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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우리 가정의 품격을 높이자

가족사이에도 에티켓 필요
우선 품격갖춘 부모돼야

 

미국의 10대 글로벌기업의 CEO를 대상으로 자신의 성공비결을 조사하였더니 약 65%가 ‘원만한 대인관계가 지금의 성공요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다. 조직의 크고 작음을 떠나 어디서든지 만나는 사람들간의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이젠 우리국민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가정에서의 인간관계’가 아닌가 싶다. 부부, 부자 간의 관계가 바로 그것인데,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아니면 가족이니까 이해해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상대방에 대해 크게 배려하고 신경쓰지 않는다.

필자는 직업상 가족간의 갈등에 대한 상담을 자주 하게 된다. 그런데 듣다보면 이처럼 가정문제로 고민하는 분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부부 간에 전혀 에티켓이나 매너라는 것은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존중이 있을 리 만무하다. 그래서 소통이 안 되고 사소한 문제에도 감정부터 내세우기 일쑤이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이분들이 직장에서는 꽤 괜찮은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을 볼 때마다 필자는 항상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사회나 직장에서 인간관계를 위해 기울이는 노력의 십분지 일만 배우자에게 할애해도 충분할 텐데...’

가정의 안정과 화합을 위해선 가족 성원 간에 에티켓을 지키고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 가정에서까지 웬 에티켓이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에티켓이 그리 거창한 것은 아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이고 존중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베르그송은 ‘상대방에 대하여 자기 자신의 뜻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에 의하여 자기 자신을 바꿀 수 있는 능력에 에티켓의 본질이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에티켓(etiquette)이라는 말이 본래 서양에서 온 말이지만 우리의 예의범절과 크게 차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즉 서양인들은 에티켓의 기본요소로 다음의 세 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라’이다. 항상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노력하라는 뜻이다. 따지고 보면 부부 간의 관계가 시들해지는 것은 아줌마, 아저씨가 되어서가 아니라 매력적(charming)으로 보이려는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둘째, 상대방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얼마나 자주 상대방이 그리도 싫어하는 일들을 반복하고 있는가?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나 자신을 돌아보면 한두 가지쯤은 금방 떠오를 것이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을 존경하라는 것이다. 이는 에티켓의 기본 중의 기본으로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어떤가? 상대방에 대한 존경심은 결혼식장에 두고 와서 잊고 산지 오래다. 이유는 차치하고 말이다.

이를 우리 조상들은 표현만 달리하고 있다. 우리 어르신들은 항상 ‘지금 내가 이렇게 하면 상대방은 어떨까’하는 식으로 항상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가짐을 가지라고 하지 않았던가?

요즘 ‘국격을 높이자’, ‘조직의 품위를 높이자’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가정의 품격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부모를 흉내내면서 말을 배울 뿐만 아니라, 에티켓을 비롯한 각종 규범과 관습도 마찬가지로 부모를 통해 배운다. 그들은 매일매일 식탁 앞에서 아빠, 엄마가 어떻게 식사를 하는지, 또 아빠가 엄마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대로 따라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엄마, 아빠가 에티켓과 품격을 갖추면 아이들도 품위 있는 국민이 되고, 이러한 품격 있는 가정이 하나 둘 모여 자연스레 품격 있는 대한민국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새해에는 가족간에 좀 더 배려하고 존중해서 우리 가정의 행복지수와 품격을 높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프로필
▶1974년 전남 영광 출생
▶1997년 전남대학교 사법학과 졸업
▶2002년∼현재 변호사
▶2005년∼현재 부천가정법률상담소 이사
▶2007년∼현재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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