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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논단] 성매매 천국, 부끄러운 자화상

올바른 性 인식 정립 필요
성매매 처벌 수위 강화해야

 

우리나라의 성매매 시장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막대한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월9일 중학교 동창인 가출 청소년을 납치·감금하고 ‘알몸폭행’ 영상을 제작해 유포한 10대 여학생들이 등장하여 충격을 주었다.

당시 우리는 청소년의 범죄가 점점 흉포화, 저연령화 되고 있다고만 걱정을 하였다. 하지만 며칠 후 경찰의 수사 결과는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기에 충분하였는데, 이들 청소년들은 동네 남자 선후배와 함께 가출 여중생을 골라 원조교제를 시키고 화대를 빼앗는 등 조직적인 성매매 영업과 다르지 않은 행각을 벌였다는 것이다.

요컨대 이 사건의 본질은 단순히 청소년 간 폭력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성매매의 문제를 그대로 보여주는 단면이며, 그동안 우리가 간과하였던 성매매의 심각성이 어린 소년들의 세상까지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공교롭게도 어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장자연 리스트에 대해 성역 없이 철저히 수사해서 관련자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이렇게 주장한 연유는 바로 이번 장자연이라는 여성연예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성상납 사건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연예기획사의 대표가 바로 홍의원이 7년 전, 2002년 9월에 서울고검ㆍ지검 국정감사장에서 언급하였던 국회의원에 대한 ‘성상납’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자그마치 7년 전부터 이미 신인 여배우를 이용하여 유명 인사들에게 성상납을 하고 이권을 챙기는 수법으로 연예인들을 착취해 온 전횡은 그 중 한 여성 연예인을 죽음으로 몰아넣고야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어떻게 이와 같은 공공연한 성매매 스캔들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발생을 하는 것인가? 보통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어려운 경제사정에도 불구하고 어린 자식을 어떻게든 잘 키워보려 노력하고 있는 다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사건들이 그저 돈 있는 사람들의 유희로만은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부녀자들이 납치되어 강간·살해되고 아이들이 성폭력에 내몰리고 있음에도 별다른 대책조차 내놓지 못하던 상황에서 연달아 터지고 있는 여성의 성을 도구화한 이들 사건들은 어린 청소년 사이에서나 나이 먹고 배울 만큼 배운 유명인들 사이에서나 별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결국에는 여성의 성을 사고 팔 수 있다고 묵인하는 동안은 이 같은 사건은 앞으로도 계속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지위가 높거나 낮거나 성매매가 이렇듯 일상화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성매매라는 행위는 사실상 범법행위라는 것이다.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법’과 ‘성매매방지및피해자보호법’ 등은 성매매를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금지토록 하고 있다. 작년에는 이 같은 취지에 맞추어 경찰청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성매매는 근절되기는 커녕 이전에 비해 훨씬 더 광범위하게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다. 과거에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어 이루어지던 성매매가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주거지의 안방에서도 손쉽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법적 감시망을 피해 보다 더 은밀하고도 비밀스러운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알몸폭행’의 주인공이었던 여중생이나 장자연이라는 신인 여배우는 결국 폭력과 성매매의 피해자였다. 이들이 그 같은 상황을 겪지 않아도 되도록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바꾸었어야 했었나?

일단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성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일이 가장 중요할 듯하다. 성은 욕망을 해결하기 위한 편리한 방편이 아니라 여성의 인격권 자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의 올바른 교육과 계몽이 강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는 틀림없는 범법행위인 성매매 행위에 대한 처벌의 수위를 높이는 것도 좋은 대안일 것이다. 단기간 계도교육이나 벌금 정도로 끝나지 않는 상당한 수위의 처벌만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무력한 여성들을 구제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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