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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청소년 인성교육 시급하다

 

최근 중·고등학생 등 청소년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해마다 범죄율이 급증하는가 하면 과거 절도, 폭행에 머물렀던 청소년 범죄는 최근 지능화되고 대담해지면서 성범죄, 살인 등의 강력 범죄로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얼마 전 10대 4명의 청소년이 지적 장애인 여자 친구를 살해하고 나서 암매장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피해 학생을 20일 동안 감금해 구타하고 나서 숨지자 암매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여중생 알몸 폭행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져 사회가 충격적이었다. 최근 우리 주변에서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끔찍한 사건들이 온 국민의 마음을 우울하고 어둡게 만들고 있다.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실시한 청소년 대상 인식조사에서도 가장 심각한 청소년 문제로 가출, 폭력 등 일탈·비행 문제가 1위로 꼽혔고, 2008년 청소년 상담전화 건수만 보더라도 학업 문제 다음으로 일탈·비행 문제가 가장 많았다. 청소년 범죄의 수위는 날로 심각성을 더하고 있으며 연령대 또한 점차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 문제가 점점 극단으로 치닫는 데 대한 우리 사회가 개탄이나 우려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런 문제가 사회환경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청소년이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대가로 성매매를 하게 된 원인 중 하나는 음란사이트, 채팅사이트 등 유해매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에 있다. 장기화된 불황으로 인한 가정파탄, 이혼의 급증도 청소년이 의지할 곳 없이 집 밖으로 내몰려 일탈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청소년 범죄는 결국 어른이 만든 환경에서 나온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고등학교 퇴학의 주된 원인은 학습 부적응보다 가정불화가 더 크다.

이혼 자녀들은 가정의 보호와 교육이 다른 아이들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정서장애나 행동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2~3배 높으며 이는 청소년 범죄로 이어지기 쉽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혼 가정의 청소년들은 높은 공격성과 심한 불안, 낮은 학업성취도와 낮은 자존감, 부적절한 친구관계 등으로 범죄에 노출될 확률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소년범죄로 수감된 청소년 절반 이상이 어린 시절 편부모 슬하에서 자랐으며 약물중독치료병원에 입원한 유·청소년의 75%가 편부모 가정 출신이고 자살자의 63%가 편부모 가정 출신인 것으로 집계된 바가 있다. 부모들은 자녀의 일탈과 비행으로 고민하면서도 자녀가 먼저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모가 먼저 다가서야 한다. 부모가 먼저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아이의 마음을 열 수 있다.

지금 학교 사회는 수능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좁은 시각만 유지하고 있다. 그런 상황 속에 학교 폭력은 다른 세계의 이야기처럼 치부해버린다. 과연 이것이 학교의 존재 이유인지 학교 스스로 물어봐야 할 것이다. 학교의 본래 목적은 살아가기 위한 수양의 과정을 위함이지, 공부만을 위해 다니는 곳이 아니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학교라는 울타리 속에서 보내는 만큼, 학교에 주어진 임무는 실로 막중하다. 그럼에도 진학이나 입신을 위한 교육 외에는 관심이 없다. 인성의 부재와 미흡함이 시민정신과 국민의식 수준의 후진성으로 나타난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는 “21세기에는 도덕성을 지닌 민족만이 번영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파하였다.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 그것이 최고의 예술"이라고 노래한 시인 노발리스의 잠언이 새삼 절실한 시대이다.

그래서 인성교육에 거는 기대가 크다. 왜냐하면 인성교육의 사명과 가치가 교육을 통한 인간화이기 때문이다. 명심보감에는 “안으로 현명한 부모와 형제가 없고 밖으로 스승과 벗이 없이 성공한 사람이 드물다”고 하였다. 출세지향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하면서 인성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이는 시민의식과 국민의식수준을 향상시켜 선진화와 국력신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이다. 그동안 우리의 교육은 국가경쟁력이다. 혁신이다 하면서 전문화 교육에 치우친 나머지 상대적으로 인간화 교육을 그만큼 소홀히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전문화 교육도 바른 인성을 지닌 학생 집단에게서 훨씬 효과적인 것이 엄연한 사실임에도 말이다. 교육정책은 무엇보다도 민주주의 국가가 표방하는 보편적 가치에 근거한 건강한 인성교육의 바탕 위에서 입안되고 실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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