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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장들의 한심한 워크숍

공무원 노조가 엊그제 쟁의 찬반 투표에 돌입했을 때 국민들은 일순 불안에 휩싸였다. 불과 며칠전 화물연대의 파업이 국가경제에 엄청난 먹구름을 드리웠던 일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참에 사회의 질서유지를 위한 마지막 보루인 공무원들마저 일손을 놓고 파업에 뛰어든다면 더 이상 국민들은 기댈 곳이 없어지는 터라, 쟁의 찬반투표가 이어지는 동안 국민들의 불안감은 내내 지속됐다.
작게 보면 혼란이고, 크게 보면 위기가 감돌고 있을 때 경기도에서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공무원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강행되던 지난 22일, 경기도의 자치단체장 대부분이 제주도 워크숍에 참가하기 위해 관할 시·군을 비운 것이다. 23일 도내 시장군수협의회(회장 신중대 안양시장)에 따르면 협의회 소속 단체장 31명 가운데 수원, 구리, 용인, 양평, 하남 등 5개 단체장을 제외한 26명이 22일 오후 제주도로 떠났고, 같은 날 만찬에는 손학규 도지사까지 참석했다.
단체장들의 제주도 워크숍은 특별한 현안문제가 있어서 마련된 것이 아니었다. 명목이 워크숍일 뿐 사실은 친목을 도모하는 관광이 주된 일정이었다. 그러나 단체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각 시·군의 관계 공무원들은 대책회의와 현황 파악, 투표 불참 유도 등의 업무로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
다행히 쟁의행위 투표가 부결되었기 망정이지 만에 하나 가결되었더라면 경기도의 각 지자체는 수장이 없는 가운데 엄청난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설령 이번 워크숍이 사전에 계획됐던 것이었다 해도, 시기가 시기인 만큼 단체장 본연의 업무수행을 위해 일정을 재조정했어야 마땅했는데 밀어 부친 소위가 놀라울 따름이다.
현재 나라 안은 산적한 현안문제들 때문에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NEIS 실행을 둘러싼 교육부와 전교조의 갈등, 화물노조에 이어 터져 나오기 시작한 각급 노동단체들의 임금협상 투쟁, 북핵문제에 얽힌 안보불안, 사스(SARS)로 인한 공포, 여기에 좀처럼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경제까지 합치면 앞이 캄캄할 지경이다.
사회가 불안하면 할수록 사회 지도층이 중심을 잡아주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경기도 단체장들의 제주도 워크숍은 시기를 잘못 선택했다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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