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명사칼럼] 기초 질서의 중요성

개방공간 이용자 무질서 빈번
질서유지 사회적 비용 절감

 

필자는 2002년 민선3기 시장이 된 이후로 7년째 분기마다 주민자치센터(동)을 순회하면서 주민분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간담회에서는 주민들께서 평소 느끼시는 불편사항, 시정에 대한 건의사항, 지적사항 등을 듣고 이에 대해 답변을 하면서 주민분들과 자연스럽게 시정에 관한 토론을 하고 있다. 주민들의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이어서 매우 소중하고 보람된 시간이다. 주민들께서 원하시는 것은 거창한 사업보다는 일상생활에서 겪는 불편함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과천은 면적이 경기도에서 2번째로 작은 지역이며, 그나마 약 90%가 그린벨트이어서 토지이용도가 매우 낮은 도시이다. 이러다 보니 주민들께서 생활하시는데 필요한 필수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큰 쇼핑몰 하나 없고, 종합병원도 없으며 상설 영화상영관도 없는 실정이다. 아름다운 관악산과 청계산 그리고 우면산이 있으며 양재천이 흐르는 천연의 자연환경을 가진 전국에서 제일 살기 좋은 도시이지만, 생활하기에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도시이기도 하다.

주민 간담회에서 건의되는 사항 중에서 빈번하게 제기되는 것이 동아리 활동을 위한, 또는 이웃 주민과 함께 모임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한 주민께서 동아리 모임을 할 장소가 없으니 주민자치센터를 개방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 문제는 시장이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 생각하고 동장에게 답변하도록 하였더니, 이전에 개방했으나 문제가 있어 허용을 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동석했던 주민자치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답변을 하였다. 주민자치센터는 공무원 퇴근 후에는 근무자가 없어 개방시 별도 관리인이 필요하고, 무엇보다도 개방 당시에 학생들이 무단 출입하여 학생신분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고, 사무실을 이용한 주민들께서도 관리를 소홀히 한 점이 발생하여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자체 개방하지 않도록 결정했다는 것이다.

관공서는 항상 개방되어 이용가능한 시설을 주민에게 제공하여야 한다. 그런데, 관리상의 문제가 발생되어 폐쇄된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바로 기초질서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용 후 청소를 깨끗이 하고 보안장치도 완벽하게 하고, 소등하는 등 내 집과 같이 사용했다면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아니했을 것이다.

신호위반과 속도위반을 방지하기 위하여 CCTV를 곳곳에 설치하고 있다. 신호를 제대로 지키고 속도를 위반하지 않고 규정속도 이내로 운행하는 질서가 지켜진다면 CCTV 설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주차위반도 마찬가지이다. 주차위반 단속을 위해 감시용 CCTV를 설치하는가 하면, 견인차를 운영하고 견인차 주차장을 설치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주차금지구역 확보를 위해 볼라드 등을 설치하고 있는데 이는 비용 측면에서 뿐 아니라 도시 미관 차원에서도 좋지 않은 현상이다.

불법유턴과 무단횡단을 방지하기 위해 철제 중앙분리대를 설치했야겠다는 경찰서의 계획을 통보받은 적이 있다. 철제 중앙분리대는 교통사고를 방지하는 효과는 있지만, 도시미관 상으로는 아주 보기 흉한 시설물이다. 여러 차례 협의 끝에 중앙분리대 화단을 설치하기로 협의했지만, 없는 것보다는 못하다는 생각에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 일이었다. 기초질서를 잘 지킨다면 여기에 드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여 경제 살리기나 더불어 사는 사회 조성을 위한 사업에 예산을 더 투입할 수 있을 것이다.

기초 질서는 어떻게 하면 확립될 수 있을까?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교교육을 통해서 어려서부터 기초질서를 지키는 습관을 철저히 들여야 한다. 가정교육도 중요하다. 가정교육의 핵심은 부모들의 솔선수범이다. 아이들은 자기 부모가 하는 것을 보고 배우고 따라하게 되어 있다. 기초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을 보면 비난하지만, 나 자신도 모르게 내 스스로 기초질서를 위반한 경험이 많지 않은가? 사회교육도 기회있을 때마다 실시되어야 한다고 본다. 기초질서를 잘 지켜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해 본다.

프로필
▶1955년 서울 출생
▶2001년 경기도 용인시 부
시장
▶2002~2006년 민선3기 경
기도 과천시 시장
▶2006년~현재 민선4기 경
기도 과천시 시장
▶2009년 경원대학교 도시
계획학과 박사과정 수료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