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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시론] 우리나라 공공디자인은 어디까지 왔는가

 

필자는 지금 코엑스에서 개최되고 있는 공공디자인 엑스포 전시장 가운데에 있는 쉼터에 앉아서 이 글을 쓰고 있다.

‘공공디자인’이라는 말이 2006년부터 붐을 이루기 시작하여 이제는 매년 가을에 공공디자인 엑스포라는 이름으로, 전국 지자체와 관련 단체의 공공디자인 실적을 소개하고 자랑하는 자리를 갖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질적으로 나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지만, 특히 올해는 녹색성장과 수변공간이라는 것을 화두로 하여 공공디자인 엑스포가 개최되고 있다.

아직 개막 직전의 마지막 준비 작업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이긴 하지만, 분명 공공디자인이 점차 더 인식이 높아져 가고 있음을 전시되어 있는 내용들을 보아 충분히 알 수 있다.

한 예로, 방방(BangBang)이라는 이름의 작품은 커다란 풍선을 설치하여 그 안에서 각종 행사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한 예술작품인데, 이것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에코블럭이라고 하여 비가 내리면 빗물을 흡수하고 이를 땅으로 스며들게 하는 친환경보도블럭이 전시되고 있고, 등록을 하면 출입증을 주는데 출입증 또한 재생지로 만들어서 색다른 이미지를 준다.

더욱이 부대행사로 공공디자인 국제심포지엄과 공공디자인 테크니컬 워크샵이 진행되어, 관련 국내외 전문가들과 다양한 교류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그런데, 여러 부스를 돌아보면서 안타까운 점이 조금씩 느껴지는 것은 각 지자체 부스에 방문하는 방문객들에게 자신들의 지자체를 소개하고 설명해줄 지자체 담당자들이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홍보도우미를 앉혀놓고 대신 설명하게 하는 부스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자체의 공공디자인 정책에 대한 진정성 유무를 알 수 있게 하는 요소가 아닌가 한다.

또 하나는 공공디자인과 관련하여 시설물에 대한 전시 위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공공디자인은 공공시설도 하나의 범주에 해당하지만, 그 외에도 공공디자인행정이나 제도 등도 포함되는데, 대부분의 지자체 부스에서는 이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 자료가 미흡하다.

세 번째로는 공공디자인을 잘 설명하는 전시공간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자체 홍보관처럼 여겨지는 곳도 간간이 눈에 띈다는 점이다. 공공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전에 없이 높아져서 정말 다행이지만, 아직도 공공디자인 시설에 관한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듯하여 못내 아쉽다. 국가에서도 대통령직속 건축정책위원회를 설치하여 공공디자인 정책과 사업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지만, 그 실현에 있어서는 일선 지자체의 바람직한 공공디자인 정책과 제도의 수립, 사업의 시행에 달려 있다.

정말로 우리의 지역에 필요한 공공디자인은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나, 아직은 타 지자체에서 하는 사례와 유사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한다.

5일간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공공디자인 엑스포가, 공공디자인은 국가가 아니라 지역에서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의미를 알게 하는 시간이었으면 한다.

해외 지자체로는 일본의 오오사카와 요코하마시의 부스가 있는데, 이 부스에 가면 어떠한 사업을 행하고 있는 지 알기 쉽게 전시해 놓았다. 외형적으로 화려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정책과 사업을 얼마나 알기 쉽게 전달하려고 하였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 공공디자인을 어떻게 생각하고 정책과 사업으로 다루고 있으며, 경제불황과 기후변화와 같은 전 세계적 어려움을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이번 기회에 서로의 생각을 알 수 있었으면 한다. 영국의 그라운드워크(Groundwork)와 지역경제전략센터(The Centre for Local Economic Strategies)는 지역의 공공환경 향상은 경제적 침체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영국 미들즈버러(Middlesborough)의 리버사이드 파크 산업지역, 체서의 윈포드 산업지역 등에 대한 사례 연구를 바탕으로 간단한 조경과 조명, 안전 조치를 통해 사례 연구 대상 지역 4곳의 상점가 경제를 활성화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공공환경에 대한 공공디자인의 적용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고객의 방문 빈도 증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유치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울러 지역경제전략센터는 공공디자인 향상이 많은 경제적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 정부와 민간의 투자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공공디자인은 단순히 디자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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