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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김 지사, 대심도로 대권 격돌하나

 

지난 7월 23일 서울 국회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는 장광근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주최한 ‘대심도 광역급행철도 건설 토론회’가 열렸다. 이자리에는 박희태 대표최고위원을 비롯,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이병석 위원장, 정병국 차명진 의원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대심도 광역급행철도 제안자인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희태 대표최고위원은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수도권 대심도 광역급행철도계획을 완수하는 데는 서울시와 수도권이 합심해야한다. 참, 여기에는 한없이 커가는 김문수 지사님도 오셨다. 그리고 이병석 국토해양위원회 위원장도 오셨으니까 이런 대심도 광역급행철도 건설은 문제 될 것이 없다. 이런 정도로 관심과 지원을 보내는 것을 보니 틀림없이 성공한 계획이라고 생각한다. 그야말로 착수가 곧 성공이다 라고 저는 이렇게 말씀을 드린다”

한나라당이 주최한 토론회이기는 하지만 참석한 한나라당 인사들의 면면을 봐서도 이 자리는 단순한 토론회 성격을 넘어 대심도 급행철도를 처음 제안한 김문수 경기지사를 자연스레 추켜 세워주는 자리가 되었다. 차기 대권후보인 김 지사의 서울 교두보를 다지는 그런 자리쯤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발제자인 고정균 서울시의원은 “대심도 광역급행철도 건설은 막대한 사업비로 인한 재원 조달 방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수도권 전체를 대상으로 하기에 중앙부처 및 각 지자체 계획과 연계해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로부터 2주가 지난 지난 5일 서울시는 지하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지상공간의 도로교통 수요 일부를 지하로 전환하기 위해 11조2천억원을 투입,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지하 40~60m 깊이에 남북 3개축과 동서 3개축 등 총 6개 노선(총연장 149㎞)의 지하도로망을 구축키로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서울과 경기도를 동서남북으로 연결하는 개념의 새로운 교통수단인 수도권 대심도 광역급행철도(GTX:Great Train Express)사업을 일찌감치 경기도에 빼앗겨 의기소침해 있던 서울시가 갑작스레 격자형 지하도로망 건설계획을 들고 나온 것이다. 그래서인지 서울시의 지하도로 건설계획은 급조된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서울시의 도심 지하도로(U-SMARTWAY) 계획 노선은 지난 4월 경기도가 발표한 대심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노선과 상당부분 일치하고 있어 논란을 낳고 있다. 실제 도가 추진 중인 GTX 노선은 서울 도심을 통과하고 경기 화성시 동탄~고양시 노선만 하더라도 서울시가 내놓은 6개 지하도로 축 모두와 충돌해 두 사업의 노선 중복이 문제가 되고 있다.

미비한 방재 기준도 대심도 도로의 끊임 없는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서울시는 지하도로와 연결된 대형주차장을 건설하고 고속 엘리베이터 등을 통해 지상의 대중교통과 연계시킨다고 발표했다. 철도의 경우는 화재 등이 일어났을 때 비상전원장치를 이용해 가까운 정거장으로 대피가 가능하지만 도로는 추돌사고 등으로 인해 터널 내에서 폭발 등이 발생하게 되면 더욱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들 노선을 대상으로 민자적격성 검토를 실시한 뒤 오는 2013년 민간사업자 선정과 실시협약 체결을 거쳐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사업성이나 사업방식 그리고 11조원을 웃도는 사업비 조달 방안도 미지수다.

김문수 지사가 제안한 대심도 광역급행 철도사업은 비교적 순조롭다. 도는 지난 4월 2016년말 개통을 목표로 13조9천여억원을 들여 고양 킨텍스∼동탄 신도시, 의정부∼군포 금정, 청량리∼인천 송도 등 총연장 145.5㎞의 광역급행철도 3개 노선을 건설하도록 국토해양부에 제안했다.국토부는 현재 도가 제안한 광역급행철도 건설에 대한 타당성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가 지난달 14일 서울 건설회관에서 경기도시공사, 대한교통학회,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와 함께 개최한 ‘GTX 수도권 매래를 열다’ 세미나에서 김 지사는 “녹색교통 수단인 GTX는 도민의 숙원인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이라며 “수도권의 효율적인 공간 재편에 있어 GTX보다 획기적인 것은 없다”며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수도권 대심도 선점을 놓고 경기도와 서울시가 격돌하는 양상이다.

각종 정치현안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내 말없는 중도.보수를 대변한다는 평을 듣고 있는 김문수 지사와 비교적 온화한 성격으로 무리수를 두지 않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수도권에서 대심도 개발권을 놓고 차기 대권경쟁에 시동을 걸었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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