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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4·29 재보궐선거 당선자들에게

권력에 책임의식 뒤따라야
주민을 위한 열정 보여줄때

 

우리 사회는 무엇이 되어야겠다고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은 많지만 무엇을 해야겠다는 사고와 가치관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가 않은 것 같다. 말로는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고 떠들어대지만 막상 무엇이 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표리 부동한 사람들을 많이 보곤 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어떤 자리에 대한 욕심만 가득 차 있을 뿐 그 자리에서 하지 않으면 안될 의무와 책임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식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이야기다.

이것을 사회학자들은 노블레스 오블리지(noblesse oblige)의 결여라고 말한다.

이른바 일반인보다 높은 신분을 갖기는 원하지만 높은 신분에 걸맞는 의무는 저 버리는, 다시 말해서 높은 신분과 남을 지도하는 신분, 남의 뜻을 대변하는 신분의 사람이 갖추어야 할 정신적 도덕적 의무와 책임이 결여되어 있다는 뜻이다.

오랜 유교사회의 전통이 빚어낸 이 같은 권력지향은 그 권력이 갖고 있는 양면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

즉 권력에 따르는 이권이나 개인적 이득을 노리는 소유욕에만 집착한 나머지 모든 권력에 수반되어야 하는 무겁고도 고된 도덕적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본분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며칠후 우리는 경기도 시흥과 인천 부평을 지역의 치열한 선거전에 대한 결정을 해야한다. 무엇이 되고 싶고, 또 되고 나서는 무엇을 꼭 하겠다는 이들의 말을 믿고 말이다.

시흥시장과 부평을 지역의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사람은 주민들이 당신들에게 시흥과 부평을 지역의 대표권을 위임해 주었으며, 한편으로는 신분상승을 원하는 당신들에게 주민들이 ‘허가증’을 발부해 준 셈이다.

따라서 이번에 당선될 2명의 대표들은 주민들이 심사숙고해서 발부해준 허가증을 권력과 이권의 면허증 정도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특히 시흥시장을 뽑는 시흥시의 경우, 민선4기를 거쳐간 4명의 시장 모두가 각종 비리혐의로 시장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안타까움을 겪었다.

표밭을 누비며 한 표 한 표를 부탁했던 초심을 임기내내 간직하면서 노블레스 오블리지가 결여되지 않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제 당신들은 ‘내가 시흥과 부평을 위해 이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는 결연한 의지와 선거 때의 초심을 잊지 않고 행동에 옮길때 당신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지는 꽃 피울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평범한 농장의 주인으로 돌아가 세계평화를 위해 일생을 바치고 있는 미국의 카터 대통령이 누구보다도 즐겨 인용했다는 명구가 있다. ‘아무리 도덕적으로 잘 수양된 인간도 무리를 지으면 비도덕적인 수렁에 빠진다. 집단과 계층의 이익을 위해서는 양심조차 버리게 된다. 신의도 외면하게 된다’...

미국의 유명한 신학자 라인홀드 니버가 쓴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라는 저서에 나오는 말이다.

이 명구는 어쩌면 이번에 실시되는 4.29 재.보궐선거에 당선될 시흥시장과 부평을 지역의 국회의원이 꼭 새겨두어야 할 구절이 아닐까 싶다. 무리를 짓지도 말고 패거리를 만들지도 말라는 뜻이다.

오직 주민을 위한 일에만 당신들의 열정을 쏟으라는 말이다.

우리는 그동안 치열한 선거판에서 모든 후보들이 이구동성으로 뱉어내는 “오직 지역주민과 지역의 미래를 위해 이 한 몸 바치겠다.”라는 말에 별 감동을 받지 못했다.

생각하면 지역주민을 위해 몸과 마음을 전부 받치겠다는 당신들의 정성에 감동도 하고 우러러도 보아야 하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그놈이 그놈이다’라는 표정들을 쉽게 읽을 수가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지난날 우리 대표들에 대한 주민들의 부정적 시각 때문일 것이다.

당신들의 책임이 무겁다. 주민을 위한 행정과 주민을 위한 정치는 뜨거운 가슴과 냉철한 머리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주민들의 말을 가슴으로 듣고 현장을 마음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선거일이 닷세앞으로 다가왔다. 닷세후에 뽑힐 당신들의 임기동안을 지역주민들과 함께 기대해 보겠다.

이기영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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