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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감격의 눈물’ 자주 보길 바라며

쌍용 농성자들의 피눈물
김연아 선수의 감격의 눈물

 

요즘 신문이나 텔레비전 뉴스나 주변을 보면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의 마음이야 각양각색이지만 이를 바라보고 평가하는 사람들의 생각 또한 똑같지 않을 것이다.

문득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그 눈물을 흘리면서 생각하고 느꼈을 감정들이 이 사회, 이 나라에, 그리고 좁게는 나 자신에게 도움을 주고 긍정적인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것들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최근 뉴스를 장식하고 있던 것 중 하나는 쌍용자동차 사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농성장에서 70여일을 농성하고 있었던 파업 근로자들 자신들은 이미 수많은 피눈물을 쏟아부었을 것이고 이를 밖에서 지켜보고 있는 아내, 자식, 부모님, 가족들 또한 적지 않는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공장안에 단수·단전 조치가 내려져서 그런지 밖에 있는 아내들이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공장 정문에 가서 물을 건네 주려는 것을 막는 경찰들에게 울부짖으며 제발 물만 전달하게 해달라면서 뜨거운 눈물을 쏟아내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누군가는 또 눈물을 흘리고 소리를 지르며 사형수도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지내게 하는데 왜 먹는 물도 못 먹게 하느냐면서 거칠게 항의를 하는 모습도 포착되었다.

참으로 이를 지켜보고 있자니 이 사회에, 이 나라에서 저런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자주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농성중인 근로자 아내의 울부짖음과 눈물을 보면 저절로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만 나왔다. 이 사회와 이 나라에 좋은 기운을 심어 주는 눈물이 절대로 아닌 것이기에 하루라도 빨리 위와 같은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점점 적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반면 얼마전 세계 피겨 스케이팅 대회에서 감격적인 우승을 하고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던 김연아 선수의 눈물은 아무리 다시 보아도 질릴 것 같지는 않다. 정말 이 사회, 이 나라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는 김연아 선수를 지켜본 우리 국민들 모두를 활기차게 만든 정말 고마운 눈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 국민들은 이런 눈물을 매일 매일 보았으면 얼마나 좋을 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김연아 선수의 눈물 같은 거창한 눈물을 거론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 주변에서도 우리에게 기운을 북돋아 주는 눈물을 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최근 필자의 사무실에 법원에서 재판비용을 지원해주는 소송구조사건의 당사자인 중국 한족 출신의 여인이 재판을 상담하기 위하여 찾아 왔다. 사연인 즉 한국인 남편과 결혼을 하였는데 남편이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몽고 출신 여인과 바람이 나서 자신도 모르게 이혼소송을 제기하여 억울하게 이혼을 당하였다는 것이다. 자신은 이혼을 당하면 다시 중국으로 강제로 출국할 수 밖에 없기에 어떻게 해서든지 한국에 남고 싶다며 꼭 재판에서 이겨 달라고 하소연을 하였다.

그런데 이 여인은 별도로 변호사 선임료가 필요한 것으로 알았는지 비용을 자꾸 물어 보면서 얼마를 드려야 되냐면서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얼마를 주십시오’ 할 수도 있는 상황이였지만 이 먼 이국땅에 남편 하나 바라보고 왔다가 강제로 이혼을 당한 그 여인의 처지가 너무나 딱하였다. 그래서 ‘돈을 줄 필요는 없다. 내가 최선을 다하여 도와 줄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생업에 충실하고 있어라’ 하고 이야기를 해 주었더니 위 여인은 갑자기 눈물이 글썽글썽해지면서 연방 고맙다는 말을 하였다. 이 여인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나의 말이 고마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며 참으로 점점 외국인들이 늘어나 문화가 다양해지는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외국인들, 특히 중국에서 온 한족, 조선족들에게 우리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좋게 각인되게 한다면 결국 그 혜택은 우리 사회, 우리나라에게 돌아올 것임이 틀림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점점 날씨가 더워지고 있는 이 무렵 우리 주변에 시원한 수박같은 느낌을 주어 이 더위를 싹 날려 버릴 그런 감동적이고 감격적인 눈물을 자주 보았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 본다.

프로필
▶ 1965년 서울 출생
▶1988년 고려대학교 법과대 학 졸업
▶1992년 제34회 사법고시 합격
▶1995년 제24기 사법연수원 수료, 변호사 개업
▶2009년 현재 수원변호사협회 제1공보이사, 수원지방 법원 조정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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