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조각의미학] 20. 김선영의 예술세계

개인 경험 넘어서는 보편적 가치
내삶의 풍경위로 투영되는 생애

 


변하지 않는 삶의 뿌리 ‘어머니’


 

장맛비가 잠시 멈춘 오후, 용인시 서천동에는 ‘우모하’ 라는 미술전람회와 함께 차를 마실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이곳에서 조각가 김선영을 만나 자신의 작품에 대해 들려주는 그의 나지막한 목소리를 들었다. 지난 1989년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한 후 방송국에서 무대디자인을 하다가 대학원 시절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그때부터 긴 시간동안 가정과 아이들을 위해서 작품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1999년 본격적으로 다시 작업을 시작해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열게 된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아파트의 작은 방 하나를 내어 시작된 작업은 열악한 작업공간이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오래 갈망해왔던 그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신문지를 재료로 이용한 작업의 시작은 단순히 혼자 할 수 있는 혹은 가벼운 재료인 이유도 있지만 세상의 소리가 담겨있다는 이유가 더 큰 것이었고, 아이들이 잠든 밤에 작업에 몰두했다. 그래도 남편의 위로와 응원이 작업에 몰두할 수 있게 하는 큰 힘이었고 언제나 고마운 마음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지금은 수원시 영통동에 위치한 조그마한 작업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얼핏 보기에 조각을 하기에는 조금은 협소해 보이는 공간이다. 하지만 두 아이의 어머니로서 아내로서의 역할도 함께 해야 하는 까닭으로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작업실을 구하느라 집 근처의 15평 남짓한 공간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온전히 작업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언제나 혼자 많은 일들을 하게 되었다. 김 작가의 작품이 이런 환경에서 크고 작은 작품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는 것은, 그의 열정과 함께 홀로 작업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습득했다고 볼 수 있으며 그간의 노고가 짐작되는 부분이다.

김 선영 작가는 예술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신념, 예술이 삶에 영향을 미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의지를 작품에 담는다. 예술로부터 삶을 정화시켜 줄만한 요소를 찾고, 삶을 거듭나게 할 수 있는 계기를 찾는 것이다.

“의사가 사람들의 병든 육체를 치유하듯 작품을 통해서 발휘할 수 있는 예술 활동의 역할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된다. 나의 이러한 활동과 작품들이 사람들에게 영향력 있기를 기대한다”며 말을 아끼는 작가는 단단한 소망을 그렇게 피력한다.

2005년 개인전에 남긴 그의 글귀가 강한 인상을 남긴다.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세상, 지금의 세상은 그곳을 만들기 위한 연습의 장입니다.”

김 작가의 작품에는 어머니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개인전 서문에 미술평론가인 고충환과 미술평론가이자 경기대 교수인 박영택은 각각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을 남겼다.

“그녀는 작가 자신의 어머니인 동시에 어머니로서의 삶을 사는 자기 자신이다. 더 나아가 그녀는 자신과 어머니를 넘어선 존재, 근원적인 어머니, 우주모(宇宙母), 지모(地母)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어머니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마저도 하나로 잇는 시간의 축인 동시에 작가가 존재하는 이유 즉 인과론의 굴레인 것이다. 작가는 자연과 우주 그리고 원형으로 나타난 어머니의 존재로써 여성으로서의 성적 특수성을 드러내고, 자기 반성적 사유를 위한 구실로 삼는다. 이로써 작가의 개인사적인 경험을 넘어서 보편적인 개념과 가치마저 획득한다.”

