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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군 가산점제, 기회상실에 대한 보상

군필자 평등권 역차별
자발적 병역풍토 기대

 

최근 어깨 탈구 수술을 하고 환자를 바꿔치기하는 병역 기피사례가 적발되었다. 과거에도 허위진단서 발급, 공문서 위조, 문신시술, 약물투여, 고의사고 등 이러한 비리사건들은 반복적으로 발생되어 왔다. 근본적으로 병역기피가 발생되는 이유는 국민들이 ‘군대를 가면 불이익을 받고 손해 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병사들은 3년 정도는 공부도 못하고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

군 복무자에 대한 불이익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는 군 가산점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통해 병역의무에 대한 피해의식을 없애고, 젊은이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군복무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 이에 필자는 18대 국회에서 군가산점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고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에 있다.

1999년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은 합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가산점을 지나치게 적용하는 것이 문제이지 가산점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판시하고 있다. 따라서 헌재판결 당시 지적되었던 만점의 5% 가산비율을 득점의 2.5%로 조정하고 합격인원을 전체 인원의 20% 이내로 제한하였으며 가산점의 응시횟수와 기간을 대통령령으로 제한함으로써 헌제의 ‘위헌’ 요인은 제거되었다고 본다. 특히, 당시 헌재는 ‘군 복무로 인해 군필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가산점제도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10년 전과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1999년 당시 9급 행정직공무원시험 합격자중 군필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70% 정도였으나 지금은 30% 정도에 불과하다. 이처럼 최근에는 군필자가 평등권을 침해받는 역차별이 발생되고 있다. 군복무를 마치려면 군입영일과 학기가 맞지 않기 때문에 약 3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즉, 군복무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3년 빨리 출발하여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고 본인이 취득한 가장 좋은 성적을 가지고 군필자와 겨루는 것이다. 시간과 기회 면에서 군필자는 역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당시 군 가산점제도의 헌재 위헌판결을 이끈 담당 변호사였던 이석연 법제처장도 “당시에는 헌법 제39조제2항(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해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을 권리)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고, 상황변화로 헌법에 대한 해석도 바뀌어야 하며, 다른 대안이 없다면 가산점제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고 발언했다.(동아일보 2009. 10. 10)

최근에는 군필자에 대한 학비지원, 월급 대폭인상, 연금지급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늦었지만 참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런 방식으로 실질적 보상을 해주자면 엄청난 예산이 필요한데 나라 빚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얼만큼의 보상을 해주어야 적정한 보상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혹자는 가산점 제도는 공무원이 되는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고 한다. 그러나 1999년 이전에 대다수 공·사기업들이 군 가산점제도를 채택하고 있었다. 이번에 군 가산점제도가 부각되었을 때에도 많은 공·사기업들이 국가공무원에서의 도입을 보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가산점제도는 공무원이 되는 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또 가산점 반대이유로 여성의 출산과 육아를 내세우기도 한다. 그러나 출산은 결혼 후 남성과 여성의 공동책임으로 이뤄지는 삶의 문제이다. 반면 가산점제는 군복무로 인한 시간과 기회상실에 대한 보상을 통해 취업과 결혼을 연결시키는 매개체이다. 어느 누가 밥벌이 못하는 아들을 결혼시키려 할 것이며, 밥벌이 못하는 남자에게 귀한 딸을 맡기려 하겠는가? 출산과 육아는 가산점과는 별개의 문제로 휴직 및 복직보장, 호봉합산, 수당, 경력인정 등 다른 정부의 정책으로 지원하고 있고, 필요하다면 여성을 비롯한 장애인에 대한 정책 지원도 확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군가산점제도는 현 상황에서 군복무로 인한 취업준비시간과 기회의 상실에 대한 보상을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앞으로 가산점제뿐만 아니라 학비지원, 병영 환경 개선, 세제지원 등 다른 지원방안들도 도입되어 병역기피를 근절하고 자발적인 병역이행 풍토가 조성되길 기대해 본다.

프로필
▶1956년 경기도 화성 출생
▶1980년 육군사관학교 졸업
▶2006~2007년 삼원토건 회장
▶2007년 이명박 대통령 경선후보캠프 대외협력특보
▶2008년~현재 제18대 국회의원(한나라당·화성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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