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철저한 위생관리를 위해 정수된 물만 돼지에게 먹이고 사육단계별 HACCP적용하는 등 아이포크는 품질면에서는 최고 라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뒷바침하듯 아이포크는 한국식품개발연구원 분석결과, 칼로리와 콜레스테롤 함유 등은 낮은 반면 DHA 등의 성분은 2배이상 높게 나왔다. 특히 지난 2006년에는 세계농업기술상을 수상해 도내 양돈 사육에 대한 높은 명성을 얻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올해 5월 화성시 정남에 건립예정인 아이포크 육가공 공장이 사업을 시작하면 발효햄 등 생산품목이 다각화돼 아이포크의 시장은 더욱 확대·발전될 것”이라면서 “소비자와 농민들을 위한 세계 최고의 돈육 브랜드가 되기 위해 더욱 전진하겠다”고 힘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