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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추석민심이 10·28 재선거 가른다

 

이번에 추석을 즐길 수 있는 기간은 단 3일이었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개천절이 추석절과 겹치면서 여유로워야할 추석이 빠듯하게 지나가 버리고 말았다. 추석 후유증에 뻐근한 몸을 이끌고 출근한 회사원이나 자영업자들은 또 생업전선에서 썩 달갑지 않은 하루를 맞이해야 했다. 이렇듯 정신없이 흘러간 3일이지만 정치권은 추석민심을 정확하게 읽어내느라 여간 신경이 쓰인 것이 아니다. 한달도 남지 않은 10.28 재선거의 향배를 가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선거는 지역선거이지만 작은 총선이라고 부른다.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되어서 그렇다. 중앙정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에 정치권은 이번 재선거 성패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야는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1일 귀성객들과의 접촉에 주력했다. 여야 지도부가 이날 일제히 서울역을 찾아 추석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등 추석 민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정몽준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서울역을 찾아 한가위를 맞아 고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귀성객들에게 인사하며, 자체 제작한 정책홍보물을 배포했다. ‘서민 챙기기’를 위한 그동안의 노력을 적극 알리는 동시에 새 각오를 다지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추석을 맞아 ‘서민행복 한나라당’이라는 제목의 정책홍보물 5만8천부를 제작했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유치, 쌀값 대책, 이동통신 요금 인하 등에 대한 설명이 포함됐다. 또한 홍보물을 각 시도당 및 당원협의회에 배포하는 것은 물론 당협위원장 및 의원들의 추석맞이 민심 행보를 독려함으로써 이명박 정부의 친서민 행보를 적극 알렸다.

민주당은 이번 추석 기간 민생현장을 찾아 ‘서민·중산층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각인시키는 동시에 이명박 정부의 ‘가짜 서민정책’에 따른 실정을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10월 재선거를 앞두고 여권의 친서민 행보에 제동을 걸고 정권심판론을 확산시키는데 주력했다.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1일 서울역을 찾아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데 이어 2일에는 서울의 한 어린이 보호시설과 노인복지관을 방문, 소외 이웃을 격려했다.

재선거가 치러지는 수원 장안에서는 추석을 시발점으로 선거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장안 선거구는 일찌감치 여야간 ‘철새 정치인’에 대한 공격으로 선거전이 시작되었다. 민주당 후보로 결정된 이찬열 후보가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를 향해 “영통구에서 장안구로 옮겨온 철새 정치인”이라고 공격하자 박 후보가 이 후보를 향해 “이 후보 자신이나 선대위원장을 맡은 손학규 전 대표는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철새”라고 반박하고 나서면서 선거전이 가열되고 있다.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는 장안구 관내에 있는 신풍초등학교와 수원여고를 졸업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새벽부터 밤 늦은시간까지 지역구를 누비고 있다. 민주당 이찬열 후보도 장안구지역에서 30년 이상 살아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득표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다른지역에 비해 토박이가 많이 거주하고 있는 장안구는 아직까지는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경제를 살리는데 보탬이 되는 지역출신 후보자를 선택하겠다는 의견이 많은 듯 하다.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모여 있어 유입인구가 많은 정자지구의 표심이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열세지역으로 분류되는 장안구에 당 대표를 역임한 손학규 씨가 이찬열 후보 선거대책위원장을 자처하고 나선 것은 여러가지 정치적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후보는 지역 토박이이자 유명 방송인 출신의 박찬숙 전 의원인 점을 감안하면 손 전 대표의 선택은 그야말로 ‘모 아니면 도인 리스크가 대단한 도박’에 해당한다. 낙선 땐 정치적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손 전 대표와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민주당 정장선 의원이 지난 1일 의정서신을 통해 “여야대표를 초청한 청와대의 G20 정상회의 유치보고가 정세균 대표의 불참으로 무산된 것은 적절치 않은 일”이라며 “야당대표라 하더라도 국가적 사안에 대해서는 적극 협조하는 것이 큰 정치”라고 비판한 것은 그간 당 쇄신론을 주창해온 손 전 대표와 맥을 같이 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선대위원장 활동을 시작으로 정치를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10.28 재선거까지는 국정감사가 놓여있다. 여아간 치열한 폭로전이 예상된다. 주민생활과 직결되는 국정감사가 표로 연결될 수 있다. 그 표는 내년 지방선거까지 연결되는 묘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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