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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가출 정치에 익숙한 양치기 소년들

의정사 환갑 맞은 국회
국민 약속만큼은 지키길

 

올해로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된지 61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국회는 의정사 61년을 통해 국민주권과 자유민주주의의 이념 위에서 민주국가의 기틀을 마련하였다. 헌정질서 수호와 민주발전을 위해 헌신한 애국선열과 제헌의원의 크나큰 공로에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국회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의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산업화와 민주화의 길에서 많은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국민들의 높은 정치의식과 기대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국회가 국민을 걱정하기보다 국민이 국회를 걱정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2008년 2월에 17대 대선에서 48.7%의 득표율로 당선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고, 4월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과반 의석을 넘는 153석의 원내 제1당으로서 집권여당이자 이명박 정부의 국정 동반자로 일신을 변모하였다. 국민통합과 경제발전이란 전 국민적·시대적 사명을 가지고 출범한 18대 국회는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사태, 이른바 촛불 정국을 이유로 야당이 등원을 거부하여 지각국회로 출발하였다. 개원식은 법정일(6월 5일)보다 36일 늦은 7월 11일, 18대 국회 원 구성은 임기 개시일(5월 30일)보다 82일이 경과된 8월 20일에야 완료되었다. 야당은 작년 촛불 정국에 이어 올 6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한 조문정국을 이유로 정상적인 국회 의사일정을 41일간 거부하였다.

2000년 2월 당시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상시 일하는 생산적이고 능률적인 국회상을 구현하고, 국회가 국정심의의 중심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겠다며, 매 짝수 월(2월, 4월, 6회) 1일에 임시회를 집회하도록 하는 국회법을 개정한 바 있다. 국회법상 국회는 6월 1일부터 열려야 하는 것이지 국회 개회는 어떤 이유로도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7월 1일부터 발효된 비정규직 대책, 2008년도 결산,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김정일 후계구도, 개성공단 근로자 억류사태 등 국회가 중심을 잡고 챙겨할 현안 문제가 산적해 있다. 민생법안 처리가 늦춰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간다. 야당이 진정으로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염원한다면 즉각 국회 정상화에 협조해야 한다.

야당은 작년 12월 한미 FTA 비준안과 올 2월 미디어관련법 상정을 막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을 불법 점거하여 민의의 전당을 폭력국회로 변질시켜, 대한민국의 국가 신인도를 하락시킨 장본인들이다. 폭력국회는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킨다. 지금 이 시간에도 비정규직법안을 비롯한 민생법안의 늑장처리로 인해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해머가 등장하고 공사장에서 사용돼야할 전기톱이 동원되는 폭력사태는 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이익을 우선해야할 국회의원의 신분을 망각하는 행동임에 틀림없다.

국회의원이 국회에 등원하는데 조건이 있을 수 없다. 학생이 학교에 등교하는데 이유가 없듯이 말이다. 국회에서 다양한 의견 개진을 통해 의사에 반영하고 국회법 절차에 따라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조문정국을 이유로 41일간 국회 등원을 거부한 채 가출정치에 열중했던 야당이 지난 7월 12일에 국회 등원을 전격 결정하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민주당은 미디어 관계법 처리를 거부하며 국회를 또 공전시키고 있다.

지난 2월 미디어관련법 입법 전쟁 후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당 대표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고, 문방위에서 100일간 여론 수렴 등의 과정을 거친 후, 6월 임시국회에서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 처리한다”고 교섭단체 합의안에 서명한 바 있다. 이제 더 이상 야당은 이솝 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 공당 대표의 약속은 국민에 대한 약속이므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다.

갈등이 증폭하는 사회는 미래로 전진할 수 없고, 대결과 분열은 우리 모두를 공멸에 이르게 할 뿐이다. ‘건국의 아버지’들과 우리 선조들이 피땀 흘려 이룩해 놓은 빛나는 금자탑을 지키고 더욱 발전시키는데 우리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일찍이 공자께서는 경륜이 쌓이고 사려(思慮)와 판단(判斷)이 성숙하여 남의 말을 받아들인다 하여 60세를 이순(耳順)이라고 하셨다. 이순을 넘어 이제 화갑(華甲)을 맞은 국회가 국민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설계하는 진정한 민의의 전당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프로필
▶1956년 경기도 화성 출생
▶1980년 육군사관학교 졸업
▶2006~2007년 삼원토건 회장
▶2007년 이명박 대통령 경선
후보캠프 대외협력 특보
▶2008년~ 현재 제18대 국회
의원(한나라당·화성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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