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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장일품먹거리] 18. 용인 양록목장 천리원

양록목장 ‘천리원’ 사슴·흑염소등 1700두 사육
육가공·한방생녹용 브랜드화·유통구조 대형화
세계 녹용 80% 소비 비전…양록업 산업화 선도

 

 

 

 

사슴아! 사슴아! 뭐먹고 그리 고와졌니~ 호수 같은 눈망울·우뚝 솟은 뿔·매끈한 다리

사슴이라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고기보다는 사슴뿔인 녹용(鹿茸)을 연상한다. 녹용은 겨울동안 떨어져 나간 사슴 뿔이 봄에 새로 나기 시작해서 딱딱하기 전에 자른 것으로 부드러운 털로 덮여 있고 혈관이 많이 들어 있으며 칼슘이 풍부해 인삼과 더불어 최고의 보약으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녹용뿐 아니라 사슴의 피와 고기도 매우 좋은 강장제로 취급된다.

 

특히 네 발 달린 짐승고기중 유일하게 100% 알칼리성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웰빙푸드인 사슴고기는 야채를 곁들일 필요가 없고 동물성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어 유럽의 고급 음식점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러한 사슴을 사육하는 양록업종의 국내시장은 전국에 약 1만여 농가들이 종사하고 있다.

 

이중 도내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에 자리잡은 양록 목장 ‘천리원’(대표 박철호)은 국내 최대 규모인 사슴 200여두를 비롯 흑염소 1500여두 등 모두 1700여 두를 사육하고 있다. 특히 천리원은 사슴 전용 한방사료배합기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슴육가공 및 한방생녹용 브랜드화에 성공해 사슴고기와 녹용의 산업화에 선도경영을 펼치고 있다.

사슴고기 식용의 유래

사슴고기는 고기잡이와 사냥을 중요한 식품 획득의 수단으로 삼았던 구석기 시대부터 식용됐다.

고대 중국의 ‘주례’에는 궁중의 식용으로 쓰는 육수(六獸)에 사슴과 노루가 들어 있고 ‘예기’에는 사슴고기로 포(脯)를 만들고 팔진요리(八珍料理)에도 사슴고기를 쓴다고 나와 있다.

특히 고대 한(漢)나라의 고조 유방(劉邦)이 사슴고기를 즐겨 먹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강력한 라이벌 이었던 초(楚)나라의 패왕 항우(項羽)와의 치열한 사움에서 마침내 승리를 거둔 유방은 특히 사슴고기의 위(胃)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그는 여러 적들과 싸우기 위해 출전할 때에는 꼭 사슴고기를 먹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하면 싸움터에서 반드시 승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고구려 시대의 무용총 벽화 등에 사슴을 사냥하는 말을 탄 무사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걸 보면 아주 오래 전부터 사슴고기를 즐겨 먹었음을 알 수 있다.

천리원, 국내 양록업의 산업화 이끌어

우리나라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1%가 못되지만 세계 녹용시장의 80%가량을 소비한다. 국내에서 수입되는 70-80%는 뉴질랜드산이며 사슴고기도 대부분 뉴질랜드에서 수입된다.

이렇듯 국내 양록업 시장은 여락하다. 하지만 도내 양록 목장인 천리원은 사슴 고급육 생산과 녹용 브랜드화로 경쟁력을 확보했단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철리원은 도내 농업기술원에서 받은 교육을 바탕으로 사슴 전용 사료재합기, 목장의 자동급수시설, 사슴 보정틀 등을 개발해 신사육기술을 실용화시켰다.

또 경기지역을 비롯 서울, 부산, 대구 등지에 사무소를 개설 등 유통구조의 대형화와 100여 곳이 넘는 직영농가들과의 연계사업 등으로 양록업의 산업화를 이끌고 있다.

