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성적에 따라 학급을 나누는 이른바 '우열반'을 편성해 말썽을 빚고 있다.
　특히 우열반을 편성,운영하면서 학교측에서는 우열반별로 내신성적에 영향을 끼치는 차별수업(?)까지 실시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반발, 우열반 해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30일 성남 Y고교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올초 반편성을 하면서 신입생들의 중학교 내신성적을 기준으로 우열반을 편성,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7차 교육과정에서는 국어.영어 등 일부 과목에 한해 수준별 이동수업을 권장하고 있지만 상설적으로 학급을 편성, 운영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이 학교는 지난 3월 신입생 예비소집 때부터 우열반 편성을 학부모들에게 공지한데 이어 입학과 함께 전체 10학급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로 3개 학급을 편성했다.
　그러나 이 학교는 지난 4월 중간고사를 치르면서 시험문제에 대한 힌트인 '심화과정인쇄물'을 우반 학생을 대상으로만 나눠주는 등 내신성적에 영향을 주는 차별수업이 이뤄지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우열반 해체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학교측은 최근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우열반 해체를 위한 찬반투표를 실시, 2학기부터 우열반을 해체하고 반편성을 전면 새로 하기로 했다.
　이런 과정에서 애꿋은 학생들만 차별수업을 받고 한학기 만에 그동안 사귄 친구들과 헤어지는 등 피해를 보고 있다.
　한 학생은 "학생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우열반을 편성했다가 또 갑자기 해체해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학교 고모교장은 "수준별 이동수업이 현실적으로 운영하기 쉽지않아 우수반 3개 학급을 포함, 능력별로 학급을 편성했다"며 "그러나 부정적인 의견도 많아 투표를 거쳐 2학기부터 우열반을 해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 교장은 또 "지난해 교육당국이 평준화 원칙을 훼손하면서 전학을 허용, 학생 절반이 전학가는 등 전학 파동을 겪어 학교 존립마저 위태롭게 한 마당에 학교측에서 자구책을 강구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윤정남기자 yjn@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