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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고장일품먹거리] 22. 용인 캡오이

일정크기 자라면 캡 열려 수확기 암시…노동력 절감·수취가도 평균 10% 높아
캡오이 생산 후 연간소득 2000만원 ↑…껍질 연하고 육질 단단해 씹을 때 아삭

 


오 매불망 기다렸다네~ 이 쁜 몸통 늘어나길~


“캡속에서 자란 캡오이, 맛과 품질이 최고입니다.” 용인 남사지역은 예로부터 시설채소와 화훼 단지로 유명한 곳이다. 최근 용인 곳곳이 개발 붐으로 수십년간 농사를 등진 채 터전을 옮겨야 하는 농업인을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이 지역은 아직도 사각지대다. 때문에 용인 농업의 중심축으로 손색이 없을 뿐더러 자부심도 충만하다. 특히 남사면 원암리 일원은 캡속에서 자라는 캡오이가 유명하다.

의례 오이하면 소비자들은 겉 껍질에 배어 있는 농약을 먼저 의심하는데, 캡오이는 농약 성분 잔류에 대한 걱정을 씻어 버릴 수 있는 친환경 무공해 오이다.

실제 다 자란 캡 속 오이를 꺼내 조사해 봐도 농약성분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또 캡오이는 일정한 모양으로 규격 생산이 가능하다. 캡안의 오이가 일정 길이로 자라면 캡이 자동으로 벌어져 수확 시기를 암시해 주기 때문에 노동력 절감은 물론 생산성 증대를 도모할 수 있다.

캡오이는 껍질이 연한 대신 육질이 단단한 특징으로 씹을 때 아삭아삭한 맛이 일품이고 높은 품질 만큼 수취 가격도 일반 오이보다 평균 10%이상 높다.

한아름 농장 이상엽 씨는 “캡오이를 생산한 이후 종전의 오이농사 때보다 연간 2000만원 이상 소득을 높일 수 있었다”면서 “대부분 농협 매장으로 납품되고 있으나 출하량이 급증할 경우 일부는 가락시장에 출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이의 유래 = 오이는 박과의 1년생 덩굴식물로, 줄기는 능선과 더불어 굵은 털이 있고 덩굴손으로 감으면서 다른 물체에 붙어서 길게 자란다.

잎은 어긋나고 잎자류가 길며 손바닥 모양으로 얕게 갈라지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단성화이며 5~6월에 노란색으로 피고 지금 3㎝ 내외이다.

열매는 장과(漿果)로 원주형이며 어릴 때는 가시 같은 돌기가 있고 녹색에서 짙은 황갈색으로 익으며 종자는 황백색이다.

오이의 원산지는 인도의 북서부 히말라야 산계라고 하며 서아시아 지역에서는 3000년 전부터 재배되어 왔다.

오이는 기원전 원산지에서 지중해 연안으로 전파되고 점차 유럽을 통해 아메리카까지 퍼졌다는 유럽형, 인도에서 연해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와 중국 남부에 전파되고 점차 동남 아시아 전역에 퍼졌다는 남아시아형, 중앙아시아에서 실크로드를 따라 직접 중국 북부에 전파됐다는 북아시아형 등 3갈래의 통로를 따라 전세계에 퍼졌다.

최근에는 온실이나 비닐하우스 등을 이용해 일년 내내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어 연중 출하가 가능하나 최성기는 여름이다.

오이의 효능 = 오이는 먹는 화장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피부미용에 좋은 채소다.

얇게 저며서 얼굴에 붙이는 팩을 하지 않더라도 먹는 것만으로 촉촉하고 깨끗한 피부를 만들어준다.

피부를 맑게 하는 오이의 성분은 푸른색을 내는 엽록소와 비타민 C다. 미백효과와 보습효과가 있어 피부를 윤택하게 할 뿐 아니라 열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여드름이나 뽀류지 예방에 좋다.

피부노화 방지 성분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콜라겐 성분도 다량 함유돼 있다.

또 칼륨 함량이 높은 오이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오이의 칼륨은 몸 안의 나트륨염을 배출시키는 작용을 하고 이때 몸 안의 노폐물이나 중금속이 함께 배출돼 피를 맑게 하고 피부를 투명하게 유지한다.

오이는 피부에만 좋은 것은 아니다.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진 다이어트 식품이다.

수분과 비타민, 각종 미네랄로만 이루어져 있어 칼로리가 전혀 없기 때문에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찔 걱정 없다.

특히 오이에 들어있는 카로틴은 항암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로틴은 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무독화하는 작용을 통해 암세포 발생을 억제하는 항산화 작용을 한다.

꼭지 부분의 쓴맛을 내는 쿠쿨비타신이라는 물질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간염에 효과가 있다.

콩나물만큼이나 숙취해소에 좋은 오이는 아스코르빈산 함량이 높아 몸 안의 알코올 분해를 쉽게 하고 분해된 알코올 성분을 이뇨작용을 통해 배출한다.

화상치료에도 효과를 발휘하는데, 끓는 물이나 불에 데었을 때 뿐 아니라 바닷가에서 햇볕에 지나치게 그을려 발갛게 달아오를 때 오이를 갈아 마시거나 환부에 붙이면 열독이 사라지고 피부가 살아난다.

친환경 오이생산 웰빙 식탁 올린다
   
▲ 이상엽 (용인 한아름농장 대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는 양질의 오이를 생산하기 위해 25년여 동안 오이농사 외길을 걸어온 농민이 있다.
용인 한아름 농장을 운영하는 이상엽씨(51)가 바로 그 주인공.
남사가 고향인 그가 오이농사를 시작한지는 지난 1983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향을 등지고 수원에서 택시기사로 생계를 이어가던 그가 일찌감치 고향을 찾게 된 것은 조부의 간곡한 부탁때문이었다.
장남으로 집안 살림을 책임져야 했던 그는 집안어른들의 이끌림으로 귀농을 결심한다. 그의 나이 20대 후반 무렵이다.
하지만 막상 농사를 준비하면서 부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특별한 기술 하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우연한 인연으로 고추농사를 시도해 봤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앞뒤 안가리고 열심히 일한 탓에 그런 대로 소득을 일구어 내는데 성공, 지신감이 쌓여갔다. 그러다 오이농사를 계획했다. 지금은 9천900㎡로 늘었지만 초창기 재배면적은 1천320㎡에 불과했다. 적은 면적이었지만 특별한 기술력이 없는 초보였던 터라 고충이 많았다.
낮에는 흙과 함께 씨름하고 밤에는 농업 관련 서적을 정독하며 보낸 시간이 수년이 걸렸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오이농사가 몸에 베어갔다.
이씨는 소득이 발생할 때마다 시설을 현대화하는데 주력했고 또 품질 고급화를 위해 양분을 개발하고 재투자하는데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의 긍극적 농법은 친환경 농사다.
웰빙 추세에 맞춰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하는 농산물은 바로 건강을 생각하는 고품격 농산물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4년 전인 2003년부터 캡오이를 생산하면서 인근 15농가로 구성된 캡오이 작목반도 구성했다. 규모화로 소득을 창출, 더불어 잘 살아보자는 방안이었다. 여기에 경기도농업기술원과 용인시농업기술센터의 지원까지 겹치면서 120% 소득 증대도 일구어 냈다.
“흙과 오이와 씨름하는 25년 동안 두자녀 학비도 벌고 또 가족도 돌볼 수 있다”는 그는 “농사일이 때론 힘들기도 했지만 소비자들이 내가 직접 재배한 오이를 먹으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종철기자 jc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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