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NGO칼럼] 안양천 살리기 10년의 성과와 남겨진 과제

 

2009년은 안양천 살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10년이 되는 해였다.

1999년에 안양천유역의 안양시, 군포시, 의왕시, 광명시 등과 서울의 구로구, 양천구 등 13개 지방자치단체가 모여 ‘안양천 수질 개선 대책협의회’를 발족하고, 안양천 살리기를 위한 유역 내 지방자치단체간의 협력 사업을 시작하였다.

안양천 살리기를 위해 노력하던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강서양천환경운동연합, 군포YMCA, 안양YMCA, 도림천살리기시민모임 등 안양천 유역의 21개 시민환경단체들도 ‘안양천살리기네트워크’를 결성하여 각각의 지역적 활동을 기반으로 안양천유역 전체를 바라보는 안양천 살리기 운동을 본격화하였다.

안양천 수질 개선을 위해 안양시 박달하수처리장 옆에 석수하수처리장이 건설되어 상류지역의 하수를 처리하고, 안양천 중류의 대표적 오염원이었던 광명시 목감천 상류에 역곡하수처리장이 건설되어 수질이 대폭 개선되었다.

또한 안양시 학의천 구간의 자연형하천 복원사업을 시작으로 안양시, 군포시, 의왕시 등 안양천 상류지역이 하천 생태계를 되살리는 자연형하천으로 복원되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 1990년대 중반까지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기준 198ppm으로 전국 최악의 오염을 보이던 안양천이 2000년 중반 이후 연평균 6ppm 정도로 수질이 대폭 개선되었다.

수질개선과 함께 생태하천 복원이 진행되면서 안양천에는 시민들을 감동시키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사라졌던 물고기들이 돌아와 헤엄치고, 피라미의 산란 모습을 시민들이 지켜보고, 한강을 통해 참게가 돌아와 안양천이 서해바다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겨울에는 1만 마리 가까운 철새가 날아오고, 여름에는 꼬마물떼새, 물총새, 백로, 원앙이 살아가는 하천으로 변모하였다.

이런 변화를 이루어낸 중심에는 안양천의 천변주차장과 도로, 콘크리트 호안을 걷어내고, 갯버들, 물억새, 고마리, 창포가 자라는 환경을 조성한 자연형하천 복원사업이 있다.

이 과정에서 안양천 유역의 시민단체들은 시민들에게 주차장이나 도로 같은 눈앞의 이익을 되살아날 자연을 위해 양보하자는 시민운동과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이런 노력의 결과 이제 안양천은 인근 학교의 청소년들에게 환경, 생태교육의 장소로 변화하였다.

학교 근처에서 하천에 날아온 새를 관찰하며, 물속에서 물놀이와 함께 즐거운 웃음으로 물고기에 대해 배우는 모습은 이제 안양천 상류에서는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이런 10년간의 노력과 성과는 이제 우리나라 하천 살리기의 모범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2009년에는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안양천의 지류인 학의천 자연형하천 복원구간이 선정되었다. 또한 2009년 제2회 SBS 물환경대상에서는 안양시와 안양천살리기네트워크가 공동으로 대상을 수상하는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이런 성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내린 평가이다. 10년 전 안양천은 안양시의 시민여론조사에서 환경문제로 가장 접근하기 싫은 곳 1위로 평가되었지만, 2009년에 실시한 시민여론조사에서는 좋은 환경으로 가장 가까이하고 싶은 곳 2위로 변화하였다.

이렇듯 안양천 살리기 10년의 큰 성과에도 불구하고, 안양천 살리기에는 아직 많은 과제들이 남아 있다,

산본천 복원 등 복개되어 있는 지천을 되살리는 과제, 무엇보다 아직 자연형하천 복원이 진행되지 못한 안양천 중하류의 국가하천 구간을 생태계가 살아있는 자연형하천으로 복원하는 과제가 안양천 유역 전체에서 중요한 과제들이다.

하지만 이런 과제들을 실현하는 데 나쁜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10년간의 노력과 협의를 통해 이후 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잡혀 있지만 예산 확보의 어려움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거의 모든 예산이 4대강 사업에 집중되면서 안양천과 같은 소규모 하천 살리기는 예산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10년의 성과를 완성해야 하는 안양천은 물론 지류가 살아야 큰 물이 살아난다는 자연의 진리를 생각하면 정부의 하천 정비 우선순위의 변경이 필요한 시점이다.

안명균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안양천살리기네트워크 운영위원장)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