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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미래형 교육과정의 성패

2011년부터 본격적 시행
학교장·부모 교육철학 변수

 

우리 사회에서 교육문제만큼 민감한 문제도 없을 것이다. 교육은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부모나 학생들은 정부의 교육 정책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교육정책 기조의 변화에 따라 적지 않은 마찰이 일어나게 된다. 그 이유는 교육은 한 국가의 미래 청사진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교육계의 변화를 주도한 제일 큰 이슈는 역시 학교자율화 방안으로 볼 수 있다.

현 정부가 등장하면서 내세운 교육 정책의 핵심가치는 ‘자율과 경쟁’이었다. 이 가치를 지향하면서 글로벌 시대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며 동시에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사교육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현 정부의 교육 정책의 기저인 것이다. 이제까지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지금까지 크고 작은 교육정책들을 발표하면서 교육개혁의 발판을 마련하였고, 지난 6월 11일 학교자율화방안이 나온 이후 그 후속조치로서 드디어 12월 17일에 교육과학부가 ‘2009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아마 이 교육과정이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2011년부터는 공교육현장에서는 현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교육정책이 본격적으로 실현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교육의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우리 교육계에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임에 틀림없다.

교육과정이 확정되었다는 것을 쉽게 이해하자면 학교에서 교육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모든 교육활동이 체계적으로 확정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학교에서는 어떤 목표를 지향해야 하며, 가르쳐야 할 교과목을 어떻게 편성하고 수업시간을 어떻게 짤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정하여진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교육과정의 개정은 현 정부가 지금까지의 모든 교육정책을 실현시키기 위한 마지막 모판을 구체화시킨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교과부가 교육과정을 개정한 궁극적인 목적은 ‘글로벌 창의 인재 육성’, ‘학교 교육과정 자율화’, ‘학생의 학습부담 완화’ 등이다. 실제로 발표된 내용을 보면, 교과군 별 기준시수의 20% 증감 운영이 가능하도록 하였고 또 교과군 내 교과별 시수는 단위학교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였고, 학생들이 이수해야 할 교과목을 10과목에서 7과목으로 줄였으며, 학생들의 창의력을 신장시킬 수 있도록 ‘창의적 체험활동’이라는 영역을 탄력적으로 확대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개정 교육과정이 양날의 칼로 작용할 수 있다는데 있다. 만약에 본래의 취지대로 미래형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만 있다면 현재 공교육이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에 대한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겠으나, 역으로 개정 교육과정이 악용되면 지금까지의 교육적 병폐를 오히려 조장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은 개정 교육과정의 맹점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미래형 교육과정이 교육과정 자율운영이라 명목으로 ‘입시중심 교육과정 편성’을 정당화하는 결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경고하는 전교조의 입장도 있고, 또 도덕·음악·미술 등의 교과를 통폐합되기 때문에 감성교육이 소홀히 되는 대신에 건조하고 삭막하며 차가운 이성만을 훈련시키는 교육으로 전락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런 비판의 목소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래형 교육과정은 경쟁 일변도의 교육철학 아래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필시 학교 현장은 ‘학교의 학원화’나 ‘학교 줄 세우기’ 풍조에 휘말리게 되고 냉혹한 사각의 링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미래형 교육과정의 개정 방향과 취지는 대단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정 교육과정이 왜곡되어 운영되지 않도록 그 방안을 모색하려는 태도가 중요한 것이지 역작용을 미리 염려하여 비난 일변도의 태도를 취하는 것을 바람직하지 못하다.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주체가 어떤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학교교육의 향방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지금 상태에서 우리는 미래형교육과정이 순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학교교육과정위원회의 역할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각 학교의 교육주체들이 어떠한 교육적 마인드를 가지고 미래형 교육과정을 운영할 것인지가 관건이기는 하지만 이 중에서도 단위학교 교장의 교육철학과 학부모의 교육의식이 교육과정 운영에 결정적인 열쇠가 되는 만큼 결국 이들의 역할이 미래형 교육과정의 성패를 결정할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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