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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노인문제 제3섹터 방식으로 풀어라

 

가족이 있거나 없거나 요즘은 홀로 사는 노인들이 많아졌다. 대부분 홀로 사는 노인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생활주변이 허름해 불안하기 짝이 없다.

심지어는 바퀴벌레가 기어다니고 곰팡이가 핀 쪽방에서 하루하루를 소일하는게 전부인 노인들이 많다. 극도의 박탈감 속에 내일이 없는 하루살이 인생을 살아가는 노인들을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5월 가정의 달이 되면 각급 행정기관이나 기업, 봉사단체에서는 홀로사는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를 베풀거나 건강검진을 통한 노인사업을 벌여 왔다.

그러나 이는 일과성 행사에 지나지 않는다. 노인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항구대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자는 움직임도 많이 있지만 ‘청년백수 100만 시대’에 노인들에게 돌아갈 일자리가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 겨울 춘천시에서는 월세 아파트에서 혼자 살아온 60대 노인이 숨진지 한달 정도가 지난후에 집주인에게 발견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이 노인은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하는 등 경제적으로 여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몸이 아팠으나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다. 어떠한 연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가족과의 연락을 끊고 홀로 사는 노인들에 대한 문제가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들 홀몸노인들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각급 기관들이 대책을 내놓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노인들에 소수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서울시는 통합 민원안내 전화인 120다산콜센터를 통해 홀몸노인들에게 말벗이 되어주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부터 운영한 ‘안심콜’ 서비스로 다산콜센터 상담원들이 그동안 노인 154명에게 총 8천640통의 안부전화를 걸었다.

광주 동구가 지난해 정부에서 U-City(유비쿼터스도시) 서비스 표준모델 과제로 선정된 최첨단 ‘응급시계’를 관내 홀몸노인 등 300명에게 지급했다.

시계를 착용한 노인의 맥박에 이상이 생기면 곧바로 광주 응급의료센터와 소방서에 구조 요청이 들어가고 환자는 인근 병원으로 신속히 이송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하는 첨단 서비스다.

홀몸노인 문제를 한 단계 끌어 올리는 기념비적 일이 성남에서 있었다. ‘아리움(ARIUM)’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지하 1층 지상 6층 건물이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3292번지에 들어섰다.

이 건물 3~6층은 가구당 33㎡규모의 원룸형 주거공간이 배치됐고 1층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베이커리와 카페, 2층은 경로당과 봉사실, 건강관리실이 마련됐다. 지난 13일 입주식을 갖고 홀몸노인 19가구가 입주했다.

이번에 입주의 혜택을 받은 노인은 모두 19명인데, 공개 모집에서 1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뽑혔다.

이 때문에 다음 입주 예정 노인도 20명이나 줄을 섰다. 이들은 여생을 마감할 때까지 이 주택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성남시에 기부된 이 주택은 성남시 ‘성모성심수도회’에서 운영하는데 주택을 관리하는 수녀 1명과 사회복지사가 상주하며 노인들의 생활을 지원한다.

‘아름다운 우리들의 보금자리’라는 뜻이 담긴 ‘아리움’은 홀몸 노인을 위한 무상 복지주택인 것이다.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성남시가 옛 성남동 주민센터 부지 575㎡를 제공하고 한국지역난방공사가 기금 17억원을, 그리고 금호아시아나가 건설비 6억원을 각각 제공했다는 점이다. 이는 민간기업, 행정기관, 공공기관이 공동 출자하는 방식인 이른바 제3섹터 방식이 도입돼 빛을 보게 된 것이다.

궁핍하게 하루를 연명하는 홀몸노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 있다. 이렇듯 고급스러운 생활을 할 수 있는 노인들은 특혜를 받은 경우라고 할 수도 있다.

하루빨리 이같은 제3섹터 방식의 노인대책이 곳곳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경기도는 도 노인회관을 최근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개관하고 경기지역 노인복지 종합지원센터 기능을 해 나가고 있다.

그간 앵무새처럼 열거해온 식상한 노인대책을 운운하기보다는 성남시의 경우처럼 제3섹터 방식을 통한 사업을 총괄기획하고 실천하는 싱크탱크로 활용되어야 한다.

한국은 2000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를 넘어서면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19년 고령사회(14.4%), 2026년 초고령 사회(20%)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에는 네집 중 한집이 ‘1인 가구’이며 이 가운데 65세 이상 ‘홀몸 노인’이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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