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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해양산업의 가능성을 본다

 

국제보트쇼 및 세계요트대회가 열리고 있는 화성시 전곡항에서 지난 5일 만화가 허영만씨 등 7명이 전국 해안선 일주를 위해 출항했다. 이들은 40피트급 세일링요트 ‘집단가출호’를 타고 서해안과 남해안, 동해안을 돌아 내년 6월 독도까지 갈 계획이다. ‘집단가출호’는 허 화백 일행이 공동 소유하고 있는 자가용 선박이다. 우리의 해양 레저산업의 현주소를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다. 모름지기 해양국가다. 국토면적의 3배가 넘는 넓은 대륙붕과 총연장 1만 3천㎞에 달하는 긴 해안선을 지니고 있다. 해양국가로서 당연히 취하고 누렸어야 할 권리를 스스로 포기한 채 해양국가로서의 체면을 구기고 살아온 것은 아닌가. 경기도가 올해로 두번째로 열고 있는 국제보트쇼 및 세계요트대회는 우리에게 해양국가로서의 최소한의 지위를 생각케 하는 사건으로 기록된다.

 

 대회기간인 지난 4일 화성시 전곡항 콘퍼런스센터에서 ‘아시아 해양보트산업 콘퍼런스’가 열렸다. 연사로 나선 레저해양산업 컨설턴트 마이크 데렛 씨는 “한국은 중산층이 탄탄하고 긴 해안선을 이용하는데 규제도 없어 레저보트 산업에 유망한 몇 안 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한국 보트산업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대목이다. 국내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한 탓인지 전곡항에서 개막한 경기국제보트쇼 전시회에는 국내 117개, 해외 163개 등 280개 업체가 참가했다.

 

특히 ‘베네토’와 ‘자뉴’는 프랑스 보트·요트 분야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적 기업이다. 모두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기업들이며 특히 베네토의 경우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에서 가장 큰 레저보트 생산업체다. 국내 참가 기업 가운데 공기주입식 보트로 유명한 우성아이비는 미국 해당 보트 시장의 3분의 1을 석권하고 있다. ‘제벡’이라는 브랜드를 갖고 있는 이 회사의 레저용, 구명용 보트는 유럽과 미국, 동남아 등 60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삼영이엔씨는 선박용 위성항법장치를 개발한 미국 및 유럽 판매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세계 시장 진출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상하이 국제보트쇼에서 관심을 끈 ‘폼텍’은 선박의 엔진룸이나 실내 인테리어, 선체의 구조체 등에 활용되는 신소재 ‘발포 알루미늄폼’을 생산한다.

지난 3일에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최영근 화성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화성시 서신면 전곡항 인근 사업부지에서 ‘해양복합산업단지’ 조성사업 착공식을 가졌다. 이곳에는 이미 투자협약을 맺은 현대요트㈜와 ㈜동성진흥, 씨즈올마린, 시뮬레이션테크, ㈜어드밴스드마린테크 등이 라인을 가동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화성시 전곡항이 국내 해양레저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고 해양국가를 꿈꾸고 있는 호주는 대륙붕 등 해양영토가 세계에서 가장 크다. 해안선 길이는 무려 6만km로 유럽 전체 해안선 길이와 엇비슷하다. 그런 호주가 요즘 해양국민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국민적 경각심을 불러 일으켜 해양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새롭게 하는 노력들에 착수했다. 눈여겨 봐야 할 나라중의 하나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리나라 해양산업을 이끈다는 각오를 다지는 경기도는 해양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별도의 조례를 제정하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해양관련 산업은 정부가 쥐고 있고 또 해양산업 육성을 위한 재원도 중앙정부에 집중돼 있어 조례를 만들어 해양산업의 특성상 별도의 지원이 필요한 부문에 대한 지원내용 등을 규정해 해양산업을 뒷받침해야 한다. 도내 대학에 해양관련 학과를 신설해 미래의 해양국가 동량을 키우는 것도 우선적으로 고려해볼 사항이다.

경남대학교가 선상 캠퍼스를 추진하는 것은 좋은 예다. 경남대학교와 뉴거제크루즈해양관광(주)는 협약을 통해 회사 측은 크루저 내 VIP룸을 3년간 무상제공하고 대학 측은 이곳을 선상 캠퍼스로 활용해 남해안 해양산업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지난 3월 10일 열린 제2회 국정과제 세미나에서는 21세기 신성장 동력으로서 녹색 성장에 바탕을 둔 해양 산업의 잠재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강종희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은 “해양 산업은 다양한 부문을 포괄하고 있어 산업 연관 효과가 높고 지속가능성과 국민 후생 증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라도 해양산업에 주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들린다.

국립해양조사원이 80여년 만에 우리나라의 국토 해안선 정밀측량을 실시했다. 이제 경기도는 정밀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미래의 성장동력 해양산업을 키우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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