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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여성친화도시와 도시 경쟁력

도시민 업그레이드 삶 추구
다양한 욕구충족 반영을

 

최근 ‘도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편으로는 도시경쟁력이나 도시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도시경쟁력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표 등을 통해 외부의 시선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도시를 그 안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내부시선으로 바라보고 시민의 욕구를 고려하여 도시를 조성하고자 하는 움직임 또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여성친화도시란 말 그대로 여성들의 관점과 욕구를 고려하여 도시발전 정책을 설계하고, 여성 개개인이 풍요롭고, 안전하고 쾌적하게 느낄 수 있는 정책을 펴는 도시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부모들을 위해 도로를 편리하게 만드는 정책, 여성이 직장생활과 가족생활을 모두 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 거리마다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 여성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하는 정책 등이 여성친화정책이다.

서울시에서는 2007년 ‘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를 시작하였고, 김포시, 전북 익산시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주요 도시발전의 목표로 내걸고 있다. 그 성과는 이미 생활 속에서 나타나고 있다.

공공시설인 화장실의 경우, 여성, 남성들의 화장실 이용시간 차이를 고려하여 여성화장실 변기수를 늘리고 있고, 아이를 동반하는 부모를 위해 여성화장실뿐 아니라 남성화장실에도 기저귀 교환대나 아동변기 등을 설치하고 있다.

주차장에서의 안전과 편의를 위하여 여성전용주차장이 만들어지고 있고, 어두운 지하보도는 밝은 조명등과 CCTV가 설치되어, 보행자들이 한층 안전함을 느끼도록 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도 여성친화적 도시정책의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오스트리아 빈은 여성친화적인 도시계획을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도로나 공공시설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건설하는 것을 넘어서 양성평등 주거단지를 조성하기도 했다. 여성들의 욕구를 고려하여 주택내부와 외부를 설계하였다. 주택단지의 계획-설계-시공의 모든 과정에서 여성들의 생활과 욕구를 체계적으로 고려하였다.

영국은 여성건축가 WDS(Women's Design Service)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하여 런던, 브리스틀, 멘체스 등의 거리를 여성감성을 중요시하는 색채와 디자인으로 설계하고, 안전을 위한 가로등을 개선하고 화장실 등 시설물을 개선하는 등으로 양성평등거리를 조성했다.

여성친화도시를 만들면 여성들만 행복해지고 남성은 소외되는가? 그렇지 않다. 여성친화도시는 도시계획단계부터 양성평등적 시각을 가지고 궁극적으로 도시민들의 삶의 공간과 도시전체를 업그레이드 한다는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성친화도시는 여성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도시경쟁력을 높이는 것이기도 하다. 여성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거리나 공간은 모든 사람이 안전하다고 느낄 것이며, 이런 도시는 다른 도시와 안전성 면에서 더 많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성이 경제적으로 풍요롭다는 것은 그 도시 전체가 풍요롭다는 확실한 징표가 될 것이다.

현재 인천시는 송도, 청라 신도시 등을 건설하고 구도심 재생사업을 통해 새로운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데 기획단계부터 여성친화적 관점을 고려한다면, 도시 전체의 수준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도시 안에 사는 사람들이 그 도시에 사는 것을 안전하고, 편리하고, 행복하다고 느낄 때, 그 도시는 진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여성친화도시는 바로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인천시가 세계일류 명품도시를 지향한다면, 여성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의 욕구와 삶의 질에 관심을 기울여 진정한 도시경쟁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프로필
▶1950년 강원 원주 출생
(인천고 졸업)
▶1988년 미국 남캘리포니아
대학원 졸업
▶2005년 행정자치부 자치정
보원 기획실장
▶2006~2008년 인천광역시
기획실장, 정무부시장
▶2008년~현) 제9대 인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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