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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시론] 유네스코 창조적 도시 네트워크 프로그램

 

필자가 일본에서 돌아온 이듬 해인 2004년에 일본 요코하마시의 ‘문화예술창조도시 요코하마’ 정책을 모연구원에서 발간하는 간행물에 소개했다.

물론 당시만 해도 이러한 주제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던 시절이었기에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2005년에는 필자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경관분과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요코하마시의 사례를 소개하였을 때에서야 비로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 당시에는 지역균형발전, 문화중심도시사업 등에 의해 전국이 개발의 파도에 휩쓸리기 시작하던 때였으며, 또한 ‘창조적 도시’, ‘창조적 계급’과 관련하여 Charles Landry, Richard Florida와 같은 외국전문가가 우리나라의 각종 매체에 종종 오르던 초창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요코하마에서는 이미 유럽의 창조적 도시라고 일컬어지는 여러 도시들과 교류 및 네트워킹을 시작해오고 있었다.

2007년 가을 기존에 근무하던 문화관광부 공간문화과에서 지역문화과로 옮기면서, 국가적 차원에서 지자체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으로 ‘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 Program(이하 UCCN, 2004년부터 추진된 것으로, 영상/음악/문학/디자인/공예 및 전통예술/음식/미디어아트 7개 분야에 대해 선정하며, 현재는 19개 도시가 선정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 4개의 도시가 아시아지역의 도시이며, 3개가 일본, 1개가 중국의 도시이다.)’에 대해 국내 지자체가 선정되도록 하는 것을 지원하는 사업을 기획하여 추진하였다.

이때, 유네스코의 사업에 적어도 빠른 시간 내에 신청이 가능하다고 판단된 13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했지만, 주요 질문이 ‘정부에서 얼마를 지원해 주느냐, 용역 3개월 주면 되느냐’ 이었다. 게다가 당시에 ‘창조 혹은 창조도시’라는 용어를 포함하여 슬로건을 사용하고 있던 지자체의 수가 약 15개에 달했지만, 대부분이 관광개발과 같은 내용을 이러한 용어로 표현하고 있었다.

이후 2~3년이 지나는 사이에 서울시를 비롯하여 많은 지자체에서 ‘문화’, ‘예술’을 표면에 내건 정책사업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산업유산의 문화공간화, 창작공간, 아티스트 레지던스 사업 등이 여기저기서 행해지게 되었다.

‘창조적 도시(creative city)’란 지역의 유무형 자원과 지역민의 창의력과 행정 및 제도의 창조적 설계와 지원을 통해 발전을 모색하는 과정을 지나온 결과 ‘창조적’이라고 일컫게 되는 도시로, 도시기본계획이나 도시관리계획이 아니며, 또한 도시계획의 목표로도 삼을 수 없다. 즉, 도시발전을 위해 사용된 수법적 특성을 가리키는 것이다.

2008년 가을부터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불황의 터널이 전 세계를 흔들어놓고 있다.

경제불황의 터널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그 끝에 경제불황 이전과 같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거나, 혹은 더욱 발전하여 나아진 지자체는 과연 존재할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기존의 산업단지유치와 같은 비교적 구태의연한 수법으로는 경제불황과 기후변화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처할 수 없다. 획일적인 정책과 그로 인한 사업, 예산의 비효율적 투입 등을 지향하고, 이러한 국제적 변화를 지역적 여건에 맞추어 지역독자의 정책과 사업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이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것을 담당할 인재를 발굴하고 기르는 것이며,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문화와 예술에 의해 개인의 창의성을 끌어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그 중에서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 창의성을 끌어낼 수 있는 공간적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제도권 교육환경은 물론, 비제도권의 창조적 환경이 지역생활공간 곳곳에 있어서, 문화와 예술에 전문적으로 종사하거나 활동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반 개인이 자유롭게 교류하고 네트워킹하는 그러한 공간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에서도 소수의 지자체에서 UCCN 신청서를 제출하였거나 준비중이다. 그 중에는 경기도 모 지자체에서 1년여 남짓 UCCN 신청서를 착실하게 준비하여 제출하였고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담당공무원 두 명이 주축이 되어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즉, 지역 고유의 특성과 환경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되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지역의 산업을 창의적인 것으로 바라보게 되었으며, 결국 자신의 지자체가 발전적인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이라는 것이다. UCCN에 선정이 되어 다른 지자체에게도 창조적인 자극이 되길 진심으로 빌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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