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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칼럼] 새해 건강한 공론장·시민사회 정치참여 꿈꾸며

성숙한 토론문화 조성
시민소통·민주적 발전 기대

 

인간의 조건’에서 저자 한나 아렌트는 ‘인간은 같이 모여 살면서 발언과 행동을 통해 서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존재’라고 단정하면서 인간사회에서 공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서로 다른 사람들이 공동의 일을 하며, 함께 의사소통을 하는 가운데 자연스레 생기는 권력으로 스스로를 유지하며 새롭게 만들어 나간다고 설명한다.

공론장의 의미가 생소하지 않은 이유는 공론장은 이미 우리 주변에 항상 잠재해 있는 인간들의 삶에 가장 기본적인 관계형태이기 때문일 것이다. 공적으로 나타나는 모든 것들은 모든 이들이 듣고 볼 수 있으며, 가장 광범위한 공개성을 지녀야 한다. 자신을 타인에게 드러내며, 그러는 가운데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공론장이다. 동일한 대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판단하여 행동하는 것이 공적영역의 공론장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것이 한국정치를 비롯한 현대 세계 정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며 앞으로 어떤 비젼을 줄 것인가?

안현태 교수는 민주주의의 시초를 고대 아테네의 원형회의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고대 아테네의 원형회의가 직접민주주의 방법으로 모든 시민들이 돔장에 모여 회의를 거쳐 의견을 모으고 그것을 실행하기는 하였으나 그 모든 시민이라고 하는 그 ‘시민’의 의미를 한번 더 살펴보아야 한다.

고대 아테네에서의 시민이란, 여성도 아니고 어린아이도 아니고 노예도 아니었다. 사안과 관계된 시민이 모여 그것에 대한 논의를 나누고 방안을 결정하여 실행하는 점에 있어서는 민주적이지만 그 참여 시민의 자격이 너무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진정한 민주주의의를 실현하기에는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있다.

현대 정치는 대부분 대의민주주의를 택하고 있다. 시민이 그들을 대표하는 사람을 투표를 통해 선출하여 그를 통해 시민의 의견을 전달하여 정책에 시민의 의견이 전달되도록 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투표를 통해 선출된 시민의 대표자들은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는가? 또한 그들이 정책을 입안할 때 그 사안과 관계있는 시민의 의견을 얼마나 귀담아 듣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우리들 마음 속에 이미 짙게 정의내려져 있을 것이다.

선거철이 되면 대표주자로 나서려는 사람들은 시민의 모든 요구를 들어 줄 것처럼, 또 모든 어려움에 귀를 기울여 줄 것처럼 너나없이 이야기한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나면 그들은 메스컴을 통해서나, 지역의 행사장에서나 얼굴을 가끔 볼 수 있을 뿐 더 이상 시민의 이야기에 깊은 관심을 갖으려 하지 않습니다.

대의민주주의의 모순과 불합리함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정치적 참여가 확대되어야 한다. 소수의 정치인들이 하지 못하는 일들을 시민의 참여를 통해 요구하고 개선을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

거친 숨소리와 함께 포효하는 호랑이의 기운이 경인년 우리 민족에게 전달되고 있다.

지난 것을 후회하거나 비관하지 말고, 새로운 단합된 시민의 정치참여를 끌어내고 시민사회 소통을 통한 건강한 공론장이 형성되어 민주주의의 새로운 근간을 만들어내는 원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암울한 과거를 지내오면서 끊임없이 민주주의는 발전했듯이 우리 시민 스스로의 힘과 지혜로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민주주의 이루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시민민주주의’를 이루어 낼 수 있다.

화합과 소통의 풀뿌리 운동과 건강한 문화로 함께 호흡하는 것을 쉼 없이 만들어 내고, 그 속에서 참여할 수 있는 정치의 작은 물고를 만들어 낸다면 작은 것에서부터 시민의 정치참여와 공론장의 비젼을 분명히 이루어 낼 것이다.

기존의 정치권은 당색에 치우치지 않고 그들에게 기대하며 뽑아 준 시민 한사람 한사람의 바람을 헤아리며 ‘대의’의 본연의 겸손한 자세로 ‘시민 모심’을 실천하며 정치색이나 당색를 타파하고 오로지 사안에만 의견을 달리하는 성숙한 토론문화를 이룩해야 할 것이다.

시민 개개인은 나뿐만 아니라 이웃과 관계된 일에도 관심을 가지며 소모임 토론 문화에 적극적 참여하고 그 토론의 결과가 제대로 반영되는지를 지도, 감찰할 의무와 특권을 가졌음을 인식해야 한다.

이것만이 약자가 강자에게, 무지한자가 유식한자에게, 적게 가진 자가 많이 가진 자에게 빼앗기지 않는 방법일 것이다.

개인은 너무도 약하지만 시민은 참으로 강하다.

경인년 새해 시민사회의 건강한 소통과 민주적 발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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