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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청소년 차별없는 기회제공과 지원 필요

삶 주도할 힘 키우도록 해야
양극화 간극 줄이는 정책을

 

벌써 한 해를 마감해가야 하는 시점에 다가와 있다. 언제나 그렇지만 올해도 역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청소년과 관련해서는 아동과 청소년의 통합정책이 마련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있어 청소년정책이 지금의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여성부로 이관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또 국회에 제출되었다. 상호모순적일 수도 있는 두 법안이 아직 국회에서 처리될 시점조차 잡지 못하고 양립해 있는 실정이다. 그 가운데 언론에서는 정부가 새로운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하여 여성부를 여성청소년가족부로 개편하는 방향을 잡았다고 보도하고 있다.

학교 밖에서 청소년에 대한 정책의 틀이 이렇게 요동치는 사이, 우리 청소년들 삶의 대부분을 규정하고 있는 교육제도에서도 변화의 단서가 시작되었다. 우선 청소년이 대부분인 학생의 생활을 구속하는 원흉으로 지탄받고 있는 대학 입시제도에서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이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제7차 교육과정에 대한 개편안이 마련되어 여론 수렴의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이 가운데는 비교과 영역을 통합하여 ‘창의적 체험활동’이 제시되어 있다. 폭넓은 논의과정을 거쳐 최종안이 마련되겠지만, 교육과정 개편안의 창의적 체험활동 영역에서는 진로탐색이나 체험 등이 강조되고 있다.

청소년을 둘러싼 이러한 학교 안팎의 변화 모색은 학교로 상징되는 공교육제도에 토대를 둔 근대 이후 사회적 양육체계만으로는 한계를 떨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의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일단, 학교는 근대 대량생산체제에 적합하게 만들어진 교육기관이다. 정해진 교육과정과 그에 따른 교육방법 등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을 대량으로 육성하기 위한 교육 시스템이라고 본다. 정해진 길을 반듯이 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반면, 주로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청소년활동은 청소년의 자발성과 개개인의 필요성에 기초한다. 이러한 청소년활동이 필요한 것은 우리가 함께 살펴본 사회적 변화와 밀접하다. 대량생산, 대중사회, 효율적 시스템 등으로 대변되는 근대 이후 산업사회의 패러다임만으로는 지금의 사회를 설명할 수 없다. 빠르게 다양하게 예측불가능하게 변화하는 사회에 맞추어 청소년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아니, 기회 이전에 성장 여건이 부실하지는 않은지 진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진단을 통해 청소년들이 그 변화를 이겨내고 주도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처방도 필요로 한다. 청소년활동의 확대와 지원은 그러한 처방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청소년활동이라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대 제공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청소년 스스로가 다양한 체험을 통해 스스로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워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청소년 이후의 세대들은 기성세대도 가보지 못한 길, 예상할 수 없는 길을 밟으며 살아가야 한다. 반듯한 포장도로가 아닌, 길이 아닌 길을 가면서도 자신의 방향을 찾고, 그 방향을 잃지 않고 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자신의 선택과 체험이 중요하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것을 겪는 것만으로 이러한 체험을 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체험 속에서 자신에게 당면한 문제를 스스로 풀어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갈 수 있어야 할 것 같다.

다른 하나, 우리 청소년들 너무 바쁘고 고단하고 스트레스도 많다. 삶의 만족도도 많이 낮다고 한다. 여유를 갖고 즐거움을 느끼며, 자기 삶에 만족감을 느끼며 자기 자신의 자존감도 가질 수 있는 작지만 소중한 나만의 성취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 성장하고 있는 세대가 길이 아닌 길을 가면서, 새로운 경지에 도달하고 또다른 경지를 만들어 가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기회는 모든 청소년에게 열려져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장 여건이나 기회의 양극화가 결과의 양극화로 악순환되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 입학사정관제나 교육과정 개편의 취지도 모든 청소년이 성장에 필요한 기준 이상의 여건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 다양한 가능성에 도전할 기회의 확대, 그리고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경제력과 학력, 지역 여건이 갖는 간극을 줄이기 위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도달할 수 있는 목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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