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 더 혼란스러워진 2010학년도 입시
[아침논단] 더 혼란스러워진 2010학년도 입시
  • 경기신문
  • 승인 2009.04.13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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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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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
2010년도 입시전형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전에 비하여 수시 모집이 확대되고 있으며 과거 상세하였던 수시 선발기준 대신 입학사정관의 심사 비중이 훨씬 커진 것으로 요약된다.

이 같은 입시전형을 바라보는 학부형들의 마음은 2008년도 수학능력시험이 갑작스럽게 등급제가 되어 자신의 총점조차 알 수 없게 되었을 때만큼이나 마음이 무겁다.

그러고 보면 지난 3년 동안 입시전형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급격하게 바뀌었다.

2007년도까지는 원점수나 표준점수의 총점까지 알 수 있었던 수학능력시험이 어느날 갑자기 정치적 이유 때문에 등급제가 되면서 2008년도에는 한 두 과목에서 아주 우수한 역량을 지닌 학생들보다는 모든 과목을 고르게 하는 것이 더 유리한 결과를 낳는 왜곡현상이 발생하였다.

즉 총점이 낮은 학생이 오히려 평균 등급이 더 높아지는 사례가 발생하였던 것이다.

2008년도 수능 등급제로 인한 폐해가 수없이 많이 지적되면서 2009년도 수학능력시험에서는 다시 총점을 보고하기에 이른다.

등급제보다는 아무래도 성취도를 있는 그대로 반영하기에 혼란이 덜한 수능 총점을 바라보고 준비해오던 2010년도 예비 대학 신입생들은 지금 또다시 심각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그것은 바로 학교마다 경쟁적으로 도입한 입학사정관제에 따른 수시모집 제도 때문이다.

2008년도보다 혼란이 줄어든 2009년도 수능을 기준으로 준비를 해 온 현재의 고3 학생들은 갑자기 확대된 입학사정관에 의한 수시모집 전형으로 다시금 토끼눈이 되고 있다.

물론 입학사정관들이 과거 수시전형과 비슷한 기준을 적용한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4월 들어 발표되기 시작한 2010년도 입시요강들을 보면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입학사정관이 학생들을 평가하겠다는 것인지 명확치 않다.

이와 같은 모호함에 더불어 대학들이 앞 다투어 입학사정관에 의한 수시 비중을 늘여나가고 있는데 이는 현재 불난 집에 기름 붓는 형상이다.

그러다보니 고등학교 3학년들 사이에서는 갑작스런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예컨대 수험생들은 과거에 비해 학생생활기록부에 한 줄이라도 더 기록을 남기려 혈안이 되었다.

과거에는 일부 특수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만 중요하게 여겼던 경시대회나 학과 외 활동들에 수시 비중의 확대로 이제는 대부분 학생들이 시간을 할애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고3이 되어서까지 경시나 외국어능력시험에 매달려야 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고등학교 때 활동한 모든 경력을 입학사정관이 고려한다고 하니, 비싼 시험에 계속 응시하여 실적을 늘여야 하는 것이다.

어려운 처지의 학생들은 이와 같은 비싼 시험에의 응시가 불가하기에 남들과는 다른 특이한 경험을 하려고 억지스러운 노력을 하기도 한다. 독서목록을 만들어 붙이거나 화려한 봉사활동 목록을 만들기도 하고 특이한 방과후 활동을 하기도 한다. 어차피 2010년도 수시전형은 입학사정관들을 위한 실험이기에 이들에게 깊은 인상만 남겨주면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은 그 무엇이든 동원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수능은 등급제로 변별력을 상실하고 갑자기 논술이 당락을 갈리게 했던 2008년도에는 전국이 논술학원 붐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수능 총점이 부활하자 이들 논술학원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2010년도 입학사정관들을 감동시켜야 하는 새로운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마도 새로운 서비스가 급조될 것인 바, 그것은 아마도 현란한 자기소개서 대리작성이나 포트폴리오 대리작성사업 등이 뜰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봉사활동 대신하기, 연수 대신가기 등이 동원되면 그야말로 문서 위조가 판치는 대한민국은 입시마저 위조문서로 당락이 갈리는 일들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지금 기억하기에 한 이삼십년 전에는 그리 복잡하지 않은 입시로도 수년간 노력하여 쌓은 학생들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시골의 가난한 학생들도 시험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대학에 갔었다.

헌데 오늘날은 도무지 알 수 없는 입시전형에 알 수 없는 기준으로 사람을 뽑으니 결국에는 가난하고 무지한 부모는 도대체 자식을 어떻게 공부시키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 정말 알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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