경기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도내에 위치한 천리원은 이미 양록업종에서는 선구자로 통한다”며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양록시장의 산업화와 활성화를 위해 전문 브랜드를 도입하는 등 가장 선도경영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녹용은 건강한 피부유지, 사슴고기는 고단백 저칼로리 별미

전통적으로 녹혈은 녹용과 함께 최고의 보약으로 손꼽혀 왔다. 녹용으로 쓰이는 사슴 뿔을 절단할 때 나오는 피인 녹혈에는 철분, 칼륨 등은 물론 미량의 광물성 성분이 풍부하고 특히 조혈작용을 담당하는 성분인 혈청철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녹용은 피부 기능을 건강하게 하고 피부에 영양 공급을 하여 건조 및 거칠어짐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

사슴고기는 고기 100g 중 단백질 함량이 23g이나 되고 지방질은 0.99g에 불과한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이다. 또 콜레스테롤이 별로 없고 육질이 매우 부드러워 암소고기의 맛과 비슷하다. 들짐승 고기는 대개 노린내가 많이 나지만 사슴고기는 이런 냄새가 없어 옛부터 야생 조수인 꿩고기와 더불어 별미로 손꼽힌다.

사슴고기 요리법

우리나라에서는 사슴고기로 소고기처럼 탕·주물럭·전골·무침·육회와 간회·염통구이·통팥구이 등을 만들어 먹는다.

사슴탕은 사슴뼈를 고아 우러난 국물을 다른 그릇에 따로 떠내어 약간의 살코기와 인삼·대추·녹각·은행·표고버섯·팽이버섯 등을 넣고 센 불에 한 시간, 약한 불에 30분 정도 뜸을 들여 끓여낸다. 소고기국과 비슷하지만 기름기가 거의 없어 국물이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 풍긴다.

사슴고기의 싱싱한 맛을 보려면 육회를 만들어 먹는다. 소고기 육회처럼 참기름에 무친 육회를 가늘게 썬 배와 섞어 접시에 담는다.

소고기 육회보다 훨씬 부드럽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

이밖에 무침은 살코기를 살짝 익혀서 미나리·부추·파·팽이버섯 등을 넣어 버무려 만들고 전골은 탕과 비슷하게 조리한다.

 

 

“녹용·사슴고기 누구나 즐기 수 있는 음식”
 
   
▲ 박철호 천리원 목장 사장
“녹용과 사슴고기는 부의 상징이 아니라 누구나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사슴하면 떠오르는 보양식 ‘녹용’. 옛부터 녹용은 고급 보양식으로 고가라는 인식이 아직까지 강하게 남아있다.
하지만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에서 양록업을 영위하는 천리원 목장 박철호(48) 사장은 녹용과 사슴고기의 가격은 한우와 비슷한 가격으로 사치성 식품이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인식으로 국내 양록시장은 현재 녹용과 사슴고기를 80%이상 뉴질랜드에서 수입되며 국내 생산은 20%에 그치는 등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녹용과 사슴고기 등이 과학적으로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약 또는 혐오식품으로 오인하는 편견도 국내 양록업 시장의 활성화의 걸림돌이 됐다.
박철호 사장은 “사슴고기는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동물성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어 성인병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웰빙 식품”이라며 “유럽과 러시아 등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영양식품으로 최근 유기농 등 건강식을 필요하는 현대시대에 가장 적당한 식품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슴 고기 및 녹용 등의 판로 확장을 위해 서울, 부산, 대구 등 대형 유통 구조화를 도입해 소비자들의 인식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고 않고 사슴전용 한방사료 배합기를 개발해 한우와 같은 고급육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사장은 “다른 가축에게는 자가공급이 가능한 배합기가 있었지만 사슴을 위한 사료 배합기는 없어 효율적인 개체관리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하지만 한방사료 배합기를 개발한 덕분에 고급육 생산가능과 더불어 사료가격도 20% 절감되는 효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 사장은 “전국 1만여 곳에 달하는 사슴농가들이 힘을 덜어 줄 수 있는 판매조합을 만들어 양록농가들이 생산에 그치지 않고 유통자의 역할까지 할 수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홍성민기자 h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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