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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 오바마(Obama)와 이메일

 

지난 1월 20일 미국에 오바마(Barack Obama) 정부가 탄생하였다. 대통령선거전을 승리로 이끈 오바마 팀의 주요 핵심 멤버들은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으로 입성하였다. 밝은 미래의 희망에 차 화이트 하우스(White House)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이들 앞에 놓인 현실은 그러나 '암흑기(Dark Age)'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월 22일 "오바마의 보좌관들이 테크놀로지의 '암흑시대(Dark Ages)'로 돌아간 것 같은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의 보안규정에 따라 노트북 사용의 제한, 6년 전의 소프트웨어 버전이 깔린 낡은 구형 PC는 물론 외부 이메일과 인터넷 메신저의 사용 금지, 소셜네트워킹 웹사이트에의 접속 불능 등이 그 예이다. 휴대전화도 보안 승인을 받은 후 사용 가능하고 해외에서 구입한 휴대전화는 사용이 안된다.

 

그나마 다행히도 한 가지 시원스런 승리는 '디지털 마인드'를 가진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보안·경호팀과 협상을 벌인 끝에 무선으로 이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스마트폰인 자신의 블랙베리(일명 '버락베리, Barack+BlackBerry)'에 대한 사용 허가를 어렵게 받아낸 것이다.

 

이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웠던지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월 1일 참석한 미국의 정·재계 유력 지도층 인사 모임인 '알팔파 클럽(Alfalfa Club)' 연례 만찬에서 "나에게 이메일을 보낼 수 있는 사람들을 제한하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아마도 보안이 더 강화된 특수 블랙베리를, 새 이메일 주소로, 그것도 몇몇 인사들에게만 주소를 알게해야하는 제약이 따라 붙었을 것이다.

 

대통령 재직 시절 클린턴은 주로 팩스를 이용했고 부시도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았으나 오바마 대통령은 처음으로 스마트폰 블랙베리의 제한적 사용을 허가받았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그럼 오바마 대통령이 누구와 이메일을 주고받을까에 모아진다. 즉, 오바마의 개인 이메일 주소를 아는지 여부가 실세 또는 최측근 여부를 판가름 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통령 측근으로 인정받았던 인사들은 클린턴 시절에는 백악관의 대통령 침실과 같은 층의 링컨 침실에 투숙했던 사람들이었고 부시 재직 때는 텍사스 소재 그의 크로퍼드(Crawford) 목장에 초대 받은 사람들이었다.

 

이제 오바마 시절에는 그와 수시로 이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극소수의 특정 인사들이 될 것이다. 물론 그 주소도 자주 바뀔 것이다. 이메일이 대통령에의 “21세기판 특별접근권”이 되어 이처럼 중요한 잣대가 된 적은 없었다. 인간이 상호 소통하는 방법들이 많이 있어 왔지만 그중에서도 이메일(e-Mail)은 가장 확실한 것 중의 하나이다.

 

전통적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은 소통의 기반이었고 그것은 대면적(face-to-face)이었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한 오늘날 대면적인 만남은 더 이상 소통의 주요한 방법이 되지 못하고 전화나 이메일 등에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1980년대 이래 확산된 이메일은 본래 이메일은 1965년 시분할 메인프레임 컴퓨터의 복수의 사용자들끼리 통신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신속하게 확장되어 네트워크 이메일이 되면서 1966년경에는 다른 컴퓨터들 사이에서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미국 국방부 프로젝트망인 ARPANET의 컴퓨터 네트워크는 이메일의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하여 이메일 사용 인구를 현저히 증가시켰다. 사실 이메일은 인터넷의 개시보다 앞섰고 인터넷을 만드는데 중요한 도구였다. 이메일은 이해하기에 대단히 간단하고 경제적으로도 훨씬 저렴하고 효율적인 것이다. 대면 모임이나 전화, 회의보다 매우 편리하고 시간을 아끼며 별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 여러 사람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참여자가 현실적인 모임이나 전화처럼 실시간을 뺏기지 않고 필요한 시간에 이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일을 방해받지 않을 수 있어 좋다. 물론 이메일의 단점도 있다. 이메일은 주로 간단하기 때문에 문제의 전후관계나 상황 등문맥을 쌍방이 완전한 이해를 하고 있을 때 소통이 확실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또 이메일은 발신자가 마음대로 수신자를 지정하여 보내거나 메일링리스트 등을 이용하여 수신을 원하지 않는 정보들을 보내게 되면 과부하(overload)되어 번거로움과 함께 다른 문제를 야기시킬 수도 있다.

 

이들 문제들 중의 하나가 스팸(Spamming)이다. 즉 요청받지 않은 상업용 또는 대량의 이메일이다. 발송 비용이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매일같이 수천만 통의 메일이 보내져 과부하를 일으키곤 한다. 자신의 발신지를 숨기고 잘 아는 사람으로부터 오는 메일처럼 숨기고 들어와 개시와 함께 예정된 작업을 하여 피해를 주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또한 이메일 웜(Worm)들은 취약한 컴퓨터 시스템에 그들을 복제시키기 위해 이메일을 이용한다. 이메일의 전송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웜의 확산은 그만큼 신속하고 엄청난 피해와 손실을 초래함은 익히 들어온 바이다.

그리고 갈수록 국가간 글로벌경쟁이 심각한 현실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대한 이슈 중의 하나는 경제스파이(Economic Espionage)이다. 방어를 위한 기업들의 머리싸움도 치열하지만 기술을 빼돌리는 수법은 날로 다양화·첨단화되고 있다. 이메일을 필두로 하여 메신저, 디지털 카메라와 MP3, 휴대전화의 확장 메모리 등 데이터 저장기능을 지닌 모든 기기들이 기술유출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이메일은 광범위하고 또한 핵심적인 소통 수단이 되고 있다. 앞으로 이메일을 어떻게 관리해야할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국가의 심장부인 청와대의 현실은 어떤지 점검해야 할 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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