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안병현칼럼] 정장선의 ‘국회 타협론’

 

항상 그래왔지만 여야는 매사에 으르렁대기 일쑤다. 경우에 따라서는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이 국민생활과 직결될 때는 그 싸움의 결과를 지켜보는 맛도 없지 않지만 대부분이 그렇지 못한 경우여서 실망만 안겨준다. 새해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날선 대치는 또 계속되고 있다. 4대강 예산, 세종시 원안추진 등 난제가 수두룩하게 쌓이면서 12월 국회는 오리무중이다.

2009년을 결산하고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는 국회는 그런 의미가 퇴색된지 오래다. 크게 기대를 하는 국민들도 없는 것 같다. 요즘 새삼스럽게 건전야당론이 대세다. 새정부 출범 2년이 지나도록 제1야당인 민주당은 반대 위한 반대에 함몰돼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고 또 대안 정당으로서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 많은 것 같다. 뭣 하나 제대로 굴러가는 것이 없으니 하는 말일게다.

이유야 어떻든 회기가 끝나가도록 단 한건의 안건도 처리하지 않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여당 국회의원들은 책임을 통감하며 사퇴했고 야당의원들은 정치쇼 그만 하라고 몰아부치고 있다. 위원장과 해당 상임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직무유기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이렇듯 복잡한 방정식을 푸는 훈련을 쌓지 못하고 또 그런 노하우를 갖추지 못한 우리국회는 항상 시끄럽다. 여당은 밀어 부치기만 하고 야당은 반대만 하는 그런 국회로 기억되는 것은 슬픈 일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의원 12명이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교과위 상임위원에서 사퇴하겠다”며 “민주당의 독선적 상임위 운영을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현재 교과위에는 328건의 법안이 계류돼 있는데 100일간의 올해 정기국회 동안 단 1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했다. 국회 교과위는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교과위는 지난 9월 1일 정기국회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법안심사 소위를 단 한 번도 열지 않았다. 교과위에 계류된 328건의 법안 중에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특별법’, 내년 5월 지방선거에서 주민 직선으로 교육위원을 뽑는 세부 규정을 다룬 법안 등 시급한 사안들도 적지 않다.

국회 지식경제위 정장선 위원장과 농수산위 이낙연 위원장은 민주당 소속이지만 지경위와 농수산위는 국회 16개 상임위 중 입법 활동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민주당내 엇박자는 보는 이로 하여금 실소를 자아낸다. 영산강 사업을 놓고 한 차례 지역간 이견이 표출된 데 이어 이번에는 4대강 예산에 대한 대응 수위를 둘러싸고 강·온파 간 대립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 3선의 평택출신 정장선 의원이 일침을 가하고 있다.

지난 8일 국토해양위의 4대강 예산 강행 처리에 대해 민주당내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정 의원은 ‘4대강 사업은 대타협을 통해 풀어야 한다’는 제목의 의정서신을 통해 “야당도 4대강 사업에 대한 수정안을 내고 충분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며 “정부안 중 수용 가능한 것과 보완할 것에 대한 입장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타협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타협론’을 제안하고 있다.

특히 “이번 국회마저 대화 한 번 제대로 안하고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몸싸움으로 끝나면 국회는 정말 문을 닫아야 할지 모른다”며 “대의정치의 심각한 위기를 넘어 종말을 우리 스스로 만드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는 타협이라는 국회정신으로 실타래를 풀라고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4.29 재선거 장안선거구에 돌풍을 몰고 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손학규 민주당 전대표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잘못된 것을 막고 반대하는 것은 야당의 당연한 책무이지만 그것만으로는 국민이 만족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반대할 것은 반대하고 수용할 것은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길을 제시,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야당에게 기대를 갖게 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쯤 되고 보면 민주당내 건전세력은 분명히 존재하는 셈이다.

민주당이 대안정당으로 자리를 굳히지 못하면 국민들은 당내 골수 민주세력보다는 진취적이고 건설적인 집단에 손을 들어줄 공산도 크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환경노동위원회는 위원회내에 법안소위를 1년5개월만에 지각구성했다.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하다.

내년 예산안을 비롯해 수많은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12월 임시국회가 개막되었지만 국민들이 별 기대를 갖지 않는 것은 예산안을 책임감 갖고 심의할 의원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데 있다. 퇴로없는 여야 간 ‘예산전쟁’만을 남겨 놓고 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