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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현칼럼] 아주 특별한 연말 선물

 

연말은 늘 들뜨게 마련이다. 종교와는 관계없이 성탄절이 되면 기분은 ‘업’되고 캐롤송이라도 들려 오면 절로 흥이 난다. 성탄절 연휴가 순식간에 ‘훅’ 하고 지나갔다. 새해가 밝아 오고 있다. 새해 들어서자마자 또 3일 연휴가 기다리고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있다. 그래서 연말연시가 되면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은근스레 나이만 먹게 된다.

세상살이가 전부 그런 것은 아니다. 여의도 쪽으로 눈을 돌리면 암운만 드리워져 있다. 여야는 성탄절인 25일 새해 예산안 합의도출을 위해 핵심 쟁점인 4대강 예산에 대한 물밑 협상을 벌였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최대 걸림돌은 수자원공사의 내년도 사업비 3조2천억원에 대한 정부의 이자보전비용 800억원 삭감 문제로, 한나라당은 이 비용의 일부만 삭감할 수 있다는 입장이나 민주당은 전액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공약으로 내건 국책사업이 제 갈 길을 가지 못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이 완료되는 2012년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다. 낙동강은 그렇다고 치자. 전라남도 담양군 용면 용추봉에서 발원하여 담양, 광주, 나주 영암 등지를 지나 영산상 하굿둑을 통하여 황해로 흘러드는 영산강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대대적으로 벌어질지도 모를 사업성공 팡파르를 안방에서 들어야만 하는 민주당의 속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여야간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연말 예산국회가 결국 여당의 예산안 일방처리 시도와 야당의 물리적 저지 속에 파국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초부터 중소기업, 서민들에게 돌아가야할 긴급 예산이 몇몇 국회의원에 의해 막힌다면 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정치인들이 뇌물수수 사건에 연루돼 언론에 이름이 거론되면 우선 오리발부터 내미는 것은 오래된 관행이다. 특히 연루인사가 야당 성향을 갖고 있거나 야당 소속이면 으레히 야당탄압을 들고 나온다. 돈을 주었다고 하는 사람은 있는데 받았다는 사람은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한다. 그런 경우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판결을 받았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정치검찰’ 운운하며 반발하고 있다. 도무지 진리가 무엇이고 누구 말이 옳은 것인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힘없고 빽 없는 대다수 국민들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행동들이다.

국가를 이끌었거나 국가의 발전을 위해 노심초사 해야 할 인사들의 연말은 이처럼 대하기가 거북스러운 면이 많다. 우리 이웃이 전해주는 훈훈한 연말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 예로부터 사위를 맞이하는 데는 여러 형태가 있다. 딸만 있는 집에서 데릴사위로 삼아 같이 살면서 그의 노동력으로 생활하는 경우, 어린 남자를 여자 집에서 맞이하여 성장한 후 혼인시키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딸의 남편을 ‘사위’하고 부른다. 그러니까 사위는 딸의 부모 즉, 장인이나 장모 입장에서 부르는 소리다. 아무리 부모같다고는 하지만 급성 간부전증을 앓고 있는 장모에게 선뜻 자기 간을 내어 준 ‘기특한 사위’가 화제가 되고 있다. 파주에 사는 신승호(29)씨는 지난 4일 서울 삼성병원에서 7시간이 넘는 수술 끝에 장모에게 간을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신씨는 “장모도 똑같은 부모”라며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당연히 도와야 한다”고 가족들을 끈질기게 설득했다. 신씨의 부인 주정윤(30)씨는 “아들이 간 기증하는 것을 허락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흔쾌히 허락해 주신 시부모님께 너무 너무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특히 신씨 부부는 3천여만원의 치료비마저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병상에 누워 있는 자식을 위해 골수를 기증하는 부모는 많이 보았지만 그 반대로 부모를 위해 골수를 주는 자식은 거의 보지 못했다.

더군다나 7살 여자아이가 어머니에게 골수를 주었다는 얘기는 훈훈한 감동을 준다. 그 주인공은 수원 매화초등학교 1학년생 조은아(7) 양이다. 조양은 지난 23~24일 두 차례에 걸쳐 수원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에서 어머니에게 제공할 골수 채취 시술을 받았다. 조양은 골수이식 후 소감을 묻는 말에 “엄마를 위한 일”이라며 힘든 기색도 없이 환한 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부모와 자녀는 골수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아도 이식할 수 있다고 한다. 아직 어린 탓에 한 번에 채취할 수 있는 골수의 양이 적어 두 차례나 이식을 해야 했지만 조양은 울거나 겁내지 않고 그 과정을 꿋꿋이 견뎌냈다. 부모자식간 골수이식 성공률은 60%라고 한다. 성공하길 바란다. 주변의 이웃은 항상 꿈과 희망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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