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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사이코패스의 공범

 

요즈음 일간지 사회면의 기사는 희대의 흉악범에 대한 수사 상황이 지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까지 들어보지 못한 전문적인 의학용어까지 동원되고 있다. 사이코패스(Psychopathy:정신병질자)라는 개념이다.

사이코패스는 특정한 상황에 대해서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 일종의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로서 다른 사람과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타인의 고통이나 슬픔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선천적인 전두엽의 이상으로 발생된다고 알려져 있으나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19세기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 필리프 피넬(Phillippe Pinel)이 사이코패스 증상에 대해 최초로 저술했으며, 독일의 심리학자 슈나이더에 의해 처음으로 일반에게 소개됐다

사이코패시의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학자들의 다양한 주장과 견해가 있다.

로버트 헤어 박사는 사이코패스는 선천적 특성을 타고나지만 그 발현 양상은 후천적인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이코패스의 성격 특성은 타고나는 것으로서 치료도 개선도 거의 불가능하지만, 그들이 모두 살인자나 사기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이코패시를 가진 사람이 부모형제나 친구들 같은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일상화된 폭력을 접하며 자랄 경우에는 성장 후 폭력 성향이 강한 심각한 범죄자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정상적인 가정에서 안정된 보살핌을 받고 자라는 경우에는 다소 인간성이 나쁘다는 평판을 듣기는 해도 평범한 사회생활을 할 수도 있다.

물론 자기 자신의 욕망을 위해 주변 사람들을 끊임없이 괴롭히기는 하겠지만 자신의 욕구를 법이나 사회적 제재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면에서 후천적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현대사회의 가족적 해체 문제라든가 약물이나 알코올 남용으로 인한 아동 학대와 같은 문제 등은 사이코패스를 연쇄살인범이나 지능사기범 등으로 유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이혼한 부모가 아무리 노력해도 완벽한 부모의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

제때 받아야 할 도움을 받지 못한 아이들은 심리적 편향을 갖게 되며 이러한 문제는 선천적 결함을 촉발시켜 이상행동을 유발할 것이다.

또한 부모가 약물이나 알코올 중독으로 상습적 폭력과 학대를 일삼게 된다면 이러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심각한 심리적 상처를 갖게 되고, 선천적 결함과 결합된다면 심각한 심리적 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게 될 것이다.

사이코패시가 유전적 특성을 갖는다면 과거에도 분명히 사이코패스가 존재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에서 유독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와 연관된 사이코패스가 많이 나타나는 것은 산업사회의 발전에 따른 물질적 풍요가 가족과 인간관계를 더욱 각박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이코패스의 치료가 불가능에 가까운 이유는 그들 스스로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인정하지도 않는다는데 있다.

그러므로 사이코패스의 치료는 기존의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전제로 하고 있는 인간의 양심에 호소하는 방법으로는 전혀 효과를 볼 수 없다고 알려져 있다.

사이코패스만을 위한 맞춤형 심리치료 프로그램은 그들의 양심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반사회적인 행동을 통해서는 그들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닫게 하고, 그들의 욕구를 다른 방식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발견하게 하여야 한다.

이러한 교육은 어려서부터 교육 현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타인에 대한 반사회적 행동이 옳지 않고 이러한 행동을 하게 되면 분명한 제재가 가해짐을 인지하게 되면 사회 내에서 생활하기 위한 최소한의 행동양식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몇 십 년 후의 흉악범의 탄생을 교육을 통하여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오직 승자만이 살아남는 현대의 무한 경쟁사회에서 사이코패스는 성격장애자가 아니라 생존에 적합하게, 하지만 너무 앞서 진화한 미래형 인간유형일지도 모른다. 오직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고 다른 사람의 고통과 슬픔을 외면한다면 우리들은 사이코패스의 피해자이기 이전에 그들의 공범일 수밖에 없다.

교육과 사회인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사이코패스 유전자는 후세로 대물림될 것이며, 미래는 무서운 세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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