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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제언] 서로 협력하여 새출발 할 수 있기를

안타까운 이주여성 소통부재
기관별 지원 ‘마음다해’

 

요 며칠동안 우리 상담소는 너무 다르면서도 같은 두 이방인의 안타까운 사연으로 안쓰러움과 답답함을 나누었다.

물론 안타까움은 일상에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가끔씩 경험하는 감정이긴 하지만, 상담을 하면서 만나는 안타까움은 특별히 더 깊게 느껴지고 남녀노소, 국적을 불문하고 다가오는 친숙한 감정인 듯 싶다.

특히 서로 소통하지 못함에서 정서적, 물리적 분리를 겪을 수 밖에 없는 구성원들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넘어 답답함으로 다가오곤 한다.

아마도 이 답답함은 당사자는 이방인이고 싶지 않은데 주변과 소통하지 못해 늘 “이방인”으로 살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게 되는 직업에서 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한 사례는 어느 날 새벽, 남편의 것으로 보이는 흙 묻은 운동화를 신고, 갓 돌이 지난 딸과 함께 진짜(?) 이방인이지만 이방인이 아닌 사람으로 어떻게든 소통하며 살아보겠다고 몸부림치다 남편의 폭력을 피해 상담소를 찾은 아주 어린 이주여성이었다.

또 한 사례는 어떤 문화와 언어의 벽도 없이 내내 이 땅에서 나고 자란 한 여인의 남편이자 아이들의 아빠인 한 남성이었다.

이 이주여성은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난 아픔(?)으로 국제결혼을 선택하였고 결혼생활이 2년이 다 되어가도록 남편의 통제로 한국어 공부 조차하지 못했고 남편의 폭력으로 피신을 해 와 자신이 어떤 어려움과 힘듦을 겪고 있는지 조차 하소연하지 못하는 진짜 이방인(?)손님이었다.

통역봉사자의 도움으로 살아 온 사연을 듣고 도와주려 하였으나 이 여인은 2~3일이 지나자 무조건 “집으로 가겠다”고 고집을 부려 결국 모든 도움을 뿌리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의 귀가 이유는 단 한 가지! “아이에게 아버지가 없으면 안될 것 같다”는 것이었다.

우리에게 이 여인의 귀가가 안타까운 것은 당분간 계속될 폭력과 문화·언어의 벽 때문만은 아니다.

이 여성의 유일한 가족인 남편과의 소통을 위해 당분간 또는 오랫동안 그녀만의 힘겨운 노력이 보여 안쓰러움이 함께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반면 아이들의 아빠는 언젠가 받은 외면당한 상처(?)로 원가족이 모두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지금의 가족에 대한 애정이 있고 자신에게 아주 소중한 존재들이라 늘 책임져야 한다는 마음은 넘치나 일방적인 생각과 행동으로 가족들과 종종 어긋나 결국 신뢰를 잃어버린 이방인 아닌 이방인이었다. 결국 자녀에 대한 폭력으로 외부기관의 개입도 있고 아이들과 아내로부터 분리를 강요당하는 상황에 놓인 안타까운 우리들의 아버지였다.

변화하겠다는 어떤 약속조차 믿어주지 않은 나머지 가족들과 “무조건 따로 살겠다”다고 마음의 문을 닫은 가족들과 다시 신뢰회복을 하려는 노력도 안하고 도리어 왜곡된 행동을 보이는 이 남성에 대한 안타까움은 너무 깊게 골이 생긴 이 가족의 상처치유를 위해 오랜 시간이 필요함과 어쩌면 반복될 가족들의 애증관계들이 답답함으로 느껴진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두 이방인(?)들이 며칠동안 경험한 그들 지역 안의 연계체계가 늘 그들 옆에 있다는 것이다. 각각 기관의 자원이 영역별로 낮과 밤이 없이 서로 협력하며 지원하는 열정의 힘으로 안쓰럽고 답답한 안타까움이 언젠가 꼭! 새로운 시작의 에너지로 작용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뒤에서, 앞에서, 그리고 옆에서 서로의 마음을 모아 동행하고 있는 현장의 힘이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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