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명사칼럼] 도의회, 반토막난 무료급식예산 살려야

교육열은 세계 최고수준
밥 굶는 아이부터 챙겨야

 

이제는 학교 무료급식 시대를 열 때가 되었다. 무료급식은 최고의 교육복지 정책이다. 성장기 아이들의 건강을 뒷받침하고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고 소외계층의 교육복지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 750만 명 가운데 무료급식 학생은 70만 명으로 10%도 채 안 된다. 그것도 빠듯한 교육청 예산으로 시행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불어 닥친 경제위기로 학교급식에 대한 재정지원이 부족해져 급식의 영양과 위생이 저하될 위기까지 겹쳐있다. 이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나서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이미 유럽, 미국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학생에 대한 무료급식을 당연한 국가 의무로 여기고 있다. 미국은 아이들의 건강보호와 빈곤문제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학교급식을 국가가 부담해야 할 의무로 여기고 있다. 일본은 학부모가 식재료비만 부담하면 정부·지자체가 운영비와 인건비 일체를 책임짐으로써 학부모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특히 스웨덴과 핀란드 등 북유럽국가는 공공성이 확보된 업체에 한해 위탁·배달급식을 실시함으로써 학생들의 영양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친환경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1인당 GDP 2만달러 시대에 살고 있고 자식에 대한 교육열이라면 세계 최고수준인 대한민국에서 무료급식 사업은 정부의 의지문제이지 결코 먼 미래의 실현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멀쩡한 4대강 물길과 땅을 파헤쳐 건설사 배불리기라고 비판받는 ‘4대강 죽이기’ 사업 예산 22조원의 10%만 투자해도 매달 급식비 4~5만원을 못내 점심을 굶는 아이들이 없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전국최초로 제시한 ‘초등학교 무료급식’ 사업은 아이들의 건강권과 학습권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교육복지 정책이다. 이는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교육복지 정책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가뜩이나 경기불황기에 생활고로 고생 많은 학부모님들의 호주머니 걱정을 덜어내는 측면에서도 이만한 사회안전망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경기도교육위원회는 지난달 김 교육감의 초등학생 무료급식 예산 171억1천만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85억5천만원을 대거 삭감함으로써 김상곤 교육감을 선택한 경기도민들의 바람을 여지없이 꺾고 말았다. 이유인즉 ‘무상급식보다 시급한 사안이 더 많다’는 것이 도교육위원회의 변명이었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건강만큼 더 시급한 사안이 과연 무엇인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아이들 잘 먹이고 학부모님 부담 덜어주자는 것이 뭐가 그리도 문제인지 되묻고 싶다. 경기도교육위원회는 지금이라도 경기도내 아이들과 학부모님들께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다.

지난 7일부터 개회한 경기도의회에 경기도민뿐만 아니라 온 국민의 눈이 쏠려있다. 도교육위원회에서 반토막난 ‘초등학생 무상급식’ 예산을 심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한나라당 도의원들이 김상곤 교육감의 무료급식 정책을 “중산층에 환심을 사서 선거에서 표나 많이 얻으려는 어설픈 포퓰리즘”이라면서 아이들 먹거리 문제를 교육복지적 관점이 아닌 정치적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 심지어는 “도교육위원회가 무료급식 예산을 삭감한 것은 전문가다운 혜안”이라는 망발도 서슴지 않고 있다. 대다수 경기도민과 학부모님들이 찬성하는 무료급식 사업을 단지 정파주의적으로 정쟁화하는 경기도의회에 안타까움이 앞선다.

경기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경기도의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부탁한다!

자라나는 어린아이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정파주의적 접근을 일체 배제하고 경기도민과 학부모님들의 염원인 무료급식 예산을 전액 부활해줄 것을 간곡히 바라는 바이다.

급식비 낼 돈이 없어서 점심을 거르는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씻어주기 위해서라도 이번 예산심의에서 반드시 무료급식 예산은 도교육청 원안대로 되살려야 한다. 경기도가 대한민국 학교 무료급식 시대를 선도하는 일등 교육복지 지자체가 되도록 도의회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이 있기를 바란다.

프로필
▶1957년 서울 출생
▶1989년 서울대학교 법과대
학 졸업
▶2000~2008년 제16·17대 국
회의원
▶2008년~현재 제18대 국회
의원(민주당·안양 만안구),
법무법인 나라종합법률사
무소 대표 변호사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