“여자로서, 그리고 어머니로서의 삶을 살아가면서 작업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는 자신의 삶의 풍경 위로 자기 어머니의 생애가 고스란히 내려앉음을 체감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우리네 삶이란 그런 면에서 보면 그 간의 인류 전체의 생애를 다시 한 번 자기 육체로 반복해서 살아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초현실적인 연출과 사물들의 병치, 한 사물에서 또 다른 사물로의 비약, 풍경적인 설치, 회화와 조각의 공존 등을 통해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는 인상이다.“

“조각/회화가 한 자리에 서식하는 풍경이다. 여기서 선은 또한 시간의 온축이다. 형상에 표정과 사연을 얹혀놓기도 하고 오랜 시간(기억)의 누적과 흐름을 파문처럼 그려놓은 것이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근작에서 엿보이는 것은 좀 더 회화적인 충동이랄까, 영상적이고 서사적인 흐름으로 연루되는 각각의 장면들이 한 공간에 놓여 있다는 느낌이다.”

작업의 과정을 살펴보기로 하겠다.

작업 방식은 원하는 형태를 흙 작업을 해서 이루고 석고로 외형 틀을 만든 뒤 안료를 섞은 레진(Resin-에폭시의 종류)으로 그 원형의 형태를 이룬다. 석고를 깨어내고 나서 표면의 마무리 손질을 하고 나면 비로소 작품의 완성이 이뤄진다. 때로는 레진에 안료를 섞은 뒤에 바로 직조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원형이 제작되어진 후 그 표면에 컬러링을 하는 일반적인 방법과는 달리 애초에 안료를 에폭시에 섞어 색을 뽑아내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들은 보기에 따라서 대리석, 테라코타, 나무 등 여러 재료의 질감이나 색채에서 느껴지는 묘한 매력을 지닌다. 조각에서 재료가 지니는 고유한 물성의 힘이 존재한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일반적으로 상업용품의 재료로 쓰이는 레진을 이용해 이러한 매력을 발산하기까지에는 수많은 습작과 연구 과정이 있었을 것이다.

함께 만들어 가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예술 활동과 작품이 삶에 영향을 미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김 선영 작가의 의지처럼, 왕성한 작품 활동과 아름다운 세상 밝은 미래를 함께 꿈꿔 본다.

약 력
●학력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조소과 졸업
●개인전  8회 
2009  COLAPAST초대 김선영개인전,  COLAPAST IN GALLERY 
2008  ‘SERVANT CHAIR'  SICAF서울국제현대미술제,  KOEX  
2006  갤러리 DOS기획 김선영개인전-‘지도밖으로의 여행’, 갤러리DOS&운모하 동시진행 2005  ‘CO ? WORK’,  노화랑   
2005  갤러리 PICI 기획 김선영조각전,  GALLERY PICI 
2003  ‘N E T’, 관훈갤러리  
2002  ART&LIFE기획 김선영개인전 ‘THE SYORY OF MOTHER’,  ART&LIFE 
1999  ‘VOICE - FREEDOM’,  삼정아트스페이스
●단체전  70여회 
2009 등대박물관제14회바다의날기념-현대미술로 보는 등대와 바다 이야기 ‘Sea&Transfomative Reflection',  국립등대박물관
‘찾아가는 예술가’ - 용인현대조각전,  우모하
너와전, 이화갤러리
2008  대한민국조각100인전,  밀레니엄힐튼호텔
●이색전,  Kosa Space
이화조각전,  국민일보사
결식아동돕기 50인전,  Rose 1 Tower
My House My Art,  남양휴튼주택전시관
너와전,  이화갤러리
●전시기획
‘MY HOUSE MY ART’  ‘지역주민을 찾아가는 예술가들‘ 외 7회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미술시장), 크라운해태,  전북군산시조촌동현대아파트,
명선교회, SOMA KOREA, 로즈1타워 , 꼴라파스타,  월간뉴스월드
강의경력  이화여자대학교, 수원대학교, 대진대학교, 부산외국어대학교, 전주교육대학교
●현재
한국미술협회, 한국여류조각회, 이화조각회, 너와전회원, 용인현대조각회부회장
전주교육대학교 출강
주소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 SK아파트 108-1202
e-mail    syk1000@hotmail.